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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는 것과 속아 주는 것

비전 묵상-38

한재욱 목사
강남비전교회

“꽃피는 날들, 우린 기쁨을 탕진해 버렸다.

그러하니 꽃 지는 이 날에, 그 기쁜 흔적들 남겨 쓸쓸함에 보험 들어야 함을 잊었다. 꽃피고 꽃 지는 일, 모두 한 가지에 달린 작은 떨림들인 것을 어찌 해마다 이리도 속아 버리는가.”

이상국 저(著) ‘옛 시 속에 숨은 인문학’(슬로래비, 204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속아도 좋아 저 꽃을 보면은” “속아도 좋아 내 자식을 보면”
“친구의 사랑은 믿어 주는 것이고, 부모의 사랑은 속아 주는 사랑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자식들의 말에 부모님처럼 잘 속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식이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그대로 믿는 사람이 부모님입니다. 자식에 대한 은혜가 있고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류영모 저(著) ‘은혜의 영성으로 살다’(와웸버플, 68쪽)에 보면 어머니를 멋지게(?) 속인 사건이 나옵니다.

“아마 중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어느 날 어머니를 멋지게 속였다. 용돈이 필요해서 ‘영어 사전’을 산다고 돈을 받았다. 그 다음 날에는 ‘Dictionary’를 산다고 돈을 받았다. 또 다음 날에는 ‘Concise’를 산다고 돈을 받았다. 책 한권을 사면서 세 번씩이나 어머니의 주머니를 긁어냈다.


그래도 어머니는 멋지게 속아주셨다. 어머니 안에 사랑이 있고, 은혜가 있기 때문이다.”
속아 주는 것은 믿어 주는 것입니다. 속이 빤하지만 속아 주고 참아 주고 기다려 주기에 아이들이 어느새 어른이 됩니다. “속는 것”은 어리석지만 “속아 주는 것”은 지혜롭습니다. “속는 것”은 무능해서이지만 “속아 주는 것”은 사랑해서입니다.


하나님도 그러하십니다. 우리는 급할 때 하나님께 매달리다가 하나님이 역사하셔서 일이 해결되면 다시 죄의 길로 돌아서곤 합니다. 화장실을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릅니다. 이렇게 변할 줄 아시면서도 하나님은 속아 주십니다. 하나님이 무능해서가 아닙니다. 믿어 주시는 것입니다. 다시 기회를 주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속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 사랑이 우리를 지금까지 있게 했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 (요일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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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믿음과 은혜로 이겨내는 한 해 되겠다”
우리교단 총회(총회장 이종성 목사)는 지난 1월 4일 여의도 총회 13층 대예배실에서 2024년 신년감사예배를 드리고 새 출발의 한 해를 다짐했다. 1부 감사예배는 1부총회장 홍석훈 목사(신탄진)의 사회로 국내선교회 이사장 김창락 목사(수원동부)가 기도하고 교회진흥원(이사장 박대선 목사, 원장 김용성 목사) 직원들이 특송한 뒤, 71대 교단 총회장을 역임한 유영식 목사(동대구)가 “때가 차매”(갈 4:4~)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유영식 목사는 “갈라디아교회는 바울을 통해 복음을 들으며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일어났지만 시간이 지나며 율법으로 변질되고 왜곡되면서 복음을 잃어버렸다. 오늘의 한국교회, 오늘의 침례교회도 이런 모습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며 “우리가 다시 말씀 앞에 서서 성령의 역사하심을 경험하기 원하며 무엇보다 성령의 감동으로 새로운 한 해를 은혜로 보내는 기쁨이 충만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설교 후 이대식 목사(원주가현)의 축도로 예배를 마치고 하례식을 진행했다. 총회 전도부장 최성일 목사(주신)의 사회로 이종성 총회장이 신년사를 전했다. 이 총회장은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교단적으로 위기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시대를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