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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벤에셀 하나님(삼상7:3~17)

이희우 목사의 사무엘서 여행-8

 

이해인 시인은 봄의 연가라는 시에서 우리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겨울에도 봄/ 여름에도 봄/ 가을에도 봄, 어디에나 봄이 있네,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플수록/ 봄이 그리워서 봄이 좋아서, 나는 너를 봄이라고 불렀고/ 너는 내게 와서 봄이 되었다, 우리 서로/ 사랑하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언제라도 봄이라고 봄을 그리워하는 노래를 했다.

 

다윗도 드디어 그리워하던 봄을 맞았다. 인생의 봄이자 영혼의 봄이랄까? 그래서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이 장래에도 인도하실 것이라고 에벤에셀 하나님을 노래한다.

에벤에셀! 원래 블레셋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후 사무엘이 미스바와 센 사이에돌 하나를 세우고 불렀던 이름이다. 원어 그대로는 도움의 돌’,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는 뜻이다. 전쟁에서 패하고 법궤까지 빼앗겼지만(삼상4:1, 5:1) 결국 패배는 승리로 바뀌었다.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물론 이 승리는 그저 한 번의 승리가 아니다. 그래서 불렀던 에벤에셀 하나님, 우리 모두의 노래가 되면 좋겠다.

 

회개하며 부를 이름

회개는 사무엘 사역의 첫 선포였다. 마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라고 외친 예수님이나 침례 요한의 첫 선포와 같다. “너희가 전심으로 여호와께 돌아오려거든”(3), 사무엘은 블레셋으로 말미암아 위기에 빠진 이스라엘에게 돌아오라고 외쳤다.

그렇다. 시련의 때에 가장 먼저 할 일은 회개, 즉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한다.

 

혹은 내가 하늘을 닫고 비를 내리지 아니하거나 혹 메뚜기들에게 토산을 먹게 하거나 혹 전염병이 내 백성 가운데에 유행하게 할 때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역대하 7:13~14,) 1~2년 사이에 코로나19와 일부 국가들을 초토화시킨 메뚜기떼, 그리고 폭우, 폭설, 폭염 등으로 도처에서 비상벨이 울린다.

 

이런 재미있는 말이 있다. 베드로가 사역하다가 너무 힘들어 몸져눕게 되자 한의사가 맥을 짚어보더니 삼계탕을 드시면 낫습니다.”라고 해서 그 말대로 했더니 거짓말처럼 거뜬하게 나았단다. 사람들이 놀라서 처방 비결을 물었더니 한의사는 베드로는 이미 회개했지만 닭만 울면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했던 것을 기억하는 것 같아서 삼계탕 속의 닭을 보고 아 이제 닭은 죽었구나그걸 보게 해 주었지요그러더란다. 회개는 자기의 죄가 용서 되었음을 믿고, 과거의 잘못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바알 우상, 그들만의 문제일까? 아니다.

 

바알은 그 모습을 바꾸어 물질신 맘몬으로 오늘날에도 살아있다. 혹시 행복이나 인생의 가치가 물질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믿지 않나? 회개해야 한다. 회개가 없으면 은혜도 없지만 회개하면 하나님께서 용서하고 다시 기회를 주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에벤에셀의 하나님이시다.

과거로 발목 잡지 않고, 연약하다고 포기하지도 않고. 여전히 기대해 주시는 에벤에셀 하나님, 이 이름은 회개하며 부를 이름이다.

 

함께 부를 이름 사무엘은 이스라엘을 미스바로 부른다. “온 이스라엘은 미스바로 모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리라”(5).

미스바는 예루살렘 12km 북쪽에 떨어져 있는 망대라는 뜻을 가진 도시, 위기에 빠진 나라를 기도로 구하는 영적 망대 같은 지역이다. 중요한 것은 온 이스라엘이 모였다는 것, 국가적인 회개였다는 것이다. 엘리 제사장이 죽은 뒤 약 20년 만에 미스바에서 회개 구국 기도를 하기 위해 전 이스라엘 백성이 모였다.

 

미스바에 모여 물을 길어 여호와 앞에 붓고 그 날 종일 금식하고 거기에서 이르되 우리가 여호와께 범죄하였나이다 하니라”(6). 그들은 금식하며 기도했다. 그리고 여호와 앞에 물을 부었다. 이는 정결예식을 행한 것, 집단 회개를 한 것이다. 바로 그때 하나님은 블레셋의 위협에서 그들을 구원해 주셨다. 그래서 사무엘은 승리를 감사하며 미스바와 센 사이에 돌 하나를 세우고 에벤에셀”, 하나님이 도와주셨다고 선포했다.

그렇다. 미스바 집회는 국가적 회개의 모델이다. 온 국민이 함께 모여 금식하며 회개해서 공동체를 건졌듯이 우리도 코로나 위기시대를 함께 이겨나가야 한다.

 

차제에 극단적인 양극화도 탈피해야 한다. 우리는 날마다 치열하게 싸운다. 불의가 판치는 나라, 하루에도 38명이 자살하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 자살 공화국이기도 하다. 한국교회도 용서와 사랑으로 품기보다 배제와 분열의 한 축이 되었다. 안 된다. 에벤에셀 하나님은 함께 부를 이름이다.

 

승리의 이름

이스라엘은 블레셋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것도 예상치 못한 대승이었다. 그런데 칼과 방패와 마병으로 이긴 게 아니다. “온전한 번제를 여호와께 드리고 이스라엘을 위하여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응답하셨더라”(9). 승리는 이스라엘의 예배와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었다.

하나님은 우레를 통해 블레셋을 물리치셨다. “그 날에 여호와께서 블레셋 사람에게 큰 우레를 발하여 그들을 어지럽게 하시니 그들이 이스라엘 앞에 패한지라” (10). 하나님이 기적으로 응답하신 것이다. 우르릉 쾅쾅 천둥 치고 번개가 번쩍번쩍하니 그들이 다 흩어졌다.

 

그토록 강하던 블레셋이 혼비백산(魂飛魄散)하여 추풍낙엽(秋風落葉)처럼 떨어져 나간 것이다. 성경은 이스라엘이 벧갈 아래에까지 따라가 그들을 죽였다고 했다(11). 힘과 지혜로 이긴 게 아니다. 에벤에셀 하나님, 여기까지 도우신 하나님, 장래에도 함께 하실 하나님의 역사 덕분이다. 코로나19도 하나님은 조절하실 수 있다. 잠재우실 수 있다. 믿으라. 우리는 연약 해도 하나님은 전능하시다. 응답하시는 하나님, 문제를 해결해 주실 하나님, 하나님은 에벤에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블레셋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백성의 경내에 다시는 침범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하셨다. 여기까지 도우신 하나님은 지금 여기에서도 도우신다. 오늘까지 도우신 하나님은 오늘부터도 도우실 것이다. 에벤에셀 신앙으로 멋진 봄을 노래하며 살아야 하겠다.

 

이희우 목사 신기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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