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하늘 붓 가는데로” 수모(受侮)당하는 나의 고추장


내가 그 고추장을 애식(愛食)하는 것은 끼니때마다 입맛을 돋우어 주기 때문이다. 노인이 면 입맛을 잃게 되는데 나는 이 고추장 -일반적으로 모든 종류의 고추장을 다 좋아하긴 하지만-을 특별히 좋아한다. 이것은 어느 고추장 공장에서 제조한 특별한 고추장이다. 우선 빛깔이 붉어 아름답고 약간 달콤하면서도 적당히 매운 맛을 내는 것이 나에게는 딱 들어맞는 일미(一味) 고추장이다.

단단히 플라스틱 통에 침착하게 들어 있고 뚜껑을 열면 언제나 나를 반기는 그 고추장에 나는 생파를 찍어 먹는 재미로 끼니마다 즐겁긴 한데. 그런데 이 고추장이 나의 아내에게는 대단한 수모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나에게는 보물단지요 아내에게는 애물단지랄까.

왜 수모를 당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가정집에서 만든 고추장이 아니며 그 고추장은 부패하지 않도록 방부제를 많이 넣었고 달기 단 설탕을 많이 가미해서 만든 것이라서 위생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다. 아내는 나의 노년 건강을 위해서 그 고추장을 먹지 말라고 일찍부터 싸움하다 싶이 말렸고 나는 또 먹어왔던 것이다.

아내가 이 고추장에 내리는 수모는 단적으로 끼니때마다 나의 식탁에 갖다놓지를 않는다는 조치를 보고 알 수 있다. 끼니때마다 번번이 내가 냉장고에서 끄집어 가지고 와서 내 밥그릇 옆에 놓는 것이다. 또 이 고추장이 받는 수모는 모든 식사가 끝난 뒤 다른 잔류반찬은 냉장고나 냉동고에 잘 보관하는데 이 고추장만은 식탁에 동그랗게 그냥 남아 있다는데서 알

수 있다. 아내가 이 고추장은 냉장고에 넣지를 않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언제나 이 고추장통은 내가 챙겨서 냉장고에 들려다놓는데, 이미 그 냉장고에 잔류반찬이 꽉 차 있으면 어느 틈새를 만들어 이 고추장통을 들여 민다. 서러운 고추장이여, 눈치 보면서 다른 동무들 사이에 겨우 끼어드는 고추장이요!

아내에게 수모당하는 고추장이라고 하더라도 나에게 금 조각 같이 귀한 고추장이다. 끼니때마다 들고 나옴에서 온간 서러움과 천대와 멸시와 홀시(忽視)와 무시의 수모를 당하는 이 고추장이지만 나는야 아니야. 나만을 그대를 사랑해요. 애용해요. 내 겉에 있어줘. 떠나지 말아요.

사람들은 복음을 사랑할 줄 모른다. 그리스도인이라고 칭하는 자도 복음을 부끄러워한다. 복음을 부끄러워하면 확실히 복음의 사람은 아니다. 남들이 복음에게 수모를 줘도 나는야 복음을 사랑한다. 수모당하는 복음! 무시당하는 복음! 엉뚱하게 율법세계로 침입한 침입자로 여김 받는 복음! 율법 + 복음으로 혼합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소무행위! 아내가 아무리 나의 고추장에게 수모를 해도 나는야 끄떡없이 나의 고추장을 즐긴다. 그러면 모든 것은 끝난 전쟁 아닐까! 나의 애용 고추장 복음은 어떤 것인가?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첫째는 유대인에게요 또한 헬라인에게로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1:16,17)


그런즉 내 고추장을 내가 아껴주지 않는다면 누가 아껴주나?

나의 복음을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해주나?

남들이 무시하는 복음을 내가 아끼지 않으면 어떡하나?


水流(수류) 권혁봉

 



총회

더보기
최인수 총회장 “희망과 변화를 이끌어내겠다”
115차 총회 81대 총회장 이·취임 감사예배가 지난 10월 24일 경기도 화성 라비돌리조트에서 총회 임역원과 교단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1부 감사예배는 총회 전도부장 박한성 목사(세종꿈의)의 사회로 총회 군경부장 이길연 목사(새서울)가 대표로 기도하고 경기도침례교연합회 대표회장 이병천 목사(지구촌사랑)의 성경 봉독, 배진주 자매(공도중앙)의 특송 뒤, 이동원 목사(지구촌 원로)가 “깊은 데로 나아갑시다”(눅 5:1~6)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동원 목사는 설교를 통해, “침례교 목회자의 특징이라고 하면 단순하게 말씀을 사랑하고 가르치는 것이며 그 말씀을 붙들고 최선을 다해 복음 전도에 우선순위를 다하는 것”이라며 “침례교회가 다시 부흥의 계절, 아름다운 침례교회의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오직 말씀에 순종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전념하는 총회가 돼야 하며 새로운 교단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정직한 성찰과 회개로 과거를 극복하고 주님의 말씀만을 향해 나아가는 총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2부 축하식은 사회부장 윤배근 목사(꿈이있는)의 사회로 81대 총회장 최인수 목사(공도중앙)가 80대 총회장 이욥 목사(대전은포)에게 이임패를 증정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