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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한호 교수의 목회와 상식’-31

여 행


한 부자(富者)가 여행 중에 어떤 수행자(修行者)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집안에는 헌 옷가지와 밥을 지을 부엌 도구 몇 가지와 그릇 몇 개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집안을 둘러본 부자가 딱하다는 듯이 수행자에게 말했다.


집안에 살림도구가 아무 것도 없군요. 불편해서 어떻게?”

부자의 말을 들은 수행자가 대답했다.

나는 여행 중이니까요.”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누구나 꼭 필요한 것만을 챙겨 간다. 수행자는 인생이란 존재를 나그네에 비교해서 사람은 누구나 여행자라는 의미로 말한 것인데 부자가 그 의미를 알아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 인간은 세상이라는 여객선에 표를 끊어 승선한 승객이다. 언제인가는 주어진 여행을 마치고 하선할 것이며, 그 때는 예언의 말씀대로 영혼은 그 떠나온 곳으로, 육체는 흙의 먼지로 돌아갈 것이다

 

십여 년 쯤 전에 어떤 일로 남미 몇 나라를 단체여행한 일이 있었다. 일행 중에는 수집에 열정을 가진 이들이 있어서 그들의 편의를 보아주다가 버스를 놓치기도 하고 여러 시간동안 공항 세관에 볼모로 잡힌 일도 있었다. 취미 생활은 보람된 것이지만 모으기는 젊을 때 시작해서 중년에는 모은 것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노년에는 취미든 무엇이든 그것을 내려놓고 가볍게 다닐 일이 아니던가. 그들 중 한 사람이 귀국한 지 얼마 안 되어 세상을 떠난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하겠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끊임없이 여행길에 불러내셨다.


하나님은 갈대아 우르에서 살던 아브라함에게는 여행의 목적지도 말씀 하지 않으시고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고 명하셨다. 알다시피, 이스라엘 백성은 그로부터 수천 년 동안 남으로는 시내반도와 고센까지 북으로는 수리아와 바사 땅을 헤매고 다녔고, 유다 전쟁 이후 2천여 년 동안은 민족 전체가 국외자요 나그네요 인질이요 포로가 되어 온 세계를 떠돌며 디아스포라를 겪었다.


예수께서도 나사렛 집을 떠나 쉼 없이 가나안 땅 이곳저곳을 다니셨고, 예루살렘을 벗어나지 못하는 제자들을 제쳐두고 사울을 불러 이방의 사도를 삼으시고 그로 하여금 알려진 세계를 세 바퀴 반이나 돌게 하셨고 믿는 자들에게는 땅 끝까지 가라는 대 분부를 내리셨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이 무거운 짐을 꾸리고 한 곳에 머물며 안이하게 사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재물과 지위와 명성은 하나님께서는 그 사랑하는 자에게 허락하시는 여행길의 선물이거니와 욕심이 과하면 인생여정이 피로해진다. 더욱이, 목사는 부자가 아니라 수행자이며 수집가가 아니라 자선가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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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수 총회장 “희망과 변화를 이끌어내겠다”
115차 총회 81대 총회장 이·취임 감사예배가 지난 10월 24일 경기도 화성 라비돌리조트에서 총회 임역원과 교단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1부 감사예배는 총회 전도부장 박한성 목사(세종꿈의)의 사회로 총회 군경부장 이길연 목사(새서울)가 대표로 기도하고 경기도침례교연합회 대표회장 이병천 목사(지구촌사랑)의 성경 봉독, 배진주 자매(공도중앙)의 특송 뒤, 이동원 목사(지구촌 원로)가 “깊은 데로 나아갑시다”(눅 5:1~6)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동원 목사는 설교를 통해, “침례교 목회자의 특징이라고 하면 단순하게 말씀을 사랑하고 가르치는 것이며 그 말씀을 붙들고 최선을 다해 복음 전도에 우선순위를 다하는 것”이라며 “침례교회가 다시 부흥의 계절, 아름다운 침례교회의 계절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오직 말씀에 순종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전념하는 총회가 돼야 하며 새로운 교단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정직한 성찰과 회개로 과거를 극복하고 주님의 말씀만을 향해 나아가는 총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2부 축하식은 사회부장 윤배근 목사(꿈이있는)의 사회로 81대 총회장 최인수 목사(공도중앙)가 80대 총회장 이욥 목사(대전은포)에게 이임패를 증정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