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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에 숨겨진 이야기>연속된 비극을 이겨내다

/ 김남수 교수 침신대 교회음악과


1. 죄 짐 맡은 우리구주 어찌 좋은 친군지, 걱정근심 무거운 짐 우리 주께 맡기세
   주께 고함 없는 고로 복을 받지 못하네. 사람들이 어찌하여 아뢸 줄을 모를까
2. 시험걱정 모든 괴롬 없는 사람 누군가, 부질없이 낙심 말고 기도드려 아뢰세
   이런 진실하신 친구 찾아 볼 수 있을까, 우리 약함 아시오니 어찌 아니 아뢸까
3. 근심걱정 무거운 짐 아니 진자 누군가, 피난처는 우리 예수 주께 기도드리세
   세상친구 멸시하고 너를 조롱하여도, 예수 품에 안기어서 참된 위로 받겠네


1886년 8월 10일, 캐나다 라이스 호수(Lake Rice) 지역 주민들에게 짙은 먹구름 같은 슬픔이 들이닥쳤다. 존경받던 한 주민이 싸늘한 시체가 되어 호숫가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 남자의 이름은 조셉 스크리븐(Joseph Scriven)이다. 66세인 그는 라이스호 지역에서 40년간 살아왔다. 스크리븐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친구들의 집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살았다. 그런 그를 잘 알던 동네 사람들은 그의 죽음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Dublin)에서 태어난 스크리븐은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났다. 그는 더블린의 트리니티대학을 졸업하고 어여쁜 아가씨와 약혼하여 행복한 날들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결혼을 앞두고 사고가 일어났다. 결혼식 바로 전날 약혼녀가 말에서 떨어져 물에 빠져 죽은 것이다.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버린 신부를 확인한 스크리븐은 충격에 휩싸여 일상생활조차 해나갈 수 없었다.


도저히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스크리븐은 지난 일들을 잊어보려고 캐나다로 긴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2년 후 그는 어머니를 남겨두고 고향을 아주 떠나 멀리 캐나다 온타리오로 이주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환경이 바뀌었지만 지난 일들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


십여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 낯선 객지생활이 안정될 즈음,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던 사랑이 찾아왔다. 그는 캐나다 펜겔리 집안의 가정교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펜겔리 부인의 조카인 엘리자 로쉐(Eliza Roche)와 약혼을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녀는 추운 날씨에 침례를 받은 후 폐렴이 악화되어 결혼을 며칠 남겨놓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었다. 이제 그는 일어설 힘조차 없었다.


삶은 이제 더 이상 나빠질 것조차 없었다. 절망의 벼랑 끝에 서있던 그때 고향에 홀로계신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날벼락 같은 소식은 그의 마음에 감당할 수 없는 슬픔으로 밀려왔다. 멀리 떨어져있어 갈 수 없었던 그는 고통을 겪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하나님께 무릎을 꿇는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 저는 사랑하는 약혼녀를 잃었습니다. 지금 저는 고독하지만, 더 외로우실 저의 어머니의 친구가 되어주시고 병을 낫게 해주십시오. 이제부터 저도 외로운 사람들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주님만을 위해 평생을 살겠습니다.”


간절한 기도를 드릴 때 평강의 왕이신 하나님이 스크리븐에게 찾아오셨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평안이 그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넘쳐흘렀다. 그는 자신의 아픔도, 어머니의 못 고칠 질병도 하나님이 친구가 되실 때 견딜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스크리븐은 어머니를 위로하는 편지를 쓰며 한 편의 시를 써서 편지에 동봉했다. 죄의 짐을 맡아 주신 주님은 우리의 좋은 친구이시다. 세상사는 동안 시험과 걱정 그리고 괴로움이 없는 자가 있겠는가. 다정한 친구 되신 주님만이 우리를 위로하신다.


이 찬송시가 바로 “죄 짐 맡은 우리 구주”이다.

죄 짐 맡은 우리구주, 어찌 좋은 친군지
걱정근심 무거운 짐, 우리 주께 맡기세
주께 고함 없는 고로, 복을 받지 못하네
사람들이 어찌하여, 아뢸 줄을 모를까


연속되는 비극은 그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최악의 환경을 이겨낸 스크리븐은 라이스호와 호프항(Port Hope) 지역의 불우한 이웃을 도우며 살기 시작했다. 그는 심지어 자신보다 형편이 나은 사람에게도 옷을 벗어주었고 도움이 필요한 자들과 고아들을 돌보러 찾아다녔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의 땔감을 위해 나무를 했고, 일할 수 있는 남편이 없는 미망인의 집을 수리해 주었다. 그는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돈을 낼 수 있는 사람의 일은 맡지도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괴짜라고 여겼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덥수룩한 흰 수염을 자를 생각도 안하는 그를 호프항의 성자라고 불렀다.


그가 쓴 “죄 짐 맡은 우리 구주”는 지역신문에 “쉬지 말고 기도하라”(Pray Without Ceasing)라는 제목으로 발표되면서 라이스호 지역의 사람들이 잘 아는 찬송이 되었다. 어느 날 몸이 아픈 스크리븐을 방문한 친구는 그의 침대 옆에 놓인 “죄 짐 맡은 우리 구주”가 적힌 쪽지를 보았다. 깜짝 놀란 친구는 이 유명한 찬송을 당신이 지었냐고 물었다. 그러자 스크리븐은 “주님과 제가 함께 썼습니다”(The Lord and I did it between us.)라고 말했다.
스크리븐이 세상을 떠난 후 라이스호 주민들은 그를 몹시 그리워했다. 엊그제만 해도 그의 손길이 호프항 지역의 쓸쓸한 사람들을 어루만졌기 때문이다. 캐나다 라이스호 지역 주민들은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박애주의자 아일랜드 남자를 기억하며 기념비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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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다시 사셨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그의 많으신 긍휼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벧전 1:3) 2024년 부활절을 맞이하여 3500침례교회와 목회 동역자. 성도들 위에 그리스도의 부활의 생명과 기쁨과 회복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가 죄인으로 영원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에서 예수님의 죽으심과 다시 살아나심으로 영원한 생명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이 부활의 기쁨과 감격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입니다. 이 땅의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직접 주관하시고 인도하시며 이제는 구원의 완성으로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을 몸소 가르치시고 보여주시기 위해 그의 아들을 보내주신 사실을 믿고 기억해야 합니다. 그 분은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고 가르치셨으며 가난한 자, 병든 자, 소외된 자, 고난 받는 자를 치유하시고 회복시키셨습니다. 그 회복을 통해 우리는 이 땅에 믿음의 공동체를 세웠습니다. 그 공동체의 핵심은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과 부활의 놀라운 소식입니다. 이 소식이 복음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