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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곁에 사는 사람 넓은 사람

백동의 새벽편지- 4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난 작년 가을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목회를 시작하며 총회에 참석할 수 있는 영광을 얻었다. 총회를 마치고 돌아온 날 메스컴을 통해 어느 광고에서 “바다 곁에 살면 넓은 사람이 된다”라는 대사가 귀에 들어왔다. 총회를 마치고 오는 차 안에서까지 전염되듯 따라 하던 말들이 생각난다. 함께 총회를 다녀오신 분들은 귀에 익숙해져 잊혀지지 않은 말일 것이다. “조용히 하세요”, “할 말만 하세요”, “발언권 없어요” 등 정해진 시간에 해야 하는 회의에서 진행자나 대의원 모두 할 말은 많고 다 할 수는 없어 실랑이를 벌려야 했던 시간들.  그러나 어렵게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는 것이 더 기쁘고 행복하기에 소리 높이며 싸움하는 것도 정겨웠다. 교단의 총회만이 아니고 곳곳에서 자신의 의견을 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큰소리치는 사람이 이기는 듯 조용히 있으면 바보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광고의 대사처럼 넓은 사람이 되고 싶다. 십여 년 동안 바다를 제대로 볼 수 없어 바다 냄새라도 맡아보고 싶어했더니 사면이 바다로 쌓인 바다에 살게 되었다. 바닷가 가까이 사는 특권으로 몇 번 항에 나가면 여지없이 낚싯대를 던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넓은 바다이기에 언제든 누구나 낚싯대를 들고 나가 바닷물에 담그면 크든 작든 이름을 알든 모르든 낚시 바늘에 걸려 올라온다. ‘이 넓은 바다에 그렇게도 고기가 많나’ 생각해보기도 했다. 고기뿐이랴 수많은 쓰레기와 오물까지도 육지에서 흘러 들어온 것을 다 포용하고 품에 안고 있는 바다이기에 이름 그대로 바다(다 받아들이는)인가보다.


증거가 있던 없던 “바다 곁에 살면 넓은 사람이 된다”는 말이 총회를 마치고 난 후 기도하는 제목이다. 의견이 받아들여진 사람이나 부결된 사람 모두, 그리고 투표에서 낙선된 사람이나 당선된 사람 모두 바다 같은 넓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서로 의견이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좋겠다. 그래서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라(히 10:24상)”고 하신 말씀처럼 서로를 존경해 줄 수 있다면 모두 행복하지 않을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물위에 떠있는 섬사람이라고 말한 어느 목사님의 말처럼 이 글을 쓰고 있는 자신부터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바다 가까이 살든 아니든 간에 넒은 사람이면 좋겠다. 대한민국은 대륙과도 붙어 있고, 거기에 삼면이 바다이기에 넓은 사람이 될 소지가 있다. 힘들고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작은 내 품에 넣으려 움켜쥐려 하지 말고 나눠 주고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넓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나마 다리가 놓여 육지와 통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진도는 사면이 바다로 쌓인 섬이다. 십 년 만에 귀국하여 다시 맡겨 주신 사역지인 진도는 주님께서 옹졸한 나를 아시고 바다 곁에 살면서 넓은 사람이 되라고 이곳으로 보내신 것일 게다. 섬에서 시작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넓은 마음이 전달되면 좋겠다. 수많은 눈물과 통곡이 어우러진 땅을 위로하고 축복하며 찬양과 기도가 울려 퍼지도록 하시려는 마음을 갖게 하셨다. ‘바다 곁에 사는 넓은 사람’. 솔로몬에게 지혜와 함께 주셨던 “또 넓은 마음을 주시되 바닷가의 모래”(왕상 4:29)같은 마음을 품고 모든 것 이길 수 있으면 좋겠다.
주님, 자기를 버리신 자들도 사랑하셨던 예수님의 마음을 품게 하소서. 죄로 얼룩진 마음을 사랑하신 주님의 사랑으로 가득하게 하소서.


김태용 목사 / 백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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