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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먹이 사슬 세계에 살지 않는다

“하늘 붓 가는대로”-79

어머님이 살아 계실 때 서울 살고 있는 나는 시골 어머님을 서울로 모시고 오곤 했다. 농촌에서 농사일 만으로 살아가시는 어머님이 서울 나들이 차 아들집을 오시자면 일단 서울역까지 기차로 오시고 거기서 내가 마중을 나가서 모시고 집까지 온다.

영업용 택시를 타고 남산 순환도로를 드라이브한다. 어머님은 빽빽하게 들어찬 집과 건물, 그리고 수많은 차의 운행, 또 거리의 사람들을 보시고는 걱정이 태산 같다. “아들, 서울 사람들은 무엇해서 먹고 사나?”

어머님이 보시기에는 논도, 밭도, 산도, 들도 없는 이 황량한 시멘트 벽돌 건물 속에 개미떼처럼 우글거리고 사는 서울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쌀이랑 콩이랑 생산해서 먹고 사느냐는 것이 걱정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모양이었다. 그때 우리를 태우고 가던 택시 운전기사가 태연스럽게 말했다. “서울 사람들은 사람이 사람을 뜯어먹고 살지 않습니까?”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섬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마치 동물계의 먹이 사슬세계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약한 놈은 강한 놈의 밥이 된다는 논리이다. 육식동물인 사자나 호랑이, 치타는 다른 약한 동물을 먹잇감으로 알고 사냥을 한다. 육식동물의 번식은 약하고 그 동물의 먹잇감이 되는 동물은 그 수효가 많다. 사자 한 마리가 사냥을 위해 달려들면 놈들은 집단대항도 할 줄 모르고 달아나다가 결국 그 중에 약한 놈이 잡혀 죽고야 만다. 때로는 저 많은 동물 집단이 단체대항을 하면 희생자가 없을 법한데도 현실은 그게 아니라는 데에 보는 이로 하여금 답답하기도 안쓰러웠다.


악어란 놈만 봐도 강물 속에 가만히 숨어있다가 도강하는 초식동물을 공격해 한 마리가 사정없이 희생되고 만다. 왜 그럴까? 하나님이 정하신 먹이 사슬 원리 때문이다. 먹을 놈의 수는 적게 하고 먹힐 놈의 수는 많게 해 놓으셨다. 숲에 사는 작은 새들의 세계를 보더라도 큰 새는 작은 새들을 잡아 먹고, 땅 속에 기는 작은 곤충을 보아도 서로 잡아 먹고 잡아 먹힘으로 동물의 세계가 유지되는 것을 본다.

뱀은 쥐를 잡아먹고 쥐를 잡아먹은 뱀은 하늘의 독수리의 밥이 되고 그 독수리는 또 다른 큰 날짐승의 밤이 되는 그러고도 아무런 불편이 없이 존재하는 동물의 세계는 신기할 따름이다. 하나님의 창조 원리 때문이다. 이것이 철저하게 동물세계의 생존원리이다.


사람은 동물이 아니다. 그런데 사람이 사람을 뜯어먹고 산다는 택시 운전기사의 말에도 그래서는 안되지만 그러고 있다는 인간세게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슬프고 따분하기조차한다.

택시 안의 어머님은 그것 참 이상하다는 듯이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고 계셨다.

사람이 사람을 뜯어먹고 산다?”

그러는 나는 속으로 말했다.

사람은 협동세계에 산다. 사람은 동물이 아니니까 먹이사슬 세계에 메인 체인점 식료품이 아니다. 공생하되 서로 잡아 먹으면서 사는 먹이사슬세계의 공생원리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수류/ 권혁봉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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