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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변화의 소모품이 돼 교단 섬기겠다”

인터뷰 / 신임 총회장 안희묵 목사


우리 교단, 퇴보냐 발전이냐의 골든타임에 서 있어
하나님 편에 서서 새로운 미래 향해 나아갈 것
대화와 조정으로 교단 내 갈등 풀어가겠다


3대째 침례교 가문에서 성장하면서 건강한 교회 사역을 전개하고 있는 꿈의교회 안희묵 목사는 제107차 평창 총회에서 총회장으로 선출됐다. “새로운 미래를 향해 함께”라는 비전과 목적을 가지고 “거룩한 변화의 소모품으로 교단을 섬기겠다”는 안 총회장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에 침례교회가 새로운 희망이자 대안이라고 대내외에 선포하고 나섰다. 그는 임기 동안 침례교단을 위해 헌신과 투자, 개 교회와의 협력을 약속했다. 특별히 현재 교단 내 산적한 현안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가기 위해 열정을 가지고 해법을 제시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해 옮기겠다는 포부를 밝힌 뒤, 총회장의 자리에서 물러날 때 박수 받는 목회자로 남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본보는 안희묵 총회장을 만나 교단과 한국교회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 기독교한국침례회 제73대 총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취임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먼저 총회장으로 교단을 섬길 수 있는 특권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지도자는 하나님이 내신다는 것을 믿기에 저는 하나님께 교단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저를 돕는 참모 목사님들께도 상대 후보를 이기려고 힘쓰지 말고 먼저 하나님 마음에 합하도록 기도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총회를 위해 저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교단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함께 기도했습니다. 특히 공주 꿈의교회 성도들은 40일 동안 저녁마다 특별기도회를 했습니다. 교회 리더들은 돌려가며 금식기도로 힘을 보태줬습니다. 그러나 압승하리라는 예상과 달리 총회장 선거 제1차 투표를 지켜보면서 하나님은 제게 ‘겸손히 섬기라’는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 총회장 임기 동안 총회장으로서의 역할과 행보가 궁금합니다.
=“교단 총회장으로 부름을 받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섬기는 것입니다. 총회장이 주인공인 시대는 지났습니다. 단지 총회의 대표는 섬기고 헌신하는 자리입니다. 총회장은 자기 명예나 자기 리더십을 과시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저는 총회장의 자리가 탐나서 출마한 것이 아니라, 교단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섬기려고 총회장에 출마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제 진심을 보시고 총회장으로 선택해 주신 것 같습니다.


총회장 취임예배도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 드리지 않을 겁니다. 대신 제 107차 총회 임원 헌신예배로 드릴 것입니다. 취임예배는 제가 주인공이지만 헌신예배는 하나님과 교단이 주인공입니다. 취임을 축하하는 화려한 행사보다 섬김의 본을 보이기 위해 총회 임원들과 함께 특송도 부르고 증경 총회장님 대표와 원로목사님 대표, 기관 대표, 평신도 대표 등과 함께 세족식을 하겠습니다. 미자립 교회나 낙도에서 열심히 사역하시는 목회자를 섭외해 설교를 부탁드리고 기도를 맡길 계획입니다.


이미 은퇴하신 원로 목사님께 축도도 부탁드렸습니다. 주요 순서로는 한 교단에서 한 형제임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주의 만찬’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 107차 임원은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하고 교단 섬김을 시작하겠습니다. 우리 교단은 지금 ‘생존인가, 쇠락인가’ 퇴보인가 발전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골든타임에 서 있습니다. 전국 교회를 순회하면서 상당수의 교회가 여러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이제 어려움을 지켜보고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총회를 만들겠습니다. 준비된 지도자로서 교단을 섬길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시기에 관계가 중요하고 소통과 화합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다보면 해야 할 일을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화합하고 소통하겠지만 교단과 교회의 미래가 더 중요하기에 사람들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하나님의 편에 서서 교단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일하는 총회장이 될 것입니다.”


◇ 총회장 후보로 나서면서 5가지 선거 핵심 공약사항을 발표하셨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5가지 주요 공약은 △현 연금정책의 정착 △미래목회허브센터 △엘피스장학재단 △총회 위기관리재단 △화해중재위원회 설치 등 입니다. 먼저 우리 교단은 7대 주요 교단 중에 유일하게 연금제도가 없습니다. 우리 교단은 타 교단과 다르게 강제성이 없고 자발적이며 협력적인 침례교회의 특성 때문입니다.
연금제도는 주도적으로 헌신하고 희생하면서 함께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전 총회장인 유관재 목사님이 섬기는 성광교회가 3억원을, 제가 섬기는 꿈의교회가 5억원을 연금제도에 헌금했습니다. 이처럼 뜻 있는 목회자들이 함께 하면서 연금의 마중물들이 모여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교단 연금제도가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둘째는 바로 교단 목회자를 세우는 미래목회허브센터입니다. 현재 교단 가입 교회 수가 3319교회입니다. 각 지방회와 국내선교회, 농어촌선교회 등의 추천을 받아 매월 후원금을 지원하고 목회 멘토링 시스템을 적용해 목회 사역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목회리더십캠프를 열어서 함께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실천의 장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교단이 원한다면 총회장 임기가 끝나도 이 일에 헌신하고 싶습니다.


세 번째로는 다음 세대 육성을 위한 장학재단 운영입니다. 저는 엘피스 장학재단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목회자 자녀에게 재정적인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무조건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무이자로 학비와 생활비를 빌리고 졸업을 하고 취업 후에 본인들의 원하는 기간 동안 원금만 상환하는 제도로 운영됩니다. 다음 세대들이 계속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적극 육성해 나갈 예정입니다.


저도 목회자로서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생각 외로 우리의 많은 동역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갑자기 교회가 원치 않는 재해를 당하거나 목회자들이 질병이나 고통을 당했을 때, 마땅한 대비책이 없는 실정입니다.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저의 총회장 1년 판공비 1200만원을 초기 기금으로 위기관리센터를 운용하겠습니다.


협력교회들과 모금해 더 많은 기금을 마련하고 위기나 어려움에 처한 동역자들을 돕고 섬기겠습니다. 만일 가능하다면 500개 교회가 1년에 5만원정도만 후원하면 2500만원, 10만원을 후원이면 5000만원의 위기관리센터 기금이 모아집니다. 우리가 함께 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총회 때마다 경험하는 일이지만 교단 안에 크고 작은 갈등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교단의 현안이 있을 때마다 교단의 결의보다는 법적 분쟁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러한 소모전이 없기를 바랍니다. 대부분의 문제들을 교단 안에서 풀었으면 합니다.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조정하고 숙고하면서 갈등을 풀어나간다면 화해와 협력하는 교단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이번 정기총회에서 침례병원 문제와 신학교 문제에 대해서 주요한 결의를 이뤄냈습니다.
=“침례병원 파산은 우리 교단의 큰 아픔입니다. 그래서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병원 회생을 위해 직전 총회장과 협의해 9인의 병원 회생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총회재산이나 재산 담보, 보증을 제외한 모든 권한을 위임한 상태입니다. 총회는 추진위원회가 하는 일을 돕고 협력할 것입니다. 침례병원을 회생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신학교 문제도 총회 상정안건을 통과시키고 신안건에서도 추가 사항을 만장일치로 결의한 상황입니다. 부디 우리 모두가 소망하고 있는 학교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총회의 결의를 존중해주는 신학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사실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해관계와 사욕 때문에 그동안 학교 정상화를 방해하고 온갖 루머를 퍼뜨린 세력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누가 학교 정상화를 방해했는지 하나님이 드러나게 하실 것입니다. 저는 위기에 처한 신학교를 방치하지 않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학교 문제를 매듭지으려고 합니다. 그 누구든지 개인적인 사욕 때문에 학교 정상화를 반대하고 방해한다면 절대로 방관하지 않겠습니다.
교단의 미래를 위한 사명감으로 학교를 걱정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사심 없이 풀어갈 것입니다. 저를 위해 함께 기도해주시고 적극 지지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이번 가을 주요 교단 총회에서 동성애 관련 결의가 이뤄졌고 우리 교단도 ‘동성혼 합법화 반대’를 결의했습니다. 앞으로 동성애 문제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동성애를 죄라고 말합니다. 그러기에 동성애를 가능하게 하는 헌법 개헌 추진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합니다. 이 일에 우리 교단도 함께 협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신앙생활 면에 있어서는 동성애 문제를 배타적으로 정죄하는 입장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이들이 죄를 깨닫게 하고 동성애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길을 걷게 해주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에 대한 날선 공격과 편향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파악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복음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거룩한 미래를 만드는 것이 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명이라 믿습니다. 죄에 대해서는 단호해야 하지만 죄인을 사랑하여 믿음의 자녀로 바꾸는 일 또한 우리의 몫입니다.”


◇ 올 한해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통합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최근 창립한 한국기독교연합과 기존 연합기관에 대한 총회장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 무엇보다 화합과 일치를 기본 전제로 통합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하나 되지 못해 세상에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도태되며 비판의 대상이 되어 온 것이 사실입니다. 종교인 과세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부분에서도 교단적으로 법안을 공유하고 정부 측과 토론을 진행하면서 충분히 합의점을 도출하고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적인 행보와 파격적인 발언 등으로 종교인 과세 문제의 본질이 훼손되고 왜곡된 사실들이 유포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하나 됨이었습니다. 다양한 교단의 이상과 신학적 체계의 다름을 인정하되 복음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하나가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하며 교단의 입장을 정리해 나갈 것입니다.”


◇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와 교단이 갱신해야 할 부분은 무엇입니까?
= “무엇보다 본질이 바뀌어야 합니다. 단지 교회를 유지하는 교회가 아니라 교회다운 교회,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충실한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타락하고 부패하게 된 결과 중 한 가지는 교회 성장주의가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성장이 목표였고 꿈이었기에 그 틀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교회를 위해 맹목적으로 헌신했으며 그 결과 이단·사이비도 생겨나고 교회 문제들이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제는 교회 성장이 목표가 아니라, 성도의 변화가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 성장은 그 열매일 뿐입니다.

제가 이번 총회장 선거를 하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목사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한국교회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목사들의 생각이 확 바뀌어야 합니다. ‘교회다운 교회’, ‘목회다운 목회’, ‘목사다운 목사’ 이것이 오늘의 한국교회가 가져야 할 가장 시급한 갱신의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대담=안희묵 총회장·최치영 편집국장
정리=이송우 취재부장

사진=범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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