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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목사입니다

하늘붓 가는대로 -108

권혁봉 목사
한우리교회 원로

모 처에 강의 차 전철 노인석에 앉아 아침 출근을 하고 있었다. 세 사람이 앉을 자리에 두 사람이 앉았기에 가운데 한 자리는 여유 있는 공석이었다.  어떤 이가 다가오더니 무슨 쪽지를 빈자리에 휙 던지고 달아나듯 떠나버리기에 뭔가 하고 주워보니 이런 것이었다: 시원한 소변, 강력한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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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을 주워 읽는 동안 노마호두(老馬好豆)라더니 시니어도 그런가 웃었다.
그리고 그 쪽지를 대강 읽어보고 또 버리지 않고 나의 배낭가방에 고이 넣었다. 그걸 그냥 버려두면 전철 차내가 온통 휴지로 불결할 것 같아서 고이 주워 넣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내 옆에 앉았던 다른 승객이 갑자기 자기 명함을 건네주면서 나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나는 당황했다.


이 승객이 왜 이러시나? 그는 자기가 이 쪽지 회사의 직원이라고 했다. 정말 우연의 상황이었다. 그가 말하기를 이런 쪽지를 받으면 대개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받는 즉시 구겨버리곤 하는데 어째서 선생님은 그걸 고이 보관하시려는 거냐고 했다. 그때 나는 말했다. “나 목사입니다.”
 목사란 말에 그 쪽지사의 직원은 더욱 놀라는 것 같았다.


“목사님이 ……”하고 말을 맺지 못했다. 그리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90°인사를 하고 존경한다고 했다. 그 직원은 목사인 내가 성생활 정보를 얻기 위해 종이를 보관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 남의 일에 약간의 예의라도 표하는 목사의 태도에 감동한 것 같았다. 군자신기독(君子愼其獨)이라 했다. 군자는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자기의 위치를 지킨다는 중용(中庸)에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분명한 성경의 말씀도 있지 않나.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마10:32~33)
 “나 목사입니다”하고 당당하게 말하는 동역자가 많이 생겼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현하 한국교계를 보면 목사란 신분 밝히기가 거북스러운 처지니 이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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