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는 지난 11월 24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글로리아홀에서 74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교회협은 신임 회장으로 정훈 목사(예장통합 총회장)를, 신임 총무로 박승렬 목사(기장)를 선출했다.
이번 총회는 조성암 대주교의 개회선언으로 문을 열었다. 총회는 각종 보고와 안건 처리에 이어 임원선거와 신·구 임원 이·취임식을 진행했다.
총무 선임 투표는 단일 후보로 추천된 박승렬 목사가 총 114표 중 찬성 94표, 반대 16표, 무효 1표, 기권 3표로 당선됐다. 박 목사는 앞으로 4년 동안 교회협 총무직을 맡는다.
박 목사는 “약자와 사회의 아픔을 위해 함께해 온 NCCK의 신앙적·사회적 전통을 이어받겠다”며 “한국교회의 명예를 세우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신임 회장은 회원 교단 순번에 따라 정훈 목사가 선임됐으며, 부회장으로는 황규진 목사(기감), 김병윤 사령관(구세군), 양용순 회장(성공회여성단체협의회·여성), 김석원 청년(청년), 원종호 총회장(루터회), 나이영 사장(연합·CBS)이 임명됐다. 서기는 이병현 목사(복음), 회계는 김승민 목사(예장)가 맡는다.
이임하는 김종생 총무는 “에큐메니컬 운동의 위상 약화와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 축소라는 시대적 도전 속에서도 교회의 공공성과 연합의 토대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훈 신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교회협은 지금 새로운 100년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며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시대적 사명을 분별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는 연합의 공동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창조세계 보전, 한반도 평화, 고통받는 이웃을 향한 연대 등을 향후 주요 방향으로 제시하며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향해 손을 맞잡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총회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후위기에 행동하는 교회 △전쟁과 폭력을 거부하고 평화를 만드는 교회 △불평등에 도전하는 교회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는 교회 등을 74회기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기후위기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문제이자 정의의 문제”라며 한국교회의 생활 속 탄소감축 실천을 강조했다.
또한 “세계 곳곳의 전쟁과 폭력은 하나님의 형상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한반도와 국제사회가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도록 교회협이 증언자의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했다.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서는 “청년, 노동자, 여성, 약자들과 함께하는 연대의 공동체를 세워가겠다”고 밝혔다.
교회협은 정기총회를 통해 74회기 사업계획, 예산안, 헌장 개정안, 인천기독교교회협의회 가입 청원, 74회 총회 선언문 채택 등을 의결했다. 다만 ‘기후정의 10년 행동’ 동행 선언문 채택은 추후 실행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채택된 74회 총회 선언문은 “하나님의 창조세계, 한몸되어 기쁨의 춤을 추게 하소서!”란 주제로, 인간 중심의 문명 구조를 반성하고 모든 피조물과 더불어 생명을 보전하는 신앙적 전환을 촉구했다. 선언문은 △기후위기 행동 △불평등 반대 △폭력·전쟁 반대 △인간중심주의 탈피를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범영수 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