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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에 숨겨진 이야기> 천사들은 참 행복하겠네요


오 베들레헴 작은 골(120/120)

작사: 필립스 브룩스

(Phillips Brooks, 1835-1893)

작곡: 루이스 레드더

(Lewis Henry Redner, 1830-1903)


1. 오 베들레헴 작은 골 너 잠들었느냐, 별들만 높이 빛나고 잠잠히 있으니

저 놀라운 빛 지금 캄캄한 이 밤에, 온 하늘 두루 비춘 줄 너 어찌 모르나

2. 온 세상 모든 사람들 잠자는 동안에, 평화의 왕이 세상에 탄생하셨도다

저 새벽별이 홀로 그 일을 아는 듯, 밤새껏 귀한 그 일을 말없이 지켰네

3. 오 놀라우신 하나님 큰 선물 주시니, 주 믿는 사람 마음에 큰 은혜 받도다

이 죄악 세상사람 주 오심 모르나, 주 영접하는 사람들 그 맘에 오시네

4. 오 베들레헴 예수님 내 맘에 오셔서, 내 죄를 모두 사하고 늘 함께 하소서

저 천사들의 소식 나 기뻐 들으니, 오 임마누엘 예수님 내 맘에 오소서

 

필립스 브룩스(Phillips Brooks)는 제2차대각성운동이 끝날 무렵인 1835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교와 성공회신학교에서 공부했다. 모든 일에 열정이 넘쳤던 그는 198센티미터 장신이었고 몸집도 대단했다. 그가 비록 어둡고 침침한 보스턴의 거리를 걷고 있더라도 그를 본 사람들은 마음이 밝아질 정도로 그는 큰 사랑을 받았다.


그의 왕성한 활동은 27세부터 7년간 필라델피아의 홀리 트리니티 교회와 그 후 22년 동안 보스턴의 삼위일체교회에서 사역할 때 이루어졌다. 브룩스 목사는 42세에 예일대학에서 설교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영국의 명설교가 스펄전(Charles Spurgeon, 1834-1892) 목사와 미국의 무디(Dwight Moody, 1837-1899) 목사와 더불어 하나님의 말씀을 호소력 있게 선포한 거대한 설교자였다.


브룩스 목사는 빠른 말로 박력 있게 설교했다. 그는 외워놓은 200여 편의 찬송을 설교에 인용하며 듣는 사람들을 감동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쓴 글들은 고루한 신학자들이 눈썹을 치켜 올리게 했다.


유창한 설교자이자 작가인 그는 어린이를 무척 사랑했다. 그가 설교를 준비하는 서재에는 언제나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과 인형들이 마구 흩트려져 있었다. 186812, 이 설교자는 서재 안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설교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예배당에는 오르간 연주자 루이스 레드너(Lewis Redner)가 성탄음악을 연습하고 있었다. 레드너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총각이었지만 아이들을 극진히 사랑했다. 그가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열심히 보살핀 덕분에 35명이었던 어린이들이 1,000명이 넘게 되었다.


3년 전 크리스마스 시즌, 브룩스 목사는 성지순례를 하고 있었다. 성탄절에 그는 콘스탄틴 황제가 세웠다는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에서 성탄예배를 드렸다. 전날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5시간이나 걸리는 예배를 드리며 그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예수님이 태어난 시절처럼 아직도 목자들이 양을 치는 베들레헴의 풍경을 미국에 있는 교회 아이들에게 알리느라 편지를 쓰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서재에서 성탄예배를 준비하던 브룩스 목사의 머릿속에 문득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에서 드렸던 예배가 떠올랐다. 그리고 양치는 들녘과 목동들에 대한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성지순례에 대한 생생한 기억들에 넋을 잃고 있던 브룩스 목사는 설교준비를 미뤄놓고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찬송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베들레헴에서 받은 영감을 그대로 글로 옮겨 적었다. 이것이 바로 찬송 오 베들레헴 작은 골이다.


이 찬송의 주제는 아기 예수님의 탄생이다. 1절은 예수님이 탄생하신 작은 마을 베들레헴의 고요함과 그 위에서 빛나는 별을 묘사한다. 2절은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찬양한다. 3절은 아기 예수님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한다. 4절은 오 임마누엘 예수님 내 맘에 오소서라며 나와 동행하셔서 나의 삶을 다스려 주시길 소원하고 있다.


브룩스 목사는 주일학교 교사이자 오르간 연주자인 루이스 레드너에게 곡을 붙여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레드너는 악상이 떠오르지 않아 며칠 동안 그 시를 주머니에 지니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깊은 밤, 천국에서 내려온 듯이 신비로운 선율이 마음속에 울려 퍼지며 레드너를 잠에서 깨웠다. 침대에서 급히 내려온 그는 멜로디를 적기 시작했다.


며칠 후 이 곡을 들은 브룩스 목사는 뛸 듯이 기뻐했다. 성탄절 아침 홀리 트리니티 교회의 어린이들은 새로운 찬송 오 베들레헴 작은 골을 부르며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찬양했다. 56세에 미국 매사추세츠의 성공회 주교가 된 브룩스는, 2년 후 죽을 때까지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주님의 일을 했다. 역사가들은 그를 역동적이며 명쾌한 설교자라고 부른다. 작가들은 그를 위풍당당한 얼굴커다란 골격그리고 거인 같은 웅장함을 갖춘 인물로 묘사한다.


하지만 그를 가장 잘 표현한 사람은 5살짜리 여자아이다. 왜 그 커다란 친구가 보이지 않느냐고 꼬치꼬치 캐묻던 꼬마는 그가 하늘나라에 갔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때 꼬마의 눈에 눈물이 글썽이더니 이렇게 얘기했다. “천사들은 참 행복하겠네요. 그 커다란 친구와 함께 있어서


김남수 교수 / 침신대 교회음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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