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디사이플에서 오스본 신약 주석 시리즈 중 처음으로 “로마서: Verse by Verse”가 발간됐다. 책은 트리니티신학교(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에서 신약학 석좌 교수를 역임한 그랜트 오스본(Grant R. Osborne)이 쓴 신약 주석 시리즈이다.
저자는 성경 해석학과 본문의 지평에서 ‘해석학적 나선형’이란 개념을 제시했고, 성경번역위원회(Bible Translation Committee)에서 NLT 성경(New Living Translation)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시리즈는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대로 “하나님께서 마태, 바울, 요한을 통해 말씀하시는 것을 이해하도록 구절별로 소개”하는 책이다. 이를 위해 고대에 쓰인 성경이란 문서의 역사 문학적 배경을 설명해 현대 독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쓰였다. 또한 당시 신약성경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오늘날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할 지 결정하는 것을 돕는 취지에서 쓰였다.
따라서 저자는 이 책을 성경 묵상 읽기, 교회 성경 공부, 설교 준비를 위해 사용하기를 권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너무 어려운 원어나 개념을 다루는 학술적인 논의나 개념 설명에 중점을 두고 기술하지 않았다. 신약학자인 저자의 연구와 통찰력은 학자가 아닌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충분히 소화되고 수용되기 쉬운 방식으로 문턱을 낮추었으면서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저자는 로마서의 핵심 논제를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곳곳에서 종종 기존 로마서 연구들이 보이는 편협성에 대해 지적한다.
예를 들면 바울이 로마에 있는 그리스 도인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칭의 교리를 수호하려는 교리서 정도로 보는 식의 태도를 경계한다. 물론 구원에 대한 교리가 논리적으로 제시돼 있기는 하지만 이에만 집중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핵심 논제는 포괄적이지만 ‘로마’란 특정 지역 그리스도인들에게 ‘편지’라는 수단으로 연락을 취한 실제·실용적인 목적은 네 가지로 제시된다.
첫째, 동쪽 사역을 마치고 이제 서쪽 사역을 시작하는 데 로마 교회가 거점이 되기를 바라면서 자신과 자신이 전하는 복음에 익숙하도록 하기 위함. 둘째, 예루살렘으로 연보를 가지고 가는 데 대한 기도 부탁. 셋째, 분쟁을 겪고 있는 교회가 하나되는 것. 넷째, 구원의 교리를 더 깊이 연구하고 복음을 더 깊이 설명하기 위한 것.
저자가 독자들이 하나님 말씀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저술 목적을 밝힌 것처럼 이 책은 실제적이며, 사랑이 넘치고 따뜻한 느낌을 전한다. 일반적으로 ‘주석서’가 성경을 ‘공부’하는 책이라는 개념 때문에 이러한 인상이나 지적은 부적절하다 느낄 수 있지만, 대다수의 신학자들이 신앙인으로서 신학을 하고, 그것이 교회에 유익이 되기를 바란다는 점에서는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로마서가 다양한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중요한 모범이 된다고 본다. 본질적인 것을 함께 보전하기 위해 비본질적인 것 때문에 생기는 분열은 피할 수 있다며 진심 어린 마음으로 화합을 제안했다. 저자의 의견은 자칫 그 경계가 자의적일 수 있기에 조금은 위험한 발언일 수 있지만, 그의 요점이나 마음은 충분히 수용할 만하다. 유학시절 오스본 박사를 스승으로 만난 이동원 목사는 “이제 로마서 주석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진정한 성경 해석의 달인에 의한 이 주석을 빼는 것은 너무나 큰 손실”이라며 이 로마서 주석의 발간을 반겼다.
또한 안진섭 목사(새누리2)는 “오스본의 로마서 주석은 ‘Verse by Verse’란 부제가 암시하듯 본문을 한 절씩 꼼꼼하게 살펴 주석한다. (중략) 해석학적 논쟁점이 있으면 여러 학자들의 다양한 견해를 인용하여 세심하게 소개하는 탁월한 주석가의 면모를 잃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이 밖에도 여러 해외, 국내 추천사들이 말해 주듯 저자는 자신의 저술들을 통해 다년간 뛰어난 학문성과 접근성으로 많은 목회자들, 신학자들, 평신도들에게 도움이 돼 왔다.
곧 출간될 요한복음이나 요한계시록 주석 등과 더불어 이 시기에 발간된 오스본의 Verse by Verse 주석 시리즈 또한 수십 년 간 축적된 저자의 통찰력으로 많은 이들이 성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교회진흥원 출판사역팀 이지혜 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