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신앙고백서 채택을 기다리며

114차 총회 규약위원회가 상정한 신앙고백서 채택 여부가 이번 115차 정기총회에 주목되고 있다. 규약위원회는 침례신문에 연속 연재하며 115차 정기총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이어지는 신앙고백서는 성경, 하나님, 인간, 구원, 교회, 사회윤리와 가정에 이르기까지 총 18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단순한 교리 요약집이 아니라, 오늘의 한국 사회와 교회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침례교회가 어떠한 신앙적 입장 위에 서 있는지 밝히는 ‘교단적 선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네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성경을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무오한 말씀”이자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책”으로 규정한 점은, 신학적 다원주의와 상대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다시금 선포하는 의미가 있다. 다음으로 인간 이해에 있어서도 창조 질서 속에서 남자와 여자가 하나님의 선물임을 밝히고, 성별을 인간이 임의로 선택하거나 변경할 수 없음을 명시했다. 이는 젠더 이데올로기 논쟁이 심화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교회의 분명한 목소리로 읽힌다.


구원 교리에 관한 정리에 있어서도 침례교 신앙의 핵심을 충실히 담아냈다. 중생·칭의·성화·영화라는 구원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며, 구원의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선명하게 고백한다. 마지막으로 교회론에서는 지역 교회의 자치권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연합과 협력을 통한 선교와 교육, 자선 사역의 필요성을 역설한 점은 전통적 침례교 신학과 현실적 필요가 균형 있게 맞닿아 있다. 윤리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항목 또한 주목할 만하다. 태아 생명권 보호, 성적 타락에 대한 경계, 고아·빈민·노약자에 대한 돌봄, 정의와 평화 추구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신앙이 사회 속에서 구현돼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단순히 교리의 수호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언제나 현실이다. 교단은 이미 수년간 총회 규약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해 법정 공방이 끊이지 않았다. 선거마다 파벌이 갈리고, 소송이 난무하는 풍경은 신앙고백서가 아무리 훌륭하다 한들 실제적 권위를 가질 수 있을지 깊은 회의를 불러일으킨다. 교단을 병들게 하는 것은 교리 부재보다도 먼저, 권력 다툼과 자리 경쟁으로 점철된 현실 정치의 구습이다.


신앙고백서가 진정 살아 움직이려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란 고백이 실제 총회와 지방회 현장에서 구현돼야 한다. 지금처럼 분열과 다툼 속에서 법정으로 치닫는 교단의 모습은 “성경은 유일한 권위”라고 외치는 신앙고백조차 공허하게 만든다. 교단이 먼저 고백해야 할 것은 “우리는 파벌을 버리고, 정치싸움을 멈추겠다”는 결단이다.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신앙고백의 시작이며, 교단의 미래를 열어갈 진정한 개혁이다. 정치가 자리싸움을 위한 것이 아닌 교단의 부흥과 복음 전파를 위해 쓰임받기를 희망한다.


아직 정식으로 통과된 문서는 아니지만 신앙고백서가 종이에 적힌 선언으로 끝날지, 교단의 체질을 바꾸는 신앙의 좌표가 될지는 결국 침례교회 대의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아무쪼록, 신앙고백서 채택 이전에 침례교 공동체는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신앙고백서라는 공감대와 합의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총회

더보기
“사역자가 아닌 복음의 거룩한 혁명가로”
이번 115차 총회 지방회 의장단 워크숍은 특별한 순서를 가졌다. 지난 12월 미래목회 세미나에서 미래 목회 현상에 대한 말씀을 전했던 안희묵 대표목사(멀티꿈의)가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를 위하여”란 주제로 특강했다. 특별히 이번 특강은 인공지능 시대에 어떠한 목회 사역을 전개해야 하는지를 돌아보고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 우리의 자세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제시했다. 안희묵 목사는 먼저 우리 교단의 교세보고서를 근거 자료로 제시하며 교회의 위기를 설명했다. 안 목사는 “교세 보고 자료를 바탕으로 재적교인 100명 이하의 교회가 전체 침례교회의 86.34%를 차지할 정도로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마냥 교회가 지금이 상황에 안주하거나 머물러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임을 우리는 자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제는 변화가 아닌 혁명이 필요한 시기이며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혁명가로 거룩한 혁명에 동참하기를 원한다”며 “내일 당장 목회자가 사례비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면 적어도 목숨을 걸고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는 목회 사역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희묵 목사는 “미국 교회의 쇠퇴하는 시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