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이 다가오면 교회는 분주해진다. 어린이 주일과 어버이 주일로 이어지는 절기 행사는 어느덧 연례행사처럼 굳어졌고, 강단에서는 가족의 화목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메아리친다.
그러나 화려한 꽃바구니와 선물 꾸러미가 오가는 풍경 뒤편에 가려진 우리 시대 가정의 민낯은 그리 밝지 못하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소외와 단절, 그리고 해체 위기는 더 이상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다.
성경적 가정의 회복은 단순히 윤리적인 가르침이나 훈화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마주한 가장 큰 위기는 신앙 전수의 단절이다. 한국교육신문의 지난 3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입학생이 0명인 초등학교는 210곳으로 5년 전과 비교해 80% 이상 늘어났다. 해당 보도는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29만 8178명이라고 보도했다. 2021년 42만 7000명과 비교하면 약 12만 9000명 줄어든 수치다. 이는 자연스레 한국교회의 교회학교에도 영향을 미친다. 급기야 부모의 신앙이 자녀에게 흘러가지 못하고, 가정 예배의 제단이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에 발간한 ‘한국교회 트렌드 2026’에 따르면 3040세대의 교회 이탈률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30%에 육박한다. 이들이 교회를 떠나거나 신앙의 동력을 잃으면서 자녀들의 교회 출석률 역시 동반 하락하는 현상이 심화됐다. 과거에는 아이들이 친구 손에 이끌려 교회를 찾았다면, 이제는 부모의 신앙 유무가 자녀의 교회학교 출석을 결정짓는 절대적인 변수가 된 것이다. 더불어 다음세대에게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가정예배를 바로 세우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우리는 침례교 정신의 핵심인 자발적 순종과 인격적 결단이 가정 안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부모 세대의 영적 권위가 실추된 시대일수록 자녀들이 자발적으로 신앙의 유산을 계승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이는 단순한 훈육이 아니라 부모의 삶을 통해 증명되는 신앙의 감화력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소외된 1인 가구와 해체된 가정들까지도 품을 수 있는 ‘확장된 가족’으로서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급변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1인 가구와 조손 가정 등 다양해진 가족 형태를 포용하기 위한 교회의 고민은 필수적이다. 전통적인 가족 정의에만 매몰되지 않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피 받아 한 몸 이룬 공동체적 ‘가정 신학’의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온라인 성경 공부나 AI를 활용한 개인별 신앙 코칭 시스템 등을 비롯해 함께 식사를 나누는 반찬 전달 사역이나 식사공동체 사역, 그리고 더 나아가 규칙적인 방문과 안부 확인을 통해 고독사를 예방하는 ‘영적 안전망’ 역할 수행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1인 가구 성도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언어와 문화의 문턱’을 낮추는 노력이 절실하다. 설교 중 빈번하게 사용되는 ‘가정’이라는 표현이 자칫 1인 가구에게 박탈감을 주지 않는지 점검하고, 교회 행사 기획 단계부터 1인 가구도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겉치레뿐인 카네이션 한 송이에 만족하기보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기도의 무릎을 맞대는 영적 연대가 이뤄지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