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어 간다. 한국교회는 평양대부훙 110년과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해를 보냈고, 사회적으로는 새로운 민주정부를 향한 기대로 가득 찼던 한해였다. 그저 날짜 하나 바뀐 것이지만 그래도 2017년은 기도와 희망으로 시작된 한해였다. 한해를 돌아보기 위해 지난 본보의 기사들을 돌아보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연금재단 설립에 관한 보도였다. 교단과 교회를 위해 일평생 헌신한 목회자들을 위한 열매가 연금이니만큼 많은 목회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현재 연금재단 설립은 순항 중에 있다. 연금위원장 유관재 목사에 따르면 10만10만 운동에 참여하겠다는 교회와 지방회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연금정착을 위해 8억 상당의 부동산도 기부될 정도로 많은 관심과 성원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돈 있는 곳에 항상 생겨나는 투명성 시비문제다. 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교단 가운데 잡음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연금재단은 쉽지 않은 문제다. 재단설립 뿐만 아니라 투명하고 건강한 재정 운용을 위한 로드맵도 함께 제시되기를 바란다. 교계로 눈을 돌리자면 과연 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이 맞는지
여자친구가 있었다. 정말 착하고 선한 사람이었지만 나는 비전을 위해 서울로 올라가길 원했고, 그 친구는 전라도를 벗어나길 꺼려했다. 물론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안타깝게도 우린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3년 후 왜 그랬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여수가 고향이었던 그 친구에게 “여수가면 함 볼까”라고 말했지만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아요”라는 답변을 들었다. 알고 보니 그때 그 친구는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었고 나는 이미 남의 아내가 될 사람에게 쓸데없는 연락을 던졌던 것이었다. 그냥 헤어졌을 때 ‘안녕’하고 깨끗하게 끝맺었으면 좋았으련만 내 인생의 흑역사가 한줄 더 생겨났다. 한교총과 한교연의 통합이 무산되고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됐다. 한교연은 한기연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입장문까지 발표하며 통합 결렬의 책임을 한교총에 돌렸다. 한기연으로 이름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자신들은 한국교회 하나됨을 위한 약속을 계속 지켜나가기 위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한기연이란 이름은 한교총과의 통합에서만 그 의의가 있어 한교연의 선택이 그다지 좋은 모양새는 아닌 듯하다. 입장문 말미에 ‘한기총의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새틀짜기’가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장·감·성·순·침’(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순복음 침례교) 교단 사상 처음으로 한지붕 아래 모여 가장 큰 한국교회 연합의 ‘새틀’을 짰다. 한교총은 지난 11월 29일 가진 상임회장단 회의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교연(한기연) 가입 교단들 가운데 소위 ‘7·7 정관’ 이전 가입 교단은 별도의 심사 없이 회원으로 받았다. 30개 주요 교단이 참여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지난 12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1회 총회를 열고 현직 총회장 중심으로 연합운동을 시작한다고 대내외에 선포했다. 이는 현직 교단장들이 리더십을 갖는 구조로, 교단 뜻과 상관없이 일부 인사에 의해 연합기관이 좌지우지되던 구태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1인 대표회장 체제’가 아닌 예장합동, 예장통합, 감리회, 기하성(여의도) 등 4인 공동 대표회장 체제를 도입해 한국교회 병폐로 지적돼온 금권선거를 원천부터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분석이다. 또한 핵심 사업으로 종교인 과세 시행에 따른 보완책 수립, 평창 동계올림픽 기독교 봉사단 운영, 동성애·동성혼 대응, 재해지역 구호 지원
기독교 신앙에서 죄인 된 우리에게 ‘용서’ 라는 말 보다 더 중요하고 절실하게 들리는 말이 있을까? 이 ‘용서’라는 말을 ‘죄 사함’이라는 말로 변환시키면 ‘칭의’와 ‘구원’과 직결되는 필요불가결한 조건이 되며, 모든 기독론의 근간이 될 정도로 신앙과 따로 생각할 수 없는 가슴을 따듯하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말이다.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계시는 어떤 시대 어떤 사건을 통해서든 하나님의 속성이 사랑이며, 이 하나님의 인격이 의(義)이신데도 불구하고 그 하나님의 활동의 최종적 결과가 용서임을 나타내셨고, 그 하나님의 용서의 극치를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증명 하셨다. 문학에서 ‘테네시 윌리암스’의 “올페”는 이 ‘용서’의 가치를 뼈져리게 실감하게 한 작품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레이디’는 비운의 여인으로 소개된다. 여주인공 ‘레이디’의 부친은 가난한 이태리인으로서 만돌린이라는 악기와 푸른색 옷을 입힌 원숭이를 데리고 어린 딸 ‘레이디’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미국 남부에 금주령(禁酒令)이 내리기 전까지 그의 아버지는 술집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원숭이의 재롱을 보여주며 술 취한 주객들로부터 동전을 구걸하는 남루한 악사로 삶을 연명
말을 타고 광야를 달리는 우리의 돈키호테….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처럼 풍차를 향해 달려라도 가고픈 심정이다. 시대는 저물어 가는데, 때는 마지막인데, 우리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무엇을 기다리는가? 바쁘게들 가고 있고 열심히들 하고는 있는데 목표는 잃어버린 사람들 같다. 고도를 기다리는 블라디미르와 계속해서 떠나자는 에스트라공처럼 신앙의 목표와 삶의 정체성에 혼란이 왔다. 사람은 불확실한 것을 싫어한다. 아니 두려워한다. 하여 미래에 대한 불확실은 더욱더 두려운 것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이건만, 믿는 자들조차도 믿음보다는 확실한 것을 추구한다. 그러다보니 성경말씀도 손에 잡히는 구절을 선호한다. 주님이 남기신 마지막 성경말씀이 요한계시록이다. 그러나 우리는 계시록조차도 문자적으로 해석하고 싶어 한다. 그 속에 나오는 수많은 비유나 상징도 문자적으로 보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 보이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게 인간이다. 하지만 요한계시록은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예외가 있긴 하지만. 결론부터 내리면 이렇다. 아마겟돈(Armageddon) 전쟁은 실제 전쟁이 아니다. 3차
‘낙태죄’ 폐지 청원이 20만 명을 넘어섰고 최근 청와대가 낙태죄 폐지와 관련해 임신중절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찬반 논쟁에 불을 지폈다.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라고 외치는 여성단체 회원들과 이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낙태 합법화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자, 교계가 큰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교회는 범 교단적 차원은 아니지만,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상임공동대표 함준수)는 지난 11월 7일 낙태죄 폐지 청원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달 28일에는 낙태죄 폐지 청원과 관련한 청와대 답변에 대해 ‘반생명적 관점을 담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 모자보건법이 낙태를 허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형법상의 낙태죄 처벌 조항은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유일한 법적 안전장치로 알려져 있다. 이 안전장치마저 제거하면 우리나라 법률의 어떤 조항에서도 태아의 생명권은 보호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낙태와 관련된 성경의 입장은 분명하다. 생명의 주관자는 하나님이기에 태아를 죽이는 낙태는 바로 ‘살인행위’다. 성경은 우리가 모태에서 잉태되기도 전에 하나님이 먼저 알고 우리를 선택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국교회에서 가장 큰 위기가 무엇이냐고 전문가들에게 질문하면 주저 없이 미래의 주역들이 부재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한다. 1990년대 정점을 찍으며 성장했던 교회학교가 2000년을 전후로 해서 계속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대도시 중심가나 주택 밀집지역에 있는 작은 교회들은 주일학교를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 학생들은 학원이나 가족과 함께 여가 보내기, 개인적인 취미 등의 이유로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다. 물론 불신자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자녀들 역시 대학 진학을 위해 신앙생활 보다는 학업을 핑계로 교회학교는 잠시 ‘개점휴업’을 해도 괜찮다고 보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냉혹한 현실 속에서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순복음 등 교단적 차원에서 다음 세대를 육성하고 다음 세대가 복음의 빛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대안들을 내놓고 있다. 우리 교단에서도 겨울이 되면 다음세대를 위한 프로그램들이 가동된다. 목회자자녀영어연수나, 목회자녀 영성캠프, 개 교회 또는 지방회 연합 부흥성회 등 다음세대를 키우고 다음세대에게 우리 미래의 교단을 맡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교단 인재 육성을 위해 신학교에서도 교단 소속교회 학생들이 신학교에 진
어릴 때 어머니는 항상 내가 아프면 “안 씻어서 그래!”라며 등짝에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리셨다. 그게 감기든 발목을 삐거나 넘어져 상처가 난 것이든 결론은 항상 안 씻어서였다. 외출할 일이 없을 때만 안 씻었는데…. 사실 지금은 웃고 넘기는 일이지만 그때의 나는 어머니의 의도대로 행하기엔 그리 효자가 아니었다. 지난 11월 15일, 진도 5.4 규모의 지진이 경북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경주 지진에 이어 대한민국 지진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총회 건물이 있는 여의도에서도 지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 이로 인해 한동대학교에서 건물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고 포항 지역에 크고 작은 피해들이 잇따라 발생했다. 11월 16일로 예정돼 있던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수험생의 안전을 위해 일주일 뒤로 연기될 만큼 지진의 여파는 굉장했다. 한국교회도 포항 지진의 충격이 꽤나 큰가보다. 지진 진원지와 매우 가까웠던 한동대에는 “동성애 옹호론자를 초청해 세미나를 열려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노하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어떤 목회자는 “종교계에 과세를 한다고 하니 포항에 지진이 났다”며 “어떻게 하나님의 교회에다 세금을 내라 하나”라고 말했다
경상북도 포항에서 지난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북 경주와 포항에서 1년여 간격으로 일어난 지진은 한반도가 더 이상은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얼마나 지진에 무방비 상태인지도 잘 보여줬다. 특히 지진 취약지역으로 꼽힌 포항조차도 건물의 내진 성능이 미흡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대한민국은 이제 지진이 어디에서라도 발생할 수 있으며 미리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더 큰 재난과 재앙을 맞을 수 있게 됐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포항지진은 2018 대입수능을 연기시켰다. 11월 16일 치러질 2018학년도 수능은 포항지진으로 1주일 연기됐고 이에 따라 수시·정시 등 대학입시 일정도 일제히 일주일 연기됐다.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상곤)는 지난 16일 수능 시행 연기에 따른 후속대책을 발 빠르게 발표했다. 교육부는 또한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 즉시 수능시험 비상대책본부장을 부총리로 격상해 대책회의를 갖고 있으며, 수능연기 결정 이후 국무총리 주재 긴급 관계장관회의와 교육부 수능시험비상대책본부 대책회의를 실시해 수능시행 연기
그리스도인 5만 명이 한 자리에 모인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연합기도회’가 느헤미야의 기도(느 1:4)를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지난 11월12일 열린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연합기도회’에서 주요 교계지도자들은 기도회 시작을 양각나팔을 부는 퍼포먼스로 시작했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는 이날 “우리 앞을 가로막는 ‘여리고성’은 반드시 무너진다”면서 “통일은 하나님의 능력과 방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눈물의 기도’란 주제로 설교한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는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성이 훼파되고 백성들이 능욕 당했다는 소식에 슬퍼하며 기도했다”면서 “자신과 민족의 죄를 회개하며 하나님께 기도해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고, 결국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특별히 “지금은 우리가 눈물로 주님께 기도드릴 때”라면서 “한국교회는 살아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핵과 전쟁의 위협에서 이 나라를 지키고 평화통일을 이뤄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였지만 연합기도회 참석자들의 메시지는 명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