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한국교회는 지난 한 해 동안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교회의 대면예배의 본연의 사역들이 제한을 받기 시작하면서 교회는 위기에 봉착했다. 더욱이 대면예배를 강행한 교회에 대해 사회적 불신이 커지면서 오늘날 교회는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오늘의 한국교회는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까? ‘바울, 교회에서 길을 찾다’의 저자인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 김선배) 안희열 교수(사진)는 한국교회가 1세기 신약교회의 정신과 신앙을 회복해야 함을 강조한다.
안희열 교수는 한국침신대 선교학 교수로 한국 침례교회의 뿌리인 말콤 C. 펜윅 선교사에 대한 역사적 연구와 초대교회와 세계의 선교적 흐름을 분석하고 연구해 온 신학자이다. 다수의 선교적 저서들과 최근 코로나시대 가운데 한국교회가 바울의 영성을 담고 있는 1세기 신약교회에 주목하며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
안 교수는 “초대교회는 좋은 예배당 시설 중심의 교회가 아닌 가정에서 시작했던 교회였기에 건물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교회였으며 이 교회가 로마 전역으로 뻗어나가며 결국 로마 제국을 무너뜨리고 선교적 교회를 세워나갔다”면서 “이 책은 1세기 신약교회의 정신이 왜 회당의 회원이었던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과 개종자들이 회당으로부터 빠져나와 초대교회로 등록하게 되었는지, 1세기 신약교회의 정신이 무엇이기에 이방인의 마음을 끌 수 있었는지, 브리스가와 아굴라, 빌레몬, 뵈뵈와 같은 중류층 평신도 리더들이 보여준 희생과 헌신, 섬김은 초대교회 확장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되었는지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저자가 주목한 1세기 신약교회의 모습은 전통적인 유대인 회당과는 거리가 먼 공동체였음을 강조한다. 먼저 유대인의 율법과 의식들은 스스로 깰 수 없는 불문율이었지만 신약교회는 이를 과감히 깨고 교회의 문화를 새롭게 바꿨다. 특히 회당에서는 토라 중심, 남성 중심의 말씀 연구가 있었지만, 신약교회는 주의 만찬식(애찬식)과 말씀 중심의 모임이기에 보다 열린 대화가 있었고, 집주인의 섬김과 희생, 나눔의 삶은 이교도들의 마음을 끄는데 충분했다.
또 하나의 주목했던 부분은 이방인과는 다른 생활이 전염병 창궐에 따른 치사율을 줄일 수 있었다. 로마제국의 사치와 향락은 수많은 역사서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1세기 신약교회는 교회 중심의 공동체로 강한 네트워크를 형성했기에 이방인과는 확실하게 구별된 삶을 살았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전염병이 창궐했던 1~3세기를 살펴보면 전체 인구의 25~30%가 전염병에 사망하는 높은 치사율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이 중 초대교회 교인들의 사망 비율이 1/3수준이었던 것은 생활 방역에 있어서 모범적이었음을 저자는 부연했다.
저자는 “당시 향락 문화가 로마시민들의 삶이었기 때문에 오락을 즐기기 위해 수만 명이 모이는 원형경기장이나 이들이 자주 찾았던 혼탕 목욕탕은 바이러스 전파의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줬다”면서 “반면 초대교회 교인들은 철저하게 말씀 앞에 살았던 이들로 이런 곳은 철저히 벗어나 교회 공동체 중심의 삶을 살았기에 전염병 확산이 적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자는 특히 전염병이 창궐했던 시기에 당시 교회들의 모습에 주목하며 한국교회가 기억해야 하는 부분도 이 책에 언급했다. 그 해답은 바로 성경적인 말씀 선포와 나눔, 구제, 섬김을 실천했으며 순교적 삶을 살았다는 사실이다.
안 교수는 “한국교회가 지금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 할지라도 1세기 신약교회의 정신을 찾아내어 이를 실천해 옮길 때 한국교회가 다시 회복의 길로 들어서리라 확신한다”면서 “1세기에 세워진 여러 교회들과 그 속에서 묵묵하게 생명을 걸고 헌신했던 수많은 평신도 지도자와 목회자들의 삶을 통해 정체된 신앙이 아닌 살아서 역동하는 신앙의 참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저자는 한국침신대 선교학 교수로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 한국침신대 세계선교훈려원 원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교회 선교 사역에 지평을 열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교회를 살리는 21세기 글로벌 선교’ ‘시대를 앞서 간 선교사 말콤 펜윅’ ‘세계선교역사 다이제스트100’ ‘선교와 문화’ ‘다문화시대에 다시 보는 한국침례교회’ 등이 있다.
이송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