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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잃었지만 교단의 협력으로 다시 일어난다’

<화마가 삼킨 동해안산불 피해 현장으로>

 

아침부터 흐린 날씨에 비도 오기 시작했다. 충북을 지나 태백산맥을 넘기 시작하면서 비는 차츰 눈으로 바뀌기 시작하더니 금강송 지역 부분에서는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울진이라는 푯말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매캐한 탄 냄새와 함께 시꺼멓게 그을린 나무와 산등성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200여 시간 동안 태백산맥과 가옥들을 집어 삼킨 산불은 이제 눈과 비를 맞으며 소멸해갔다.


지난 3월 18일 우리교단 제1부총회장 김인환 목사(함께하는)와 총회 총무 김일엽 목사, 위기관리위원회 위원장 구자춘 목사(신광)와 서기 가순권 목사(도마동)는 울진산돌교회(이학규 목사)를 방문하고 산불 피해를 입은 교회 목회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피해 지역을 다녀왔다.


울진과 죽변 지역 곳곳에는 산불 피해로 초목이 태워져 검은 그을음이 짙게 남아 있으며 피해를 입은 가옥들은 지붕이 주저 앉거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집터만 남아 있었다. 겉으로는 온전해 보이는 집도 집 내부는 불길에 완전히 녹아 내렸다.


읍면 도시 경계선에 있는 수목들도 대부분은 산불 피해를 입었다. 만약 진화활동이 미진했다면 산을 뒤덮은 산불은 도시들을 덮칠 수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었다. 


이학규 목사는 “교회 앞까지 불길이 치솟으면서 교회 뒤편 도로까지 화염의 열기를 느낄 정도였다”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교회도 피난 준비를 하고 불길과 싸우는 소방관들을 위해 식사를 제공하며 섬겼다. 산불로 통신시설과 전기까지 불타면서 성도들의 피해상황을 나중에 확인하고 성도들 가정을 챙기는 것이 최우선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제1부총회장 김인환 목사는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총회와 교회가 어떻게 지원해야 할 지 심사숙고해야 할 때”라며 “교회들이 나서서 피해지역의 가정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줄 수 있는 물질적인 후원과 심리적인 고통을 치유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아무것도 없이 몸만 빠져 나온 상황에서 의식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숙환 목사가 시무하는 죽변교회도 산불 피해의 영향아래 놓여 있었다. 면 소재지로는 불길이 오지 않았지만 죽변면 주변 지역의 피해는 상당했다. 화재 진압을 위해 급파된 소방대원과 공무원들을 섬기고 피해를 입은 가정을 위로하고 임시 거처를 확인하고 교회 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고 목사는 “여기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 상황이었다. 낮에는 연기 때문에 밤에는 불길의 불빛 때문에 모두가 불안과 공포의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조금씩 불길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한시름 놓았다”면서 “하지만 산불 피해를 입은 성도와 함께 집을 방문했을 때, 그저 하염없이 무너져 내린 집만 보며 망연자실해 있는 모습에 내 마음도 무너져 내렸다. 앞으로 상당기간 피해를 복구하고 집을 다시 지어야 할 텐데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현재 정부가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가옥 피해 보상은 완전 전소시에는 1500여 만원을, 절반만 소실될 경우 약 700~800여 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집을 잃은 가정에 한해서는 6~7평의 임시 컨테이너 숙소를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한다. 임시 숙소에 기거하는 동안 피해 복구와 재건 등을 진행해야 한다. 


이학규 목사는 “정부의 피해 보상은 미비하기에 대부분 민간 차원의 지원으로 복구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하지만 피해를 입은 가정은 가옥피해와 농작물 피해 등 다양한 형태로 피해를 입어 이를 제대로 복구하고 재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앞으로 꽤 오랜 시간 동안 복구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산불 피해 지역을 둘러볼 구자춘 위기관리위원장은 “생각 이상으로 광범위한 산불 피해가 일어나 안타깝게 여겨지며 현재 추가적인 피해가 있는지 확인 중에 있다”면서 “총회와 위기관리위원회가 향후 어떻게 울진 삼척 산불 피해 지역을 돕는 일에 힘을 모으겠다”고 전했다.


성류교회 주순희 목사는 “전소가 됐던 반파가 됐던 피해를 입은 성도의 가정은 더 이상 그곳에서 살 수 없기에 다시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교단 차원에서 실질적인 지원이 마련되어 하루 속히 산불 피해 지역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총회 총무 김일엽 목사는 “총회와 위기관리위원회가 함께 산불 발생 초기부터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교단 소속 교회들의 어려움이 없는지 확인하면서 피해 가정을 돕는 일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재해재난 발생시 총회와 위기관리위원회가 신속하게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물질적인 지원과 함께 체계적이며 조직적인 구호활동 등의 세부적인 지원 대책도 마련해 피해지역에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총회는 동해안(울진, 삼척) 산불 피해 이재민을 위한 구호헌금을 모금하고 있으며 42개 교회 및 개인, 2개 지방회가 동참했다.

울진=이송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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