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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실,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발표

한국교회 신뢰도 21% 부정적 이미지 쇄신 시급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지난 2월 16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2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발표회’를 가졌다.


기윤실의 한국교회 신뢰도 여론조사는 2008년부터 시작해 이번이 7차 조사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조사가 이뤄졌다.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는 ±3.1% p이다.


응답자 4분의 3, 한국교회와 목회자 불신 
먼저 한국교회를 신뢰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신뢰한다는 21%, 신뢰하지 않는다는 74%로 지난 6차 조사인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신뢰도가 10.8% 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차 조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실시한 조사로 7차 조사와 비교했을 시 코로나19와 관련한 한국교회의 대응이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7차 조사에서 무종교인의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10.6%였으며 기독교인은 60.2%로 나타났다. 기윤실은 응답자를 특성별로 봤을 때 기독교를 제외한 모든 종교에서 긍정적인 인식보다 부정적인 인식이 높았고 이념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의 응답자(41.1%)가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진보적인 성향의 응답자(11.8%)일수록 낮았다고 밝혔다.


한편, 타 기관에서 지난 2022년 4월에 조사한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에서 동일한 문항에 대한 답은 18%였다. 기윤실은 이에 대해 2022년 당시 코로나19 확산과 한국교회와의 관련성이 잠잠해지면서 신뢰도가 소폭 반등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목회자의 말과 행동에 대한 신뢰도는 긍정이 20.8%, 부정이 74.6%로 전반적인 기독교의 신뢰도와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자 가운데 20.7%가 부정적이라고 답을 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자 전체가 목회자를 신뢰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념 성향을 놓고 봤을 경우 보수(36%)에 가까울수록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의 경우 13.7%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대한 신뢰도 조사는 긍정이 20.6%, 부정이 75.2%로 나타났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한국교회의 신뢰도 및 목회자의 신뢰도와 유사한 수치이며 기독교인들조차 41.7%는 기독교인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모든 종교 신뢰도 하락
종교별 비교 인식에서 가장 신뢰하는 종교는 가톨릭(21.4%)이 1위를 했으며 기독교는 16.5%, 불교는 15.7%를 기록했다. 


없다거나 무응답의 경우 42.6%로 지난 6차 조사에서 20.7%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2배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으며 모든 종교의 신뢰도는 매 회차 조사 때마다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친근감이 있는 종교에 대한 질문에 불교가 23.2%로 가장 높았고 가톨릭이 19.9%, 기독교가 19.6%로 나타났다. 무종교인이 밝힌 응답의 경우 불교가 20.4%, 가톨릭이 16.6%, 기독교가 4.2%로 2위 가톨릭과 기독교의 격차가 매우 컸다. 반면 보수적인 응답자(32.7%)의 경우 기독교에 가장 높은 친근감을 보였다. 가장 호감 가는 종교의 경우 가톨릭이 24.7%, 불교가 23.4%, 기독교는 16.2% 순으로 응답했다.


기독교 사회봉사 이미지, 지난 조사보다 15.1% p 하락
종교의 사회적 활동에 관한 종교별 비교 인식에서 양적인 측면으로 사회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종교의 경우 기독교는 20.6%로 지난 6차 조사에서 35.7%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15.1% p가량 하락했다. 
기윤실 측은 “지난 3년 사이에 기독교의 사회봉사가 줄었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사람들이 이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그것에 대해 별로 인정하지 않는 결과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사회에 가장 도움이 되는 사회 봉사 활동을 하는 종교에 대한 물음에 가톨릭이 26.7%, 기독교가 19.8%, 불교가 9.8%를 기록했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40대(25.3%)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응답자(30.3%)들은 기독교가 가장 도움이 된다고 꼽았고, 반면 무종교인들은 가톨릭(25.5%)이 가장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기독교와 불교는 8%대로 비슷했다.


한국사회에 가장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종교에 대한 물음에 가톨릭이 26.4%로 가장 높았고 기독교(15.7%)와 불교(15.1%)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무종교인의 경우 가톨릭(23.6%)이 가장 높았고, 불교가 14.9%, 기독교는 5.1%로 나타났다.

 


 

한국교회 비판 수용 준비, 5명 중 4명이 ‘부정적’
한국교회의 비판수용 준비 정도는 부정이 80%로 5명 중 4명은 아직 교회가 바깥의 비판을 수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느꼈다. 기독교인들조차도 과반수 이상(55.3%)이 한국교회가 교회 밖의 비판에 대해 수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국교회의 사회 기여도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인 응답이 70.8%로 나타났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보수적인 성향일수록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남성(73.3%)과 진보 성향의 응답자(85.3%)가 기독교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가 얼마나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속성별로 묻는 질문은 취약계층 구제 및 복지 증진(38.2%)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했다. 반면 부패 방지(13.3%)와 사회 통합(15.3%), 남북 화해(16.1%)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내렸다. 한국교회의 미래 사회 기여도에 대한 전망에 대해 응답자의 69.6%가 부정적인 응답을, 25.2%가 긍정적인 응답을 내놨다.


사회 공동의 이익과 종교적 신념이 충돌했을 때 한국교회는 어떤 것을 추구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0%가 교회의 교리를, 23.6%는 사회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윤실은 “이 점이 기독교를 이기적인 종교, 혹은 사회와 동떨어진 종교라고 생각하는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해석했다.

 


 

“교회이기주의 개선해야”
한국교회의 신뢰도 회복을 위한 개선 과제에 대한 물음에 교회 이기주의가 34.2%로 가장 높았고 교회 지도자의 삶(19.6%)과 불투명한 재정 사용(17.9%), 타 종교에 대한 태도(17.3%)가 뒤를 이었다. 교인들의 삶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7.6%로 가장 낮았다. 특이한 점은 무종교인의 경우 교회 이기주의(39%)를 1순위로 꼽았고, 기독교 신자들은 교회 지도자들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는 응답이 32.1%로 가장 높았다. 사회적 활동에 대한 물음은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이 55.8%로 압도적인 결과를 보였다. 


목회자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은 윤리와 도덕성이 26%로 가장 많았고, 사회 공동의 이익보다 교회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태도가 20.9%, 물질 추구 성향이 15.9%, 정치적 발언 및 정치 집회 참여가 12.8%를 기록했다. 기독교인의 개선점은 나만 옳다는 자세가 23.7%, 이기적인 태도가 21.5%, 정직하지 못한 언행이 18.8%, 지나친 정치적 편향성이 18.2%로 나타났다. 목회자와 기독교인의 개선점에 대한 응답에서 모든 항목이 대동소이한 것으로 나타나 신뢰도 회복을 위해 개선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회의 정치참여, 부정적 여론 압도적
한국교회와 목사의 정치적 참여에 대한 의견은 반대가 83.2%, 찬성이 13.2%로 나타나 국민들 대다수가 교회와 목회자의 정치참여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응답했다. 응답자 특성별 분류를 보면 나이가 많을수록, 그리고 이념 성향이 진보적일수록 반대하는 비율이 높았다. 종교인의 경우 70%가 반대한다고 응답했으며 무종교인은 반대가 90.2%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목회자의 정치적 참여 허용 정도에 대한 물음에 개인적인 자리나 모임, 혹은 자기 SNS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은 22.5%가 문제없다고 답했으며 이 밖에 신자 혹은 교인과의 자리나 모임에서의 정치적 발언(13%), 목회자가 유튜브나 팟캐스트에서 하는 정치적 발언(13.4%), 설교·예배 혹은 공식적인 모임에서의 정치적 발언(10.2%), 목회자나 개인 혹은 집단적으로 기자회견을 하거나 성명서 발표(11.7%), 목회자가 정치적 집회나 활동에 참여(11.3%) 등이 대동소이했다. 대부분 20% 이하만 목회자의 정치적 발언이나 참여가 문제없다고 답해 목회자가 정치에 관여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질문은 거부감 있다가 69.2%, 거부감 없다가 26.7%를 기록했다. 대통령을 비롯한 특정 정치인을 초청한 기도회에 대한 생각은 78%가 부정적으로, 15.1%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기독교인 국회의원의 인지율은 85.4%가 모른다고 응답했고 기독교인 국회의원이 기독교의 가르침대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68.2%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종교별 정치적 이념 이미지는 39.7%가 기독교를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22.4%는 중도, 23%는 진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은 진보(36%)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고, 불교는 중도(42.5%)라는 응답이 많았다.


“교회의 공공성 회복에 집중해야”
조사결과 발표를 맡은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는 “한국 교회가 사회에서 공적인 종교단체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상당히 이기적이거나 배려하지 않는 형태로 보이는 것이 굉장히 아픈 현실”이라고 평가하며 교회의 공공성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악화된 한국교회의 신뢰도에 대해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신자들이나 목회자들이 나름 최선을 다해서 신앙생활을 하고 목회를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조사와 같은 이런 결과를 의도해서 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짧은 시간에 굉장한 양적 성장을 했다, 다만 내부의 어떠한 성찰적인 구조가 없었기 때문에 윤리·도덕성에서도 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고,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개인의 성찰도 중요하지만 좀 더 이 문제들을 구조화해서 제도적으로 점검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교회와 정치의 균형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종교는 정치나 이익 집단화를 초월해야 하는데 목회자들조차도 정치 이념에 굴복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종교의 가장 중요한 것은 초월성이다. 현실의 정치 이념이나 신념을 초월해서 신앙의 눈과 관점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점검이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

 


 

“부정적 이슈 없애야 신뢰도 회복 전환”
다음으로 지앤컴리서치 김진양 부대표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에 대해 발제했다. 
김진양 부대표는 기윤실이 3년마다 진행하는 여론조사와 함께 2021년 1월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의뢰로 지앤컴리서치가 조사한 설문과 2022년 4월 목회자 모임인 사귐과섬김 코디연구소와 국민일보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온라인 게시글 및 댓글을 대상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한 내용을 근거로 발제를 시작했다.


2020년에 발표한 기윤실의 6차 설문조사에서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31.8%였고, 1년 후인 2021년 1월은 20.9%를 기록해 1년만에 10.8% p 급락했다. 이러한 감소추세는 2022년 4월 조사에서 둔화되긴 했지만 18.1%를 기록하며 최저점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번 기윤실의 7차 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21%로 약간이긴 하지만 하락세를 멈추고 다시 상승했다.


김 부대표는 한국교회의 이미지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21개의 이미지 항목을 주고 국민들에게 각각의 이미지에 가장 적합한 종교를 응답하게 한 후 분석했을 때 기독교는 배타적인, 세속적인, 물질적인, 이기적인, 위선적인 이미지로 특정됐다.


31.8%의 신뢰도를 기록한 2020년 당시 한국교회의 이슈는 코로나19가 가장 컸고 그 다음이 신천지였으며 전광훈과 목회자 강력범죄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친 신천지가 일반국민들에게 교회의 일부로 여겨졌기 때문에 교회를 향한 부정적인 이슈로 작용했고 전광훈 이슈는 반대자와 옹호자 모두 민감하게 반응하는 폭발성이 있는 항목이었다. 2021년은 입양아 학대와 목회자 강력범죄, 방역수칙 위반, 코로나19 집단감염 등의 이슈로 여전히 부정적인 키워드들이 한국교회를 잠식했다. 2022년은 긍정적인 이슈가 등장했다. 전쟁과 참사에 대응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이 바로 그것으로 김 부대표는 “교회가 사회적, 세계적으로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 활동 이슈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대표는 2022년도 4월에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반등하게 된 이유에 대해 부정적인 이슈 중에 새로운 이슈가 없었고 앞서 언급한 긍정적인 이슈가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며 “당연한 이야기지만 교회가 신뢰도를 계속 유지하거나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새로운 부정적인 이슈가 없어야 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교회가 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지만 그러한 여러 활동 가운데 사회가 정말 필요로 하는 욕구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부대표는 신천지와 같은 이단이 교회라는 이름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정통교회와 이단교회를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단이 사회적으로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 일반인들이 직접적으로 공감할 만한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영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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