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리나라도 코로나 엔데믹을 선언했다. 정부는 오는 6월 1일 대부분의 방역조치를 권고로 전환한다고 밝혀 사실상 코로나 엔데믹의 시작을 알렸다. 이는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3년 4개월 만이다.
정부는 “3년 4개월 만에 일상을 회복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며 이를 위해 헌신한 의료진과 보건당국, 관련업계 종사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방역조치는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되고 코로나 의무 격리는 7일에서 5일로, 마스크 착용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 감역취약시설 보호는 종사자 선제검사 권고로 전환하고 취식도 허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코로나로부터 전 국민이 해방된 것이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는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엔데믹을 선언한 것은 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과 감염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으며 현재 의료체계로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본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역조치 등급제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일상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처절한 조처였다. 긴급생활지원, 자영업자지원, 세제혜택, 임대료 인하 등 코로나 극복을 위해 전 국민이 서로 고통을 분담하며 노력해 온 결과이기도 하다.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 여파는 우리 경제를 흔들고 있지만 우리 모두는 이번 엔데믹 소식으로 다시 한 번 희망을 가질수 있게 됐다.
지난 3년 4개월의 시간은 한국교회에도 대혼란과 격변의 시기였다. 코로나 19를 예방하고 집단감염 사태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는 사회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일부는 방역당국의 지시를 무시하며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기도 했다.
전면적인 대면 예배의 제한으로 온라인 비대면 예배와 사역들이 보편화됐다. 물론 이같은 비대면 모임도 일부 교회는 적용할 수 없어 여러 문제들을 낳기도 했다. 방역지침에 따른 비대면 사역은 교회 사역에 적잖은 변혁을 일으켰다. 교회의 소중함, 예배 사역의 중요함을 더 많이 깨닫는 시간이었으나 더욱더 익명성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편의 위주의 신앙생활로 점점 종교인화 돼 가는 양상을 낳기도 했다.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교회사역이 회복되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제 예배와 사역, 나눔과 교제, 헌신 등의 사역들이 다시 회복되고 교회가 활력을 찾기를 바란다.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교회는 교회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부여받았다. 그리고 미래 한국교회의 청사진을 그리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위기 극복은 또 다른 성장과 성숙의 시작일 것이다. 대면 중심의 사역에서 비대면 온라인 사역까지 확대되며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목양 사역이 주목받고 있다. 교회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교회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사역은 교회가 전통적인 사역에 머물지 않고 성도와 불신자들의 향해 문턱을 낮추고 열려 있는 교회가 돼야 함을 보여준 일례이다.
아무쪼록, 엔데믹 이후, 다시 복음으로 무장된 교회가 됐으면 한다. 또 코로나의 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 끝까지 인내해 주 안에서 승리하며 회복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