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침례교단이 꼭 기억해야 날 중에 하나가 바로 일제강점기 일제의 탄압으로 교단이 해체되고 모든 교회가 폐쇄된 1944년 5월 10일이다. 특별히 올해는 신사참배를 거부해 수난을 당한지 80년이 되는 해이다.
당시 침례교단의 전신인 동아기독교는 원산을 중심으로 한강 이남에는 강경과 공주, 문경 등지에서 교회를 세우고 복음의 발자취를 걸어갔으며 북방으로는 연해주와 북만주에 교회를 세우고 수많은 자비량 순회 선교사들이 희생과 헌신이 이뤄졌다.
교회가 없는 지역에 교회를 세우고 복음 외에는 어떠한 것도 전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믿음의 선진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일제 강점기의 탄압과 회유 속에서도 꿋꿋하게 복음을 지켜 나갔다. 그렇기에 신사참배와 궁성요배는 침례교인으로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정치적인 사안이었으며 타 교단과는 달리 하나님이 이 땅의 주인임을 당당하게 말하며 일제와 맞서왔다.
그렇기에 교단이 폐쇄되고 교회의 재산이 몰수되는 수모를 겪으며 교단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체포되고 구금되며 또한 순교하는 일은 일제에 항거한 본으로 삼아 마땅할 것이다.
2023년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수난을 당한 침례교 32인의 뜻을 책으로 펴내고 이들의 후손에게 공로패를 수여하며 현 총회 건물에 이들을 기념하는 동판을 제작하는 등 과거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진행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개교회에서 신사참배거부를 기념하고 이를 기억하는 목소리는 요원하다.
5월이라는 사역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교단적 차원에서 신사참배 거부에 대한 메시지나 설교문 발표, 사례발표 등이 끊임없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135년의 교단 역사를 신학교에서 배우는 것으로만 멈추지 않고 성도들에게도 자랑스럽게 항거와 수난의 역사를 가르치고 깨우쳐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교단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목회자들과 신학교 역사신학 교원, 신사참배를 거부한 선진들의 후손들과 함께 자랑스러운 침례교의 역사를 함께 익히고 역사의 소용돌이에 있었던 현장들을 방문하는 프로그램들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순교한 고 전치규 목사에 대한 순교자 추서도 교단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이 일에 계속 홍보해 주기를 바란다. 이것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숙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113차 총회도 5월 10일 신사참배거부기념 예배를 드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기념예배를 드리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의 다음세대에게 초기 침례교회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수난과 고난을 당했던 교단의 역사를 바로 알려주는 일이 교단이 감당해야 할 중요한 임무이자 사역이라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교단이 해체일로부터 8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복음적이며 성경적인 교단으로 민족과 이웃을 향한 복음의 사명을 감당해 오고 있다. 아무튼, 우리는 자랑스러운 침례교회의 역사를 가슴에 품으며 교단의 역사성을 이어가고, 신사참배를 거부한 침례교단의 뜻을 바로 되새겨 믿음의 선진들처럼 신앙생활에서도 솔선수범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