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지 75일 만에 대전은포교회 이욥 목사가 80대 총회장으로 선출되며 교단 총회 안정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11월 25일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 피영민)에서 열린 114차 임시총회는 임시총회 소집 역대 최다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 의장단 선거와 임시총회 주요 안건 등을 처리했다.
이번 임시총회는 지난 한 회기동안 법적 논쟁과 법적 갈등의 연속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 교단이 새로운 총회장을 선출하고 회복의 길을 모색하게 된 시간이었다. 우리는 신임 총회장으로 당선된 이욥 목사에게는 진심 어린 축하와 박수를 보내며 함께 선의의 경쟁으로 함께 했던 기호 1번 조성완 목사에게도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자 한다.
침례교 공동체는 이제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하고 치유하며 회복하는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갈등과 상처는 분열의 길로 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요소이다. 교단의 잃어버린 시간을 화합과 섬김으로 보답하겠다는 이욥 신임 총회장의 의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임시총회에 모인 대의원들도 이와 같은 기대감으로 총회 지도자를 선택했으리라고 믿는다. 여전히 많은 대의원들이 교단 내 갈등의 불씨가 존재하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씨를 협력으로 협동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숙제를 이욥 목사에게 안겨준 것에 우리는 믿고 신뢰하며 앞으로 교단이 다시는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기를 기대한다.
114차 임시총회에서 대의원들은 학교법인 한국침례신학원을 비롯해 유지재단, 은혜재단, 각 기관 이사, 위원회 위원, 대외협력기관 이사 등의 파송을 신임 집행부에 위임해줬다. 그만큼 114차 집행부가 철저한 인물 검증과 적재적소에 필요한 이사와 임원, 위원들을 파송해주기를 바란다. 특히 학교법인 한국침례신학원 이사는 현재 임기가 만료된 상황으로 긴급처리권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기에 하루 속히 이사 파송을 마무리 짓고 위기의 신학교를 살릴 수 있는 소방수를 긴급하게 투입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미 114차 회기가 2개월 가까이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사업을 마련하고 실천하기보다는 교단내 상황을 재점검하고 다시 한 번 ‘신뢰받는 총회’ ‘희망을 주는 총회’가 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경쟁관계에 있던 이들 중 교단을 위해 헌신하며 함께 할 수 있는 이들을 영입하며 경쟁을 넘어 협력의 방안을 모색하는 114차 회기로 시작하기를 바란다. 갈등의 치유는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전제조건을 철저하게 나 자신을 희생하고 낮추는 길이다. 신임 총회장은 이러한 대의를 생각하며 침례교회가 다시 한국교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교회를 꿈꿨으면 한다. 지난 날의 아픔과 상처는 바로 이때를 위한 것으로 겸허히 교단의 미래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과거의 실수와 과오를 다시 들추고 재론하기보다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임시총회에 모인 수많은 대의원들의 소망은 교단의 안정화이며 교단의 정상화였다는 사실을 114차 신임집행부들이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할 내용이다.
아무쪼록, 침례교단이 앞으로 과거의 과오를 답습하는 교단이 아닌 과거의 잘못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회개하며 화합의 총회, 협력의 총회, 희망의 총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