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희 총무는 지난 한 해 희로애락을 온 몸으로 체험했다. 2018년 12월 우리교단 총무 조원희 목사에 대해 사법부는 임원회효력정지가처분과 업무방해금지가처분 등의 직무정지 관련된 판결에서 조원희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108차 총회 임원회가 지난 10월 11일 조원희 총무에 대해 한 총무 직무정지결의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또한 제108차 총회가 조 총무를 상대로 제기한 업무방해금지가처분에 대해서도 “108차 총회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이 사건 결의에 의해 총무의 직무권한이 정지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로써 조원희 총무는 12월 18일 교단 총무로 복귀했다. 조 총무는 그 동안의 총회 행정에 대해 업무파악에 힘쓰면서 총회사업에 대해 108차 임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본보는 교단 안팎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조원희 총무를 만나 독자들이 궁금할만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201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침례교회 공동체에게 새해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침례교 가족 여러분에게 이렇게 새해 인사를 드릴 수 있음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난 한 해 총회를 위해 협력해주시고 헌신해주신 교회들과 침례교 가족 여러분에게도 크신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기를 원합니다. 2019년에는 모든 교회가 복음의 지경이 넓어지고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순간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교회와 가정에 하나님의 임재, 하나님의 평강, 은혜의 역사를 소망합니다. 아울러 부족한 저를 이해해 주셨던 그 사랑을 제 마음속에 깊이 품으며 언제라도 사역의 현장에서 여러분을 위로하고 격려할 것입니다. 새해는 하나님께서 모든 교회와 함께 새 역사, 새 일들이 이뤄지는 해가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님께 전심으로 기도하며 간구해야 합니다. 저는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우리 교단을 통해 일하시리라 확신하며 나 자신을 드릴 것입니다.”
◇ 108차 회기 초기에 직무가 정지된 이후 최근 직무에 복귀하셨습니다. 현재까지 총회 행정 업무와 그동안 총무님의 입장이나 상황에 대해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총회 규약과 원칙들을 끊임없이 말해왔습니다. 108차 회기에서도 총회 의장단과 집행부와 함께 대립이나 갈등이 아닌 협력과 화합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총회 임원회를 통해 직무 정지를 결의했음을 통보받고 총회와 총회 행정에 불편함을 끼쳐 드린 것이 사실입니다.
어쨌든 동역자들의 마음에 불편함을 드린 일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무엇보다 목회자이자 교단 행정을 책임지는 총무입니다. 그렇기에 제 개인적인 의견이나 어떤 정치 논리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라 대의원들의 결의와 뜻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을 우선해 왔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108차 회기에서도 갈등과 다툼보다는 화합하고 협력하고 동역하기를 부탁했지만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나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이런 일로 총회 재정이 헛되이 쓰이고 원칙이나 총회 규약보다는 외부의 압력이나 진영논리 등으로 총회 질서가 무너진 것은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하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특히 총회 규약 8조 1항과 관련 총회비 납부와 총회를 위해 앞으로 2년 동안 특별 협동비를 납부한 자에 한해서 공직에 취임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이 있습니다. 이 규약에 부합해 총회 임원과 이사들을 선출해야 함에도 이번 집행부는 이 문제를 자신들의 논리로 합리화 시켜 총회 규약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총회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저로선 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돼 진정으로 교단을 위해 헌신된 종들이 일할 수 있는 총회가 될 수 있도록 직무를 감당해 나갈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허락하신 사명은 총회를 건강하게 세우고 침례교 가족들이 새 힘을 얻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대의원들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반영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 총회 업무 정상화를 위해 현 총회 집행부와의 소통과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현재로선 108차 회기 초기에 직무 정지로 업무파악이 쉽지 않으시겠지만 이번 집행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계획하고 있으십니까.
=“총회 임원회는 정기총회를 통해 결의된 사항들을 세부적으로 논의하고 정기총회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상황에 대해 대의원들의 뜻을 위임받아 총회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교단 대의원들이라면 누구나 알 것입니다. 그렇기에 대의원들의 뜻을 위임받은 총회 집행부는 모든 결정과 결의를 문서로 남겨야 하고 또한 이해관계 속에서 통보하고 집행해야 합니다.
현재 108차 임원회는 6차례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업무에 복귀하고 확인해본 결과, 총회 행정국에 총회 임원회 회의록이 단 한 건도 접수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는 총회 임원회가 사업을 추진하고 결의를 했다하더라도 규정과 절차에 의해 회의록을 남겨야 하고 이를 보관해서 총회 행정을 통해 처리해 나가야 하는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잘못을 범한 것입니다. 회의록의 근거 없이 총회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결코 있어선 안되는 일입니다. 하루 속히 총회 임원회 회의록이 접수되고 이에 따라 절차대로 규약대로 총회 사업이 진행되기를 소망합니다.
모든 공적인 사업과 사역은 구두가 아닌 문서로 일을 파악하고 진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총회 스스로 그 원칙을 무시하며 일을 추진해 나가는 것은 향후 큰 문제가 될 수 있기에 하루 속히 총회 임원회 회의록이 총회 행정국에 접수돼 총회 사업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현재 총회장님과 총회 집행부에게도 의견을 전달한 상태입니다. 총회가 더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임원들이 목회자의 마음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 2019년은 우리교단 펜윅 선교 130주년을 맞이합니다. 이는 우리교단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사적으로 뜻깊은 해입니다. 펜윅 독립 선교사의 사역이 원산에서 시작했기에 북방선교와 남북한 관계에서 우리교단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별히 펜윅 선교 130주년을 맞아 북한 원산에 상징적인 의미로 총회차원서 방문할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한국교회가 삼일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려고 합니다. 이에 대한 교단 차원의 준비나 계획이 있으신지.
=“현재까지 우리 총회가 펜윅선교 130주년을 준비하는 사안에 대해 파악 중에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총회 여러 의견들을 종합해서 최대한 빨리 펜윅 선교 130주년 행사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이 사업은 교단이 하나되는 행사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대원칙입니다. 과거 우리는 교단 100주년 기념대회와 침례교세계연맹 세계대회를 치른 경험이 있습니다. 그 힘을 이번 펜윅 선교 130주년 대회가 계승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어떤 하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한국 침례교회의 130년 역사를 되돌아보고 진정으로 한국교회에 자랑스러운 교단으로 세워질 수 있는 동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총회만 아니라 각 기관, 지방회, 개교회가 하나되어 교단의 역사와 영성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교단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교단 성장에 원동력을 발굴하며 앞으로 한국 침례교회가 이 땅의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것이 바로 펜윅 선교 130주년 행사의 기본 취지가 돼야 할 것입니다.
삼일운동 100주년 행사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에서 준비하고 기획하고 있으며 저도 교단 대표로 참석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교단은 일제 강점기 수많은 탄압을 받으며 교단이 폐쇄되고 재산이 몰수되며 수많은 교단 지도자들이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렇기에 이 땅의 독립을 외쳤던 선진들의 뜻을 깊이 새기고 역사적으로 이 일을 기념할 수 있도록 진행할 것입니다.”
◇ 올 한해는 총회와 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총회와 기관에 대한 총무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우리교단이 복음으로 돌아가 복음의 능력을 힘입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며 함께 기도하고 침례교회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나가는 일들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타교단과 달리 큰 교회, 대형교회가 중심이 아닌 복음적인 교회, 생명력 있는 교회, 복음의 본질을 목숨으로 지키는 교회를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 사명을 위해 총회만 아니라 각 기관들도 최선을 다해 연합하며 일해 왔습니다.
우리교단은 개교회나 개인이 아니라 협동선교를 통해 교단이 자립하고 성장해 왔습니다. 구체적인 교단 현안에 대해 기관들이 앞장서서 일해 왔던 것입니다. 총회 집행부는 기관과 개교회, 지방회를 지시하고 감독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들이 기관 본연의 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협력하는 것입니다. 교단에 보람되는 일들이 이뤄지기를 소망합니다. 행사를 위해, 누군가의 치적을 위해 후원하고 섬기는 것이 아니라 침례교회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후원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현 목회자들이 건강하게 목회할 수 있도록 위로하고 격려하며 힘을 불어넣어줘야 합니다.
교단의 다음 세대들이 자랑스러운 침례교회를 유산으로 물려받을 수 있도록 다음세대를 세워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일에 우리교단이 정체된 교단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세울 수 있는 교단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데 총무로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일례로 침신대 교과과정의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교단이 건의하며 함께 해 왔는데 이제야 그 의견이 반영된다는 소식을 듣고 감사했습니다.
주님의 사명은 화려하고 거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뜻이 제대로 바르게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 길에 총무의 직임을 다하는 순간까지 열심을 다해 섬길 것입니다.”
◇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직무정지에서 복귀한 이후 제게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말은 총회 행정 책임자로서 소신껏 일하라는 권면이었습니다. 그 말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지금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총회는 진영논리의 대상이 아닙니다. 개교회와 지방회, 기관, 총회가 협력하고 협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다양한 의견들을 청취하며 이를 성경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섬기고 봉사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교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섬기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우리가 정한 규약과 원칙을 바로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교단을 위해 헌신의 본을 보여주시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총회를 위해 동역자 한 사람, 한 사람 감동시키고 에너지를 부여하는 일에 제 사명을 다할 것입니다.
항상 기도하는 것이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교단을 가족과 같이 섬기고 사랑하겠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침례교회의 희망과 꿈을 전하는 일로 여러분을 찾아뵐 것입니다. 이를 위해 더욱더 기도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대담=조원희 총무, 최치영 편집국장
정리·사진=이송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