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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화음으로 마음을 녹인 ‘가림어울림음악회’

임천교회 양찬호 목사 기획…품격 높은 향연

 

다소 쌀쌀한 가을바람이 부는 11월 6일 저녁, 충남 부여 임천면 3.1 만세장터에는 특별한 바람이 불었다. 시골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악기들의 향연이 이뤄지는 곳, 바로 임천 가림 어울림 음악회(추진위원장 양찬호 목사, 임천교회)이다.

 

올해로 4회째인 이번 행사는 지난 11월 6일 오후 버스킹을 시작으로 저녁 음악회 7일 시낭송회와 버스킹, 저녁 음악회를 이틀간 진행했다.

 

오쿨팬(오카리나, 우쿠렐라, 팬플룻) 앙상블을 비롯해 색소폰 연주, 재즈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지역 주민에게 신선한 멜로디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역축제나 마을잔치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클래식과 재즈, 트로트, 국악, CCM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가 여러 악기를 통해 울려 퍼졌다.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로 음악회가 취소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올해는 봄 행사를 가을로 연기하며 코로나 상황을 대비하고 지역주민에게 음악을 통해 이뤄지는 위로와 기쁨을 어울림 음악회로 어우러져 만들어 내고 있었다.

 

양찬호 목사가 2010년 부임할 당시 임천교회의 상황은 교회의 분쟁과 갈등으로 지역에서 교회의 이미지는 추락하고 성도들은 떠나가면서 교회는 위기를 맞았다. 우선 교회적으로 목회적 돌봄과 섬김이 가장 필요했던 순간이었다면서 “성도를 품는 목회가 쉽지 않았지만 성도들을 보듬으면서 또한 진정으로 섬기며 어느 정도 교회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임 이후 4~5년이 지나면서 교회의 이미지는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지역에서는 부정적이며 냉소적인 반응은 여전했다.

 

교회 전도팀이 와서 가가호호 전도하고, 초청행사를 했지만 교회의 문턱은 여전히 지역주민들에게 높은 벽이었다. 결국 양찬호 목사는 사람들이 교회에 오기를 기다리기보다 자신이 직접 찾아갈수 있는 길을 찾게 됐고 그것은 바로 음악이라고 확신했다.

 

 

양 목사는 “악기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음악회를 기획했고 꼭 목회자가 말씀을 전한다는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것 자체가 시대가 요구하는 복음이라는 생각으로 나누고 섬기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교회가 좋지 않은 이미지로 낙인이 찍혀 있었지만 음악회를 통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었으며 지역을 섬길 수 있는 소중한 사역으로 자리 매김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처음은 정말 어렵고 힘들었지만 한 회, 한 회를 거듭할수록 돕는 손길도 늘어나고, 지역주민들도 이제는 기대하며 기다리는 행사가 됐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작은 농어촌교회임에도 이런 행사를 기획하고 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목회자의 열린 생각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역을 섬기고 헌신할 수 있는 음악회,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이며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양찬호 목사는 부여군에 재정 지원을 요청해 2회와 4회 음악회는 부여군의 지원을 받기도 했으며 지속적으로 부여군이 지원하기로 했다.

 

이같은 결실은 양찬호 목사의 자비량 헌신과 임천교회 성도들의 헌신, 그리고 지인들의 개별적인 후원으로 지역사회를 섬긴다는 순수한 취지에 함께 동참한 것이며 지역을 사랑하고 품으면서 지역 사회가 교회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가림 어울림 음악회가 교회에게 새로운 비전을 품으며, 지역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며 지역사회에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부여는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 군 중심의 행사이며 면 소재지는 전통행사 외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문화혜택의 사각지대이다.

 

특히 임천면에는 ‘사랑나무’라는 특별한 나무가 있어 외부에서 적잖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사랑나무’를 보기 위해 반드시 임천면 소재지를 경유해야 하는데 이런 문화행사가 있다면 임천의 또 다른 특색으로 지역을 홍보하고 지역 상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임천교회는 매주 금요일 버스킹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매주 소규모의 공연을 준비(소규모 공연장, 음향시설)해 3.1만세장터를 활성화할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교회가 지역사회에 젖어 들어 함께 살길을 고민하고 제시하는, 함께 나아가는 같은 공동체 의식을 갖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양찬호 목사는 가림 어울림 음악회가 지역 섬김을 넘어 복음의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지역을 대표하는 행사로, 특별히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역 주민을 위로하고 격려 하며 지역상권을 살리는 문화 콘텐츠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음악회를 시작하기 전 양찬호 목사가 전한 메시지가 아직 내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다. 그는 지역사회를 생각하며 지역사회를 품고자 고민하는 목회자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기를 소망하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교회가 존재하는 것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일인데, 그것은 말이 아닌 교회와 목회자가 성도 자체가 복음이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보여주는 것이 바로 복음이라고 생각한다. 임천교회가 하나님과 지역을 연결시키는 교두보의 사명을 비로소 감당하며 지역에서 빛을 비추는 등대의 역할로 하나님 아버지의 집으로 오게 하는 항구가 되고 싶다. 매일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임을 몸소 보여주고 실천, 행동할 때, 그것에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놀라운 기적이 여러분의 오늘과 함께 할 것이다.”

임천=이송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