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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감사합니다

교정선교이야기-2
최만준 목사
천안서머나교회

작년 가을, 모르는 번호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로는 전혀 누군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순간, “누구십니까? 글쎄요. 죄송한데요, 목소리로는 잘 모르겠는데요?”이내 자신의 이름을 대며 “저 OO예요, OO이라구요!” 깜짝 놀랐다.이름을 말하니 누군지 바로 알 수 있었다. OO교도소에서 만났던 문제 수용자였다. 


이 형제는 무기징역을 받고 무려 18년 이상을 복역하고 출소해 나를 찾으려 백방 노력을 했다고 한다. 통화 후, 그날 오후 꼭 만나고 싶다며 내친 김에 서울에서 단숨에 달려왔다. 손에는 마음이 담긴 선물을 들고 교회 마당에서부터 달려오는 것을 보았고, 순간 서로 얼싸안고 포옹을 하며 진한 형제애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서로 지난 시절을 이야기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비록 담 안에서 교도관과 수용자의 신분으로 만났지만 너무나도 행복하고 보람된 순간이었다. 그 당시에는 이 형제가 얼마나 문제를 많이 일으키고 교도관들을 힘들게 했는지 수용자들도 이름만 대면 다 알 정도였다.


그랬던 그가 나를 찾아온 것이다. 그것도 목사가 되어 찾아 왔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는 귀를 의심하게 됐고 ‘어떻게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많은 교도관들 조차도 꺼려 했던 자신을 사랑으로 끝까지 믿어주고 힘이 되어준 나에게 은인이라고 이야기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해줬다. 나를 통해 복음을 듣고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품으며 출소 후, 정식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모 교단의 목회자가 되어 과거 자신처럼 교도소에서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교정선교 사역에 헌신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줬다.


이것은 주님의 크신 사랑 외에는 그 어느 것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귀한 열매라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제는 교도관과 수용자라는 신분이 아닌 동역자로서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감사의 조건이라고 믿으며 오늘도 주님의 마음을 가지고 교정선교에 최선을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