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기사를 써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실은 내용에 거짓이 없는가이다. 물론 오보를 내는 경우가 아예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일어난 결과이지 의도를 가지고 거짓 내용을 보도한 적은 없다. 기사에 거짓이 포함됐다고 한다면 해당 기사 뿐만 아니라 과거는 물론 향후 작성하는 모든 기사의 신빙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 즉 기자로서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최대한 제대로 된 사실만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 16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2023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응답자의 4분의 3은 한국교회와 목회자에 대에 불신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목회자의 말과 행동에 대한 신뢰도는 부정적 의견이 74.6%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결과의 바탕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아래 한국교회의 모습이 크게 작용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그동안 쌓아왔던 목회자들의 말과 행동이 가랑비에 옷 젖듯 지금의 사태를 불러온 것이다. 목회자들의 앞과 뒤가 다른 행동, 사석이 아닌 강단에서 설파하는 개인의 정치 이념, 성경 이외의 것에 전문가임을 자처하며 잘못된 정보를 전파하는 행위, 그리고 오늘 이야기하고자하는 목회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거짓말 등이 계속 쌓이고 쌓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성경에서 거짓말은 마귀의 특징 중에 하나로 간주한다. 마귀를 ‘거짓말하는 자이며 거짓의 아비이고 살인자’라고 칭한다(요 8:44). 이밖에도 겉과 속이 다른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인 모습 곧 두 마음을 가지는 것(시 12:2)과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 전에 가졌던 옛 사람의 부패한 모습(골 3:1~11)이라 말한다.
성경은 이처럼 거짓말하는 자는 그 입이 막힐 것이며(시 63:11), 결국 자기 자신도 속아 넘어가게 되고(잠 26:28), 망하게 된다(잠 19:9; 사 44:25)고 경고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거짓의 아비 사탄이 세상 마지막 날 불못에 던져질 때 함께 지옥불에 들어가게 되고(계 21:8), 결코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하며 새 예루살렘 성에는 들어가지 못한다고 경고한다(계 21:27).
교단 안에서도 부도덕스럽고 탐욕스러움이 충만한 인물들이 정치 목사들로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존경받아야 할 교단 중진들이 리더가 되기보다 왕초가 돼 자신을 추종하게 만들어 수하들을 거느리고 마치 자신의 말이 진리인 것처럼 거짓을 만들어 내는 온상으로 전락한다면 교단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이러한 일들이 자정없이 계속 반복된다면 교단의 수치요, 불명예이자 정직하게 살아가는 교단 목회자들의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어찌보면 목회자는 언어를 통해 자신의 소명을 이어 나가는 직업이다. 그런데 그 입이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그저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살아가는 필부와 다를 바가 무엇이겠는가. 목회자들의 거짓말 뿐만이 아닌 그 기저에 깔린 욕심을 지적해야 한다. 개인, 혹은 자신이 속한 그룹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복음을 위해 목숨을 거는 목회자로 살아가시기를 부탁드린다. 그 누구도 목사 안수를 받을 때 서서 받는 사람은 없다. 무릎을 꿇고 받거나 아예 엎드려서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반 성도가 침례를 받고 본격적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때도 마찬가지이지만 목사로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이제 자기 자신은 없는 것이다.
부디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고 했던 바울의 고백이 모든 목회자들의 입과 행동에서 실천되고 거짓을 멀리하시기를 원한다.
범영수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