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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차 정기총회를 지켜보며

114차 정기총회에게 참석해 우리 총회가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답답한 마음에 몇 자 적어본다. 필자는 목사안수 40년차로 1984년 총회에서 목사인준을 받고 침례교 목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지금까지 목회를 하면서 총회도 성실히 참석했는데 소송이 이어지면서 총회가 어려움에 처하고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있는 현실을 보게 됐다.


2024년 한 해는 침례교 총회로서는 최악의 한 해였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총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직무정지 가처분으로 업무를 수행 할 수 없게 됐고 부총회장도 직무정지가 되어 총무가 직무대행으로 한 해를 이끌어오면서 총회가 원할하게 돌아가지 못했다.


114차 총회를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총회장 후보등록 공고를 냈고 두 분의 후보가 등록이 됐다는 문자안내와 침례신문에 보도도 나왔는데 총회가 임박해서 선관위는 후보 두 사람에게 결격사유가 있어 자진사퇴를 권고했는데 듣지 않아서 후보등록 취소를 통보했다는 문자 안내를 보냈다.


선거관리위원이 여러 명인데 허수아비도 아니고 규약도 보지 않고 자격유무를 심사하지 않고 후보등록을 받은 것은 아닐 텐데 왜 총회를 코 앞에 두고 번복을 했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총회를 며칠 앞두고 후보들은 세상 법정에 소송을 해서 한 사람은 후보자격이 있고 한 사람은 자격이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고 했다.


이런 어이없는 통보를 받고 총회에 참석하는 대의원들은 총회장 후보는 단일 후보로 투표를 하게 될지 총회에서 어떤 변수가 있을지 걱정하는 마음으로 1400여명이 총회에 참석했다.


1년간 총회가 파행으로 운영된 탓인지 총회장소가 강원도 정선으로 5~6시간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먼 곳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목사님들이 관심을 가지고 총회에 참석했다.  


총회 순서가운데 어려운 가운데도 해외선교사로 파송되신 분들과 교회를 개척한 목회자들을 위로 격려하며 기도해주는 시간은 은혜로웠고 부스헌금을 탈북인들을 돌보는 선교단체에 전액 후원하는 것은 참 보기 좋았다.  


그러나 총회장 총무를 선출하는 투표 순서가 되자 선관위원장이 회의를 진행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회순대로 진행하지 않고 총무 선거를 먼저하고 총회장 선거를 뒤에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의견을 물으며 토론을 유도하여 총회 때마다 말 잘하는 사람이라 해야 할지 말이 많은 사람이라 해야 할지 모르지만 그분들이 공방을 벌이며 투표시간이 많이 지연되어 답답했다.


결국은 회순대로 총회장 선거부터 했는데 예전 같으면 단일 후보일 경우 박수로 추대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법적 소송을 방지하기 위해 단일 후보라도 찬반 투표로 1차 2/3를 득표하지 못하면 2차에서 반대보다 찬성이 많으면 당선되는 것으로 총회장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개표결과는 1차에서 반대가 찬성보다 훨씬 더 많이 나와서 후보는 2차 투표를 하지 않겠다며 사퇴하므로 유사이래로 총회에서 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데는 후보의 책임도 있지만 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이 크다 할 것이다. 선거관리위원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절반이 도중에 사표를 냈는데 사표처리도 보선도 되지 않았고 후보 검증도 부실하여 총회를 혼란에 빠지게 했다.


단일후보였던 총무만 재신임을 얻어 선출되고 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임원도 구성하지 못하고 총회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임시총회를 소집해야하는 비상상황이 됐다. 절차상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옳은지 모르지만 비상상황인 만큼 비상상황에 맞게 선관위를 새로 구성하고 임시총회에서 선출할 총회장 후보를 등록받아 임시총회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정치(政治, politics)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이라고 한다.


총회정치는 총회를 다스리는 일 총회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총회에 소속된 목회자들의 목회 환경을 개선하고 상호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총회질서를 바로잡고 총회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후진적이고 비민주적인 집단이 국회이고 정치인들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우리나라 정치가 상호간의 이해를 조정하고 질서를 바로 잡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서로 편 갈라 비난하고 욕하고 헐뜯고 거짓말하고 고소하며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르는 모습들을 보여 인격이 안 됐다고 욕했는데 총회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게 되니 정치는 세상 정치나 총회 정치나 도긴 개긴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강단에서 회개, 용서 관용을 선포하는 목사들이 정치를 하게 되면 잘못을 해도 사과할 줄 모르고 이긴 자는 진자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자신의 억울함을 소송으로 해결하려고 하다 보니 서로 비난하면서 총회가 이지경이 됐다.


갈등을 조정해줄 어른이 없었는지 권고해도 듣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답답하고 타 교단 목사님들의 질문에 답하기도 부끄럽다.  


우리는 모범을 보여야 할 목사들이다. 서로를 배려하고 잘못이 있으면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관용과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총회정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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