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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성경이 우리에게 오기까지(18)

조선의 “새빛” 선교사들

존 로스가 관아의 추적을 피해 안식년을 앞당겨 본국으로 귀국했다고 해서, 한글 성경의 번역이 멈추게 된 것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존 로스와 함께 한글 번역에 참여했던 또 다른 인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매킨 타이어 선교사였다. 매킨 타이어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에든버러의 장로교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1871년에 중국 선교사로 파송되어 존 로스와 동역하게 됐다.  


한편 1872년 중국으로 올 때 존 로스 선교사는 아내는 임신 중이었고, 존 로스의 아내는 오랜 여정과 당시 중국의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됐다. 이런 안타까운 사정으로 아내 스튜어드는 아들(드러먼드)을 출산한 후 세상을 떠나게 됐다. 


가정의 큰 위기를 만났지만, 존 로스는 선교를 포기하지 않았고, 홀로 아이를 양육하며 사역을 감당했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빠의 상황을 안쓰럽게 여기던 넷째 동생 캐서린은, 오빠와 조카를 돕기 위해 스코틀랜드에서 중국으로 오게 됐다. 


기록을 보면, 존 로스가 여동생 캐서린에게 먼저 도움을 요청했다. 아무리 조카라지만, 미혼의 몸으로 영국에서 먼 타국까지 와서 아이를 본다는 것이 지금으로서도 쉬운 일이 아닌데, 과거 19세기에는 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캐서린은 많은 고민을 했지만, 오빠의 간곡한 부탁을 받아들여 중국에 오게 됐다. 그만큼 캐서린의 마음과 헌신이 대단한 것이다. 인생의 모든 것에는 우연은 없다. 선교를 통해 복음의 꽃도 피어나지만, 사랑의 꽃도 피어난다. 매킨 타이어와 존 로스가 동역하다 보니, 매킨 타이어가 존 로스의 집에 방문하는 일이 잦았고, 매킨 타이어와 캐서린은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매킨 타이어는 캐서린의 헌신적인 모습에 감동하여 호감을 갖게 됐고, 캐서린 역시 매킨 타이어의 사역 열정에 매료됐다. 결국 둘은 연인으로 이어졌고, 결혼하게 됐으며 존 로스와 매킨 타이어는 매부, 처남 간이 됐다.


매킨 타이어와 캐서린이 결혼할 당시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상황이었다. 본국에서처럼 제대로 된 결혼식을 치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둘은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동료 선교사들의 축복 속에 간소한 결혼식을 진행했다.
여기서 크리스마스트리의 기원이 언제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참고로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에 근거해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닌, ‘크리스마스트리’라고 해야 한다. 크리스마스트리의 기원은 1419년 독일의 프라이부르크의 성령원에 장식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한편으로는 1605년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서 시작됐다는 설도 있다. 이렇게 크리스마스트리의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크게 3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다. 


첫째, 미신설이다. ‘고대 이집트’와 ‘로마제국’에서는 동지 때마다 집에, 상록 침엽수(사철 내내 잎이 푸르고 바늘처럼 뾰족한 나무 ‘전나무, 소나무, 구상나무’)의 나뭇가지에 여러 장식을 걸어놓고 악귀와 병마를 내쫓는 미신이 행해졌다. 왜냐하면 고대 문화 속에서, ‘동지(24절기 중 22절기)’는 태양신이 힘을 다시 회복되기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태양신이 겨울에는 힘이 약해지지만, 그 힘을 회복하는 시기가 동지이기 때문에, 사계절 내내 푸른색을 유지하는 상록 침엽수가 태양신과 같다고 하여, 집에 걸어놓고 악귀와 병마를 쫓아내는 용도로 사용했다.


둘째, 보니파티우스 주교설이다. 그는 8세기 영국 출신으로 게르만족에게 기독교를 전파했던 사람인데, 당시 게르만족은 해마다 숲속의 성스러운 전나무에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야만적인 행위를 했었다. 이런 야만적인 행위를 멈추기 위해, 보니파티우스는 도끼로 성스러운 전나무를 베어버렸다. 베어진 전나무를 보자마자, 사람들은 놀랐고 전나무의 정령이 재앙을 내릴 것이라고 두려워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났는데도, 재앙은커녕, 전나무의 그루터기에 싹만 날 뿐이었다. 그제야 자신들의 무지를 깨닫고, 감복한 사람들은 전나무를 둘러싸고 감사를 드리게 되었으며, 이때부터 전나무 그루터기에 모여 장식물을 매달고, 제사를 드리는 또 다른 괴상한 관습이 생겼다.


셋째, 마르틴 루터설이다. 16세기 독일의 종교 개혁자인 루터는 크리스마스 전날 저녁에 숲속을 산책하고 있었다. 루터는 평소 어둡던 숲이 등불을 켜놓은 듯이 환하게 빛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영롱한 달빛이 소복하게 눈이 쌓인 전나무 위를 비춰서 주변을 환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본 루터는 순간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인간은 전나무와도 같구나! 한 개인은 어둠 속의 초라한 나무와도 같지만 예수님의 빛을 받으면 주변에 아름다운 빛을 비출 수 있는 존재다.’ 루터는 이것을 재현하고자 전나무 한 그루를 베어서 집으로 가져왔고, 리본과 등불을 걸어 장식했다. 이후 루터의 집에 장식된 전나무를 보고, 그리고 루터의 깨달음을 듣게 된 주변 기독교인들은 해마다 너도나도 성탄절에 전나무를 꾸미는 유행이 시작됐다고 한다. 


트리에 대한 3가지 설 중에 어떤 것이 가장 합당한 것 같은가? 이 중에서 가장 설득력이 있고 역사적으로도 근거가 되는 것은 세 번째인 ‘루터설’이다. 그러니깐 ‘크리스마스트리’의 기원인 나라가 어디냐고 말할 때는 주저 없이 독일이다. 이후 크리스마스트리는 독일에서 영국 등 각 유럽으로 전파됐고, 19세기 초 미국 펜실베이니아 지방에 이주한 독일인들에 의해 트리 문화가 전달됐으며, 이 문화는 곧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조선 후기에 미국 개신교 선교사들에 의해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는 문화가 형성됐다.


루터설의 관점으로 보면, 크리스마스트리에 촛불(지금은 화재위험으로 하지 않음)이나 전구를 장식하는 것은 예수님의 빛을 상징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크리스마스 전구 장식은,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빛을 장식하는 것이다. 


왜 예수님이 빛으로 오셨다고 할까? 성경에서는 우리의 현실을 ‘어둠’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시107:10을 보면, “사람이 흑암과 사망의 그늘에 앉았다”고 한다. 그러면 여기서 구출될 길은 무엇인가? 바로 “빛”이다. 빛이 있어야 어둠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 어둠을 없애기 위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이다. 


요1:9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따라서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예수님의 빛을 주변에 밝히어 우리 가정과 사회에 어둠을 몰아내는 우리 침례교단이 되기를 바란다.

백정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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