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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기도를 담은 음악: 슈베르트 피아노 즉흥곡

<최현숙 교수의 문화 나누기>

최현숙 교수
침신대 피아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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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어느새 절반이 다 지나가고 또 한 달이 훌쩍 지나가려고 한다. 시간이 야속하리만큼 빠르다고, 세월이 속절없이 지나간다며 아쉬워하기도 아깝다. 이렇듯 우리들의 시간은 제한적이고 끝을 향해 가고 있음을 깨달을 때 마다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가를 상기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하는 것보다 망각하기가 더 쉬운 참 고약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잠깐 지나가는 나그네길이 인생이란 말을 수없이 되뇌이면서도 깨어있는 순간마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그렇게 갖게 된 것을 더 움켜쥐기 위해 온갖 억지를 부리는 때가 얼마나 많은가?


주위를 돌아보고 또 나를 돌아보면 더 많이 가지려고, 그렇게 쟁취한 기득권을 더 오래 유지하려는 욕망의 늪에서 헤어나오기란 그리 쉽지 않은 모양이다. 머리로는 다 알면서도 아는 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에는 아둔하리만큼 더디고 힘드니 말이다. 더 심각한 것은 나는 되지만 남은 안된다는 식의 사고, 한번 내 것이면 영원히 내 것이라는 억지가 우리 사회를, 또 우리가 속해 있는 공동체를 멍들게 하고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적절한 때 놓을 줄도 알고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할 줄도 알고 남의 성취와 성공을 정당한 노력의 대가라고 동의해주고 칭찬해 줄 줄도 아는 여유가 진정한 성숙함의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이 성숙함은 퍽이나 어렵고 힘든 과제인지 우리는 여전히 어린 아이들처럼 떼쓰고 갈등하고 반목하기를 거듭한다.


사랑하기도 모자라는 시간을 보다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는 지혜를 구하는 기도가 절실한 여름이라는 생각을 하며 이 여름에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음악을 찾아보다가 문득 슈베르트(Franz Schubert, 1797~1828)의 피아노 작품인 즉흥곡 중 한 곡을 다시 꺼내 들어보았다.


슈베르트는 가곡의 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600여곡이 넘는 가곡을 작곡한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그러나 슈베르트가 그리 길지 않은 생애 동안 가곡 뿐 아니라 상당수의 피아노곡을 작곡한 기악 작곡가라는 생각은 그다지 많이 하지 않는다. 실제로 슈베르트는 21곡의 피아노 소나타 외에도 주옥 같은 피아노 작품들을 만들었다.


그 중에서 즉흥곡이라는 형식으로 묶은 8곡의 피아노 음악은 슈베르트의 깊은 내면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라도 하듯 우열을 가릴 수 없이 하나 같이 빛나는 명곡들이다. 그 중에서 작품 90번의 3번은 복잡하고 힘든 삶의 여정을 지나면서 드리는 기도와 같은 음악이다.


가곡과 같은 빼어난 선율선은 물론 그 선율을 받쳐주는 세심한 반주역할을 하는 음들까지 무엇하나 버릴 것 없이 조화롭다. 조용하고 차분한 일상의 진술이면서 또 때로는 고통을 이겨내는 격정적인 몸부림까지 진솔하게 담아내는 듯한 이 음악의 결말은 순종하고 순응하는 평화로움이기에 더 인상적인 음악이다. 그저 담담하고 순조롭게 도달한 평화로움이 아니기에 더 설득력있게 가슴을 울리며 다가온다.


불협화음의 불편함, 넓은 영역의 무게감, 그리고 항변하는 듯한 풍랑의 시간을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맞게되는 평화로움이기에 더 절실하고 고귀하다. 우리의 삶도 그럴 것이다. 순풍에 돛 단듯 안락하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어려움과 같등 속에서 발견하는 진정한 평안을 만났을때 참 행복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남의 삶을 부러워할 이유도, 질투할 이유도 없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아 그분의 섭리대로 주어진 삶을 산다는 믿음의 눈으로 나의 현실과 상황을 보면 이해못 할 것도, 받아들이지 못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모든 일을 나의 생각만이 절대 진리라고 여기며 자신만의 기준과 잣대로 제단하고 판단한 결과로 일어나는 많은 갈등을 아주 쉽게 정의를 위한 투쟁이라고 당위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누구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우리 모두가 이런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냉정하게 돌아볼 여백의 시간이 필요한 여름이다.


공백의 시간 속에서 발견하는 나, 그 진공의 순간 속에서 마음이 비워지고 그 비워진 마음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채워지는 여름이면 좋겠다. 그렇게 비워진 마음의 여백을 살짝 비집고 들어와 그윽한 선율로 채워주는 슈베르트의 음악은 더 아름다울 것이다. 이 더운 여름에 우리들의 마음을 청량하게 식혀주는 슈베르트의 선율과 함께 말간 마음의 기도를 하나님께 드려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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