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가정과 학교 등에서 따뜻한 정을 확인할 수 있는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기념일을 통해서라도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가정과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은 급속한 산업화와 이기주의 때문인지 어느 시점부터인가 가족의 대화가 단절되고 끈끈한 유대도 사라져 가고 있으며 부모, 스승에 대한 존경심도 예전 같지 못하다. 아이들을 학대하고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고, 또한 우리 주변에서 무관심과 냉대로 소외되어, 홀로 사는 독고노인의 문제는 앞으로 우리 모두가 짊어지고 나가야할 문제로 자리 잡게 됐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가정, 학교, 우리 이웃의 따뜻한 정을 복원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개인 이기주의적 생각을 버리고, 사회의 구성원, 공동체 의식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에 격려하고 믿음을 주고, 학교에서는 제자를 사랑으로 다스리고 스승에게는 존경심을 보여야 하며, 더욱 우리 이웃 외롭고 쓸쓸하게 소외된 독고노인들을 비롯하여 소년 소녀가장 등 불우한 이웃을 살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우리 주변을 사랑하며 가정의 달 5월에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모두의 행복을 도모하는 것이고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의 고결한 의무일 것이다. 이러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먼저 청소년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청소년의 생활과 의식변화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이중 2013년 청소년들의 “아픔과 고통”은 무엇인지 먼저 알아보는 것이 이들을 이해하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통계가 있지만 그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중심에서 살피면 이렇다. 청소년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 등 가족과 대화하기를 싫어하고 ‘나 홀로 있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10명 중 7명(71.1%)은 가족과 평소 자주 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족과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답한 청소년도 4.5%나 됐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초등학생의 경우 3.9%가 가족과 거의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중학생은 3.2%, 일반계 고등학교는 6.2%, 실업계 고등학교는 6.0%로 학년이 높아질수록 증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학교 성적을 비관하고 동료 학생들의 집단 따돌림으로 인해 안타까운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계속되고 있다.
청소년 (13~24세)의 11.2%가 지난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로는 13~19세의 청소년은 성적과 진학문제(39.2%), 가정불화(16,9%)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20~25세의 청년은 자살 충동의 원인으로 경제적 어려움(27.6%)과 직장문제(18.7%) 등으로 조사됐다. 학교생활과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때 심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살 충동의 원인으로 외로움과 고독이라고 답한 청소년도 14.1%나 됐다.
곁에 누군가 있기를 원하지만 정작 가족도, 친구도 멀리 있기만 하고 현실은 자신을 옥죄고 있는 상황을 보여 준다. 또한 서울에서 한 고교생이 학교 무단결석을 나무라는 어머니를 둔기로 살해했다. 순간의 화를 이기지 못해 벌인 일이라지만 참으로 잔인한 심성이다. 어버이날이 다가 오는데 가정의 달 5월에 접어들자마자 이런 소식은 우울하기만 하다.
가정사와 관련된 기념일이 집중돼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이 줄지어 있다. 서로의 소중한 정과 도리를 고양시키고 되새겨보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사업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가정의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 부부 사이에, 부모와 자식 간에 이해심이 옅어지고 갈등이 커진 탓이다.
예부터 가정의 화목은 가정생활의 핵심이자 사회생활의 근본이 돼왔다.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가족 간에 불화가 생기고 반목하게 된다. 5월은 가족구성원 서로가 자주 소통하고 진정으로 이해하며 사랑하는 달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