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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딱 한 번 물린 개에게도 또 물린다

하늘붓 가는대로-134


 

내 나이 10세 때인가 보다. 큰 개 한 마리를 키우는 증외갓집에 자주 다녔다. 물론 그때는 매어놓지 않고 풀어놓고 개를 키우는 때였다. 그런데 나는 이 개를 무서워했다. 그 개만 보면 그 자리에 부동자세로 섰다. 어느 날 이놈의 개는 나에게 덤벼들어 나의 종아리를 물어 제켰다. 피가 났다. 나는 공포와 아픔에 질려 울었다. 외숙모라는 아줌마가 담담하게 말한다. “괜찮다. 우리 개는 착하다.” 착하긴 뭘 착해. 이미 나를 물어 제켰는데. 종아리에 피가 나는데. 외숙모라는 아줌마는 그냥 개를 저리 가라고 워리워리 하고는 나에게 와서 된장을 발라 주면서 괜찮을 것이라 할 뿐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그 개에 그 외숙모 아주머니구나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였다. 동네 또래 아이들과 함께 그 집을 지나가노라면 이놈의 고약스러운 개는 달려와서 그 많은 아이들 중에 굳이 나를 지목하여 짖어 재기고 그리고 또 물어 재긴다. 환난의 순간이었다. 이러기를 몇 차례 겪었다. 10대 아이인 내 마음 속에는 복수심이 생겼다. 두고 보라. 이 세상의 모든 개들은 나의 적이다.

 

그땐 집에서 키우던 개를 아무 생각 없이 요리해 먹는 것이 세풍(世風)이었다. 사돈이 오는 등 귀빈이 오면으레 집개를 반상에 올린다. 나는 생각했다. 저놈의 개들을 요리하는 음식은 모조리 먹어치운다. 어릴 때부터 나는 보신탕의 마니아가 됐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유럽에 갔을 때 한국인은 개를 잡아먹는 것이 혐오스럽지 않느냐고 따지자 그때 대통령의 말씀이 명언이었다. “, 그렇소. 그러나 우리나라는 식용개와 애완견이 다릅니다. 우리는 식용개를 즐겨 먹소.” 음식으로 말하면 우리 한국인의 혐오음식으로는 고양이고기, 원숭이고기, 박쥐고기, 쥐고기, 심지어 말고기까지 포함된다.

 

지금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요지는 음식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성경 교훈이야기다. 이놈의 외갓집 개는 제 놈이 한 번 나를 물어 재겼고 나는 피를 흘렸고 공포에 떠는 나를 즐기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 가운데 나만 골라 짖어 재키고 물고 했다. 나는 어린 나이에 철학적 신학이 나왔다. “딱 한 번 물린 개에게는 또 물린다.” 인생살이에 딱 한 번(one time, once)이란 사건은 평생을 간다. 아담 하와가 딱 한 번 선악과 따 먹은 결과가 오늘까지 내려오지 않는가? 개는 물어본사람만 문다.

 

아예 한 번도 안 물렸더라면 형편은 달라졌을 것이다. 우리는 딱 한 번만 하고 악한 일에 손대지만 그때부터 연속이다. 딱 한 번 깨어진 정조는 계속 깨어지게 된다. 여성은 딱 한 번만이라고 말하면서 덤비는 남성을 절대 조심해야 한다. 온 세상에 인간이란 작자가 인간과 친교하지 못하고 거리마다 집마다 개하고 살고 있는 판에 지금 보신탕이야기하면 시대에 떨어진 노인이라 하지만 그것은 나의 개인의 아픈 역사를 몰라주는 말이리라.

 

파리 다리가 여섯 개이지만 그 중 한 다리가 끈끈이 종이에 붙는 날에는 꼼짝 못하고 죽어간다. 한 지체의 한 번의 오작(誤作)은 전신(全身)의 마비로 간다. 개에게는 단 한 번이라도 물리지 말고 살자. 개 앞에는 언제나 쇠몽둥이를 지니고 살자. 마귀사탄 앞에는 말씀의 검을 지녀야 한다.

 

권혁봉 목사

한우리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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