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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고플 때와 성인이 되는 일

류유림

여기까지 뭘 먹고 살아왔을까 뭘 먹었다면 많이도 먹었을 텐데 아직도 배가 고픈 이유는 뭘까
공식적인 세끼 빼고 이런저런 야식이나 참까지 더하면 정말 양이 만만찮을 텐데 또 배가 고프다니 낮과 밤 같은 것일까


배가 아니라 위가 허전하고 속이 쓰린 것은 흔말 말로 애정결핍일까 그러나 그것은 밥이 있을 때 일이다 허기는 눈도 허기지게 만들고 생각도 허기지게 만들어서 보이고 생각되는 모든 것을 헛것으로 보이게 만든다 먹고 나면 그뿐인 그것이 뭐길래 배가 조금 고프면 세상이 달라지고 사람이 달라지고 배가 많이 고파지면 도둑이 될 수도 있고 약탈자도 살인자도 될 수 있다


정말 배가 고픈데도 훔치지 않고 빼앗지 않고 살인하지 않고 스스로 굶주려 죽을 수 있는 이는 성인이다 그리고 보면 성인이 되는 일도 별것 아닌데 문제는 기꺼이 굶주려 죽을 때까지 너를 위한 삶을 살 수 있는가이다
나 같은 수준에서는 배가 고프면 새벽에라도 라면 하나를 끓여 먹어야 잠이 오기 때문이다 살면서 자발적으로 굶주림을 선택하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면 성인이 대수겠는가 밥도 먹고 라면도 먹고 빵도 먹어가면서 배고픔을 달래고 다독여가며 사는 것이 때로는 왜 이리도 힘이 드는가 배고픔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시인은 ‘자유문학’으로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꽃이 보고 싶을 때’외에 다수를 출판했으며 현재 우림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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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차 선관위, 총회 의장단 후보 출정 예배
115차 총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홍석오 목사, 서기 윤찬호 목사, 선관위)는 지난 8월 28일 총회 의장단 후보 본등록을 진행한 뒤, 총회 대예배실에서 의장단 후보 출정예배를 드렸다. 이날 총회장 후보 본등록에 기호 1번 디딤돌교회 김선배 협동목사와 기호 2번 공도중앙교회 최인수 목사가 각각 총회장 후보로 등록했으며 1부총회장과 2부총회장은 후보자가 없어 등록이 이뤄지지 않았다. 출정예배는 선관위 서기 윤찬호 목사(우리)의 사회로 선관위 부위원장 이선경 목사(예그린)가 대표로 기도하고 선관위 배정숙 목사(브니엘)가 성경을 봉독한 뒤, 이욥 총회장(대전은포)이 “하나님이 세워주시는 총회”(시 127:1~2)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욥 총회장은 설교를 통해, “펜윅 선교사의 복음 사역으로 세워진 교단이 오늘까지 이어져 온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라며 “총회장으로 1년을 섬기면서 절실하게 깨달은 것은 하나님께서 세워주시고 지켜주시지 않으면 우리의 모든 수고가 헛되다는 사실이다. 선관위는 선거법에 따라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도록, 후보는 비방과 고소고발보다 정책을 가지고 교단을 바로 세우는 일에 집중하는 선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