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카를 끌고 빈 박스를 찾아
거리를 헤맨다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손에 쥔 몇 닢으로 제물국수를 삶았다
다시 전도지를 쥐고 동리를 돌려면
어린 남매를 방안에 두고
신문지를 바닥에 깔아주고 문을 잠그고
동리를 샅샅이 뒤지며 돌고 또 돈다
방안에 잠가둔 새끼들 땜에
마음이 급해 걸음을 재촉한다
국수 사려고
시장에 들어서면
쫄랑쫄랑 따라오던 아들 녀석이
이거 사줘 저거 사줘 떼를 쓴다
쥐어진 몇 닢 가지고는 택도 없는데
땅위 둥굴던
아들
우리 목사 하지 말고 집사 해
우리 목사 하지 말고 집사 해
가슴을 모질게 후벼 판다
힘들고 눈물 쏟은 세월
그래도 개척교회 시절이
추억의 발자취로 남는다
시인은 크리스챤문학으로 등단했으며
목산문학회 회원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