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진리 안에서의 자유(8)

호밥의 산책 – 20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아나니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14:17)

 

1991년도에 있었던 일입니다. 미국에서 학생부 전도사 사역을 하고 있을 때 성령께서 한국에 가서 사역하라는 강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성령께서 얼마나 강하게 역사하시던지 도무지 사역이 마음에 안 잡힐 정도로 한국에만 집착하게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7월 한 달 동안 휴가(언제 다시 갈 수 없으니 분명한 결정을 하고 돌아오기 위하여)를 내어 한국에 답사를 오게 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와서 보니 두 가지 때문에 마음이 많이 흔들렸습니다.

 

첫째는, 한국에는 교회가 너무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둘째는, 10년을 미국에서 살다 보니 어느덧 자신이 미국화가 되어있어 한국에서 적응하며 살기가 너무 힘들 것 같았습니다. 한 예를 들어, 한국의 여름은 습도가 너무 높아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했으며, 인구 밀도 너무 심해서 굉장히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에서 알고 지내던 어느 한 분이 처가댁에 방문하기 위해 한국에 오셨는데 그분과 함께 통영에 내려가게 됐습니다.

 

그분의 처가댁은 도시 외곽에 있는 시골집으로써 제비가 지붕 밑에 집을 짓고 사는 굉장히 오래된 집이었습니다. 저는 그 집을 바라보는 순간 요즘 세상에 아직도 이런 집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그러한 집이었습니다. 그 집 대청마루에 할머니가 한 분 앉아 계셨는데 할머니 연세를 여쭤보니 97세가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할머니에게 그 집이 언제 지어졌는지를 여쭤보니 할머니께서 태어나기 전에 지어진 집이라고 하시며 백 년이 넘었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우리나라 국보급과 같은 그러한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저의 배 속이 불편하기 시작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심해 지더니, 나중에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한 마음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습니다. 왜냐면 100년이 넘은 시골집 화장실에 들어갈 생각을 하니 생각하는 자체가 괴로움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엄청나게 숙성된 냄새나는 곳에서 그것도 작은 것이 아닌 큰 것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버텼습니다. 그리고 버틸 대로 더 버텨봤습니다. 도저히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되었을 때 끝내 화장실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한참 동안 망설인 끝에 크게 한 번 숨을 몰아쉬고 민첩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서 앉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성령께서 그곳에서 저를 기다리시기라도 한 듯이 갓 들어온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길조야! 나는 2000년 전에 매일같이 이러한 삶을 살았단다라고 말입니다. 저는 그때 하나님으로부터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얼마나 황공하고, 죄송스럽던지 눈물, 콧물, 땀물 등 저의 몸은 온통 물로 뒤범벅이 될 정도로 회개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마음속에는 오직 하나, 사역지를 찾는 것 외에는 일체 다른 마음을 먹지 않게 됐습니다. 여러 곳을 다녀보니 교회가 너무 많았습니다. 20일이 지나도 개척할 장소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작정 아무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그 버스의 마지막 정류장인 종점에서 내리게 됐습니다. 그곳에 내려서 주변을 살펴보니 그곳은 다른 곳보다 유난히 교회가 더 많이 밀집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생각하기를 목회 윤리상 이런 곳에서 개척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지!’하면서 내심 마음먹기를 다시금 미국으로 돌아가자라고 결심하는 순간 성령께서 저에게 이와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십자가 보지 마라. 네가 내 말대로 하면 너를 창대게 하리라라고 말입니다. 이 말씀의 뜻이 무엇입니까? “교회가 많아서 개척 못 하겠니? 네가 하고 싶은 곳, 아무 곳에서나 해!” 그리고 이 말씀 안에는 어떤 뜻이 담겨있습니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거의 없다라는 말이 아닙니까? 저는 그 즉시 미국으로 돌아가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19922월에 한국으로 역이민을 오게 됐습니다.

 

그 후 저는 2007년도에 호밥의 눈이 열리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님께서 16년 전에 왜 십자가 보지 마라고 말씀하신 이유를 깨닫게 됐습니다. 그 후 저는 한국교회 큰일 났다. 한국교회 정말 큰일 났다라는 소리를 늘 달고 다닐 정도로 성령의 불이 가슴에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호밥의 눈 교제를 하나님의 은혜로 1년에 걸쳐서 만들게 됐고, 급기야 전국목회자 호밥의 눈 세미나와 기도 세미나(유튜브에 강의 내용을 올려놓았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성령 안에서의 목회 윤리관과 한국교회의 큰 부흥이 인간이 보고, 생각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사실임을 깨닫게 되었을 때 성령 안에서의 신앙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깊이 깨닫게 됩니다.

 

정길조 목사 / 천안참사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