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메타버스 예배에서 설교하다

우리의 예배, 메타버스로 구현되다-4
이병문 선교사
침례교 해외선교회(FMB)
세계선교훈련원(WMTC) 부원장

메타버스 예배를 시작한 것은 큰 시도였지만, 아쉬웠던 것은 설교와 찬양 등의 실제 예배실황을 유튜브로 방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즉 3D 예배 가운데서 예배의 핵심인 설교와 찬양은 2D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와 안형제는 ‘메타버스 예배 안에서 설교를 시도해 보자’고 의기투합을 했다. 하지만 메타버스 예배를 운영하는 것과 메타버스 설교를 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도전이 필요했다.


2주 후 주일예배에서 VR 설교를 하기로 하고 광고했다. ‘7월 25일에는 이병문 목사님이 메타버스 예배 안에 들어와서 직접 설교합니다.’ 그리고 준비를 착수했다. 우선은 설교자가 VR 기기에 익숙해지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래서 일주일 전 장비가 설치되어 있는 안형제의 집에 가서 그 도구를 착용하고 3D를 체험하기로 했다. 나는 눈에 쓰는 헤드셋과 손에 잡는 컨트롤러만 착용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보다 더 복잡했다. 헤드셋과 컨트롤러 외에 허리에 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차고, 센서가 달린 운동화를 착용해 이동을 감지했다. 내 움직임은 뒤에 세워진 스텐드에서 감지해서 자연스럽게 내 아바타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또 한 가지의 문제를 만났다. 일주일 전부터 익숙해지기 위해 1시간 넘게 동작을 연습하는데, 멀미가 났다. 멀미가 너무 심해서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모든 도구를 벗고, 앉아서 한참을 안정하다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멀미가 나서 도저히 안 되겠다”고 말했다.


돌아가려고 차에 앉아서도 30분이나 기다렸다가 겨우 운전을 할 수 있었다. 마음에 걱정이 됐다. ‘이미 다음 주에 설교를 한다고 이미 광고를 했는데, 이렇게 멀미가 심한데 가능할까?’ 집에 돌아와서 안형제에게 “날을 잡아서 다시 한번 연습을 해보자. 이번에는 실제 설교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30분의 설교를 위해서 4~5시간 동안 연습을 하는 셈이었다.


사흘이 지나서 다시 도구를 착용하고 연습을 시작했다. 앞서 두 시간이나 연습했지만 서서 각종 도구를 스스로 조정하면서 설교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내가 직접 만져야 하는 도구가 너무 많았다. 즉, PPT 화면을 넘기거나, 설교의 대본(청중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설교자만 보이도록 설교문이 공중에 나타난다.)을 넘기면서 설교를 해야 한다. 필요한 손동작을 할 때도 모든 것을 손목에 착용한 스위치를 눌러야 하기 때문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하지만 천만다행인 것은 더 이상 멀미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 다음 문제는 내 아바타를 어떻게 할 것인가이었다. 나는 내 실제 모습을 사용하면 어떤가 하고 제안을 했지만, 안형제는 극구 반대했다. 우선 내 얼굴 모습을 3D로 처리하기 쉽지 않고, 원래 VR 세상에서는 실물 아바타를 사용하는 것은 참 이상해 보인다고 해서 적절한 아바타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목사와 닮은 아바타는 없었다. 그래서 정장을 한 아바타를 우선 쓰기로 하고, 좀 어색하지만 넥타이를 한 아바타를 찾아내어 사용했다. 내가 VR기기를 착용해 허공에다가 설교를 하면 메타버스 예배 안의 사람들은 내 아바타가 내 목소리로 설교하는 것을 듣게 되는 것이다. 


30분 정도 설교를 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설교를 다 하고 나서 복도에서 참석한 형제자매들과 한참 대화를 했다. 마치 현실 세계에서 형제자매들이 예배 후 대화하는 것 같았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서 있는 두 사람(아바타)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아니, 어디서 접속하신 건가요?” 그들이 대답했다. “저희는 동경에 있습니다. 매주 예배에 참석합니다. 오늘 이렇게 설교를 듣고 설교하신 목사님과 직접 대화를 하게 되니 정말 좋아요! 앞으로 종종 직접 설교해주세요!” 메타버스 예배에서 지리적인 장벽은 이미 무너졌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


(마중물교회 메타버스 예배에서 설교한 영상은 유튜브 https://youtu.be/4SH23Vk4HJs 에서 볼 수 있다.)



총회

더보기
115차 총회,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앞두고 ‘돌봄 목회’ 해법 모색
115차 총회(총회장 최인수 목사)는 지난 12월 2일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에서 ‘돌봄 목회 세미나’를 개최하고, 급변하는 사회복지 정책 속에서 교회가 나아가야 할 목회적 방향성을 모색했다. 이번 행사는 총회가 주최하고 공약이행위원회(전도부, 교육부, 사회부)가 주관해 지난 12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 ‘미래교회 목회세미나’의 둘째 날 일정이다. 첫날 창업목회(더크로스처치)에 이어, 둘째날은 2026년 시행을 앞둔 ‘돌봄통합지원법’에 발맞춰 교회의 실제적인 사역 적용점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1부 경배와 찬양, 2부 주제 강의 및 질의응답 순으로 이어졌다. 총회 사회부장 윤배근 목사(꿈이있는)의 사회로 진행된 1부 예배는 수원중앙침례교회 찬양팀의 찬양에 이어, 최인수 총회장(공도중앙)이 강단에 올랐다. 최 총회장은 “교회 안에서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엡 3:20~21)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시대가 어렵다고 하지만, 교회는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는 유일한 하나님의 능력이 있는 곳”이라며 “목회자들이 현실을 보며 영적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고, 매일 새벽 무릎으로 사명을 감당할 때 우리 가운데 역사하시는 주님의 능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