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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벽을 넘어

대한민국은 과거에나 지금이나 무질서 속에 갇혀있다. 그것은 4.11 총선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과거 지난날의 사회주의자들을 발본색원하지 못한 후유증이라고 볼 수 있다. 그 한 예를 보면 북한 탈북자 북송 저지 국제여론 형성을 위해 우리 국회의원들이 제네바의 유엔 인권사회를 방문한 이후 북송문제에 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우리와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들이 인류애를 외치며 탈북자 북송 반대 집회를 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 제주 해군 기지와 이어도에 관해서 국내 좌파들이 손가락 걸고 약속이나 한 듯 한결같이 “중국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국 이래 남방해역에서는 그 어떤 분쟁이 단 한번도 없었다. 한국 해군의 몸집 불리기를 위한 이런 무모한 도전은 중국을 자극하고 갈등을 유발하는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처럼 들리는 이 말은 통합진보당의 심상정 공동대표가 한 집회에서 한 것이다.


중국이 ‘도련(Island Chain)’ 이라는 개념을 내세워 제주 앞바다는 물론 동아시아 인근을 자신의 해역화 하려는 사실에도 눈을 감고 귀를 닫고 듣지도 않으려고 한다. 중국 정부의 장관급 인사가 관영 통신을 통해 이어도를 정기 감시대상에 포함시켰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한국의 보수언론들은 “안조장사를 한다”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과연 이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이 맞는 것인가? 언제부터 중국을 그렇게 신뢰하고 존중하게 됐는지 북한 핵무기 실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요즘에는 광명성호를 발사 하겠다고 협박하는 북한에서 도저히 살수 없어 탈북해 연명하며 살아가는 불쌍한 우리 민족들을 강제 송한 결정을 내린 중국에 대해 어찌 말 한마디 못하는 좌파들이 나라의 땅을 지키기 위해 해군지기를 건설하는 것은 목숨을 걸고 반대하며, 해군을 해적이라 부르고 국토방위를 책임지고 있는 대한민국 군인을 적으로 만들고 있는가?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만들지 않고 이어도의 대해 침묵해야 한·중 간에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는 논리는 중국을 100% 신뢰하지 않고서는 나오기 어려운 발상이다.  벌써 건설했어야 할 해군기지를 포기한다고 중국이 우리를 배려해 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낭만적 평화주의’에 가깝다. 동맹을 맺고 있는 국가 간의 관계도 서로에 대한 신뢰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것이 국제정치다. 그럼에도 한국 좌파가 중국을 ‘닥치고 신뢰’ 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이들이 중국의 대변인처럼 행동하면서 미국이 관련된 사안만 나오면 즉각 거리로 뛰쳐나오는 것은 중국과 사회주의 이념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가?

 

 중국과의 연간 2000억 달러로 한·미 간 교역액의 두 배를 넘으니 이제 중국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사대주의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외교의 모든 문제는 중국으로 귀결된다’는 의미의 ‘사필귀중(事必歸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은 우리에게 ‘거대한 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어떤 국가에 대해서도 우리의 주권이나 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취하고, 해야 할 얘기는 반드시하는 균형 잡힌 사고가 필요하다.

 

좌파세력이 미국을 향해 내는 목소리의 일부라도 중국을 향해 발산하는 것이 한·중 관계를 제대로 자리 잡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탈북자 문제는 남·북한의 추상적인 이념 대결 구도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현실의 과제임을 직시하고 국론을 모아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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