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1472호(3월 11일자)를 통해 발표된 우리 교단 2022년 교세보고서에 따르면 농어촌 교회는 545개로 전체의 21.66%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자립 교회는 272개로 대략 50%에 가까운 교회가 미자립 상태에 놓여 있다. 지방의 인구 소멸에 따른 교인 수 감소로 농어촌 교회의 미래가 불투명한 만큼 침례교 농어촌선교회(회장 이용기 목사, 사무총장 조용호 목사, 농선회)의 역할이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이에 본보는 부활주일 하루 전인 4월 8일, 농선회 회장 이용기 목사가 있는 포항을 직접 찾아 농선회의 현황과 미래 비전에 대해 묻는 시간을 가졌다.
◇ 농선회에 대한 소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농선회는 농어촌지역에서 목회하는 목회자들이 모여 만든 단체입니다. 농어촌 교회의 경우 사역하는 것이 아무래도 쉽지 않다 보니 서로 도우며 활로를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모임이 전국적으로 퍼져 지금은 550여 명 정도가 회원으로 가입한 상태입니다.
농어촌 교회는 정말이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은 농어촌 교회가 한국교회의 모판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농어촌 교회가 흔들리면 도시 교회도 같이 흔들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 가운데에서도 그곳의 교회를 지키며 목회하고 있는 분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농선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농선회는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그렇게 많은 활동을 펼치지는 못했습니다. 이제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기지개를 펼쳐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동안 농선회가 했던 활동 가운데 첫 번째는 교회들이 자립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미자립 농어촌 교회가 많기는 하지만 그 교회 내에서 자립할 수 있는 정보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우리 교단뿐만 아니라 감리교나 장로교를 보면 이런 정보에 대한 네트워크가 상당히 잘 돼 있습니다. 이에 농선회는 미자립 교회들이 자립할 수 있는 여러 정보를 수집해 교회들이 자생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같은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활동하시는 분들도 많아서 그런 분들을 초청해 2박 3일간 세미나를 열기도 합니다. 그 세미나에서 나온 아이템이 우리와 맞겠다 싶으면 그룹을 만들어서 현장 실습도 벌입니다.
그리고 농선회가 하는 또 다른 사역을 꼽자면 농어촌 교회의 경우 건물들이 노후화된 곳이 많습니다. 이런 곳을 보수하기 위해 농선회 회원 중에 목사들이 봉사단을 만들어 공사를 하기도 합니다.
이밖에도 해마다 150~200명을 초청해 위로의 밤 행사를 열어 격려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이 일들을 위해 많은 돕는 손길들이 있었습니다. 의미가 있고 보람이 있는 일들은 항상 돕는 손길이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엔데믹과 맞물리면서 여러 활동들이 기지개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했던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고 예정된 일정은 어떤 것이 있으신지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 농선회가 힘을 못썼습니다. 농선회 조직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엔데믹이 시작된 올해부터는 몇 가지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포항에 농선회 회원들을 초청해 1박 2일 동안 관광을 시켜드렸고 최근에는 세종꿈의교회(안희묵 대표목사)에서 농선회 한마당 행사를 열었습니다. 그때 안희묵 목사(꿈의)께서 좋은 말씀도 주시고 식사와 선물도 푸짐하게 챙겨주셔서 많은 농선회 회원들이 마음의 위로와 격려를 받고 돌아갔습니다.
오는 6월 7~9일에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 필그림하우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행사가 올해 상반기에 진행하는 가장 큰 프로그램입니다.
◇ 농선회의 미래를 위한 비전이 있으시다면.
농선회는 현재 농어촌 교회의 미래를 위해 여러 가지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농선회는 자생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큰 일을 벌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내선교회(이사장 김주만 목사, 회장 유지영 목사) 소속으로 들어가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농선회의 순수성과 자율성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걱정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십시일반 돈을 모아 행사를 잘 진행해 왔기에 굳이 필요하냐는 것입니다. 내가 농선회에서 활동을 하면서 참 감동을 받은 것이 무엇이냐 하면 우리 임원들과 증경회장들이 1년에 한 번씩 2인분의 관광비를 냅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휴가 한 번 못 가본 시골교회 목회자 부부를 모셔서 함께 손잡고 여행을 보내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난 이것이 참 감동이었고 농선회에 뛰어들게 된 계기도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어떤 사모는 감동을 받아 울기도 하십니다. 자신이 30~40년 동안 교회 사역에만 힘쓰느라 여행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고백하며 감사해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며 보람을 느낍니다.
◇ 교단 총회나 전국교회에 요청하고 싶으신 부분이 있으신지요.
앞서 언급했듯 농어촌 교회는 한국교회의 모판입니다. 교단을 위해서나 한국교회를 위해서나 많은 관심과 기도가 필요한 곳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 농선회가 하는 프로그램 중에 여행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위로 여행이라든지 위로의 밤이라든지 하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데 간혹 그런 것들을 좋지 못하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모여서 놀러만 다닌다는 생각을 가지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이 이러한 일들을 통한 위로라고 느꼈습니다.
미자립 교회를 지키고 있다는 것 또한 하나의 순교입니다. 대부분 은퇴할 나이가 넘어도 후임이 없어서 그 자리를 지키시는 분도 계시고, 자신이 떠나면 이 교회가 무너질까 봐 떠나지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1년에 한 번씩 초청해 위로하는 일은 용기를 주는 것이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일을 오해하시고 불편한 시각으로 보지 말고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주시면 감사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포항=범영수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