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시청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게 하는 TV방송과 언론들은 120년의 한국교회를 위기라고 결론을 내려 충격을 주고 있다.
기독교의 유력 인사들과 단체에서는 방송중단을 건의했으나 받아드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KBS 2TV 생방송 시사 투나잇에서는 “한국사회를 말한다”가 한국교회를 잘 분석했고, 교회의 잘못된 점을 제대로 지적했다는 후속방송까지 내보냈다. 과연 그럴까? 교회가 분석의 대상일까?
교회를 일개 프로그램의 소수 인력이 제대로 진단할 수 있을까? 방송에서는 여러 사람의 입을 빌려 기획의도를 드러냈고 그 과정에서 몇몇 교회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그리고 여론조사로 구색을 맞췄다. 기독교가 방송사의 분석대상인가 하는 점은 잠시 접어두고, 기왕에 교회를 진단하려면 신뢰성 있는 준비가 필요했다.
우선 검증된 다수의 인력과 충분한 기간을 들여 연구를 하거나 인정할만한 연구기관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했어야 한다. 짧은 기간에 몇 명의 방송 스태프가 1,200만 명의 기독교인을 분석한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프로그램은 과일칼로 고래를 해체하는 몰골이 되고 말았다.
기왕 분석에 나섰다면 공과를 제대로 조명해야 했다. 방송은 모든 것을 이분법으로 끌고 갔다. 작고 가난한 것은 선하고, 크고 부요한 것은 악한 것으로 결론을 이끌어갔다. 오래된 건물에 머물러 있는 교회, 건물을 짓지 않는 교회, 작은 교회들은 자잘한 봉사활동은 아름답게 비춘 반면 큰 교회는 문제가 많고 불법을 자행하는 곳으로 그렸다.
또한 극히 일부 교회의 문제를 기독교 전체의 문제인양 부각시키는 데 골몰했다. 교회가 사회봉사도 해야 하지만, 전도하고 기존교인들을 양육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교회 내에 수많은 모임이 있고, 여러 주일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모임을 위해서 교회 건물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의 사회봉사 가운데 70% 이상을 교회가 담당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통계로 나와 있는 사실이다. 대형교회와 기독교 구호단체들이 북한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의 구호를 담당하는 것은 조명하지 않고, 작은 교회가 노숙자를 위해 식사 대접하는 것만 보도하고 있다. 그런 봉사는 이미 큰 교회들이 다 하고 있는 일들이다.
대형교회는 수많은 농촌교회와 각종 단체를 돕고 있으며 지역에서 각종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방송에서 의견을 내놓은 인사들 가운데 전체 기독교인들이 공감하기 힘든 인물들이 다수 있었다. 특히 기독교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인사들은 접어둔 채, 좌경화된 몇몇 목사를 부각시킨 것은 프로그램의 공정성이 의심된다할 것이다.
또한 여론조사를 통해 기독교를 분석하는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1/4만이 그리스도인이다. 나머지 3/4은 기독교를 모르고 기독교인 중에서도 다른 교회의 행적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대통령 선거처럼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대상을 잘 알고 있을 때라야 여론조사는 신빙성을 가질 것이다. 한국교회를 난도질하려면, 일단 칼을 잡고 있는 쪽이 신뢰를 받아야 한다. 노련한 칼잡이가 좋은 재료를 엄선하여 정성을 다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사양하지 않았을 것이다. 프로그램은 예측대로 숲 속에서 자신들이 들어낸 나무만 보고 만 꼴이 됐다.
교회의 과오는 누가 응징하는가? 그건 하나님의 몫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영이 운행하는 영적인 집단이다. 문제가 생기면 구성원들이 머리를 조아려 기도하여 해결책을 찾는 곳이 바로 교회다.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해주고,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까지 대고, 오리를 가자면 십리를 함께 가는 것이 기독교의 법칙이다.
세상의 잣대로 컨설팅해 함부로 ‘위기’ 라고 결론을 내릴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것이다. 교회 또한 시대를 잘 파악해 세상에서 교회를 향한 부정적 요소가 있음을 인지하고, 잘못이 있으면 과감하게 인정하고 회개해야 한다. 그리고 세상에 빛이 돼야 한다. 왜냐하면 영혼 구원이 시급하기 때문에 교회의 구성원들은 소금처럼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