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현 목사의 신앙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됐다. 1학년 당시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산하 청소년 선교회인 ‘HI CCC’를 통해 예수님을 만났다. 이곳에서 3년간 청소년 사역에 대한 훈련을 받은 임 목사는 청소년 사역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기도하던 중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를 만나 91학번으로 입학을 했다. 목회자에 대한 비전보다는 청소년 사역에 대한 관심이 컸던 그는 1994년 ‘징검다리선교회’란 이름의 동아리를 조직해 본격적으로 다음세대를 향한 사역의 기지개를 폈다. 

“하나님이 한국침신대에서 나를 훈련시키시고 연단시키셔서 ‘징검다리’라는 동아리를 만들게 하시고 그것이 올해까지 30년이 됐습니다. 동아리 안에서 청소년 사역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것이 오늘에 이른 것이죠. 그런데 하다 보니까 하나님이 목회와 사역에 대한 마음을 주셔서 지금은 순회사역자로 이렇게 한국 교회를 돌아다니면서 복음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임 목사는 CCC 간사를 비전으로 생각하고 준비했다. 하지만 한국침신대는 CCC가 없어 청소년 사역 동아리인 ‘징검다리선교회’를 만들게 된 것이다. 군 제대 후 혼자 시작한 징검다리 사역은 점차 친구들과 후배들이 함께 동역했고 교수들의 도움도 더해져 오늘날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

징검다리선교회는 다음 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메인으로 하고 있다. 순회사역을 통해 부흥회와 같은 집회 사역을 감당하고 있고, 교사들과 부모들을 만나 세미나를 열기도 한다. 원래 처음에는 여름과 겨울에 캠프 사역을 진행했지만 지금은 직접 주최하지 않고 캠프를 하는 다른 팀들과 협력하며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번개탄 TV의 시작
임 목사가 선교회의 이름을 ‘징검다리’라고 정한 이유는 사역자들을 한국 교회에 소개하고 사역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다음 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의 징검다리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징검다리 사역을 이어오던 와중 우리나라에도 코로나 19의 마수가 뻗쳐왔다. 이로 인해 사역자들의 터전이었던 현장 사역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막혀버린 사역의 장을 고민하던 임 목사는 유튜브를 통해 번개탄TV라는 채널을 시작했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 번개탄TV는 유·무명을 따지지 않고 한국교회 다음 세대 사역 현장에서 함께 나아가는 전국의 선후배 사역자들과 소통하며 방송을 이어오고 있다. 주요 사역은 유튜브 번개탄TV를 통한 영상 방송 사역과 수험생들을 위한 수능투어 집회, 새학기 부흥회, 교육세미나, 다음세대 사역자들과 함께하는 연합사역 등이다. 

번개탄이란 이름은 임우현 목사가 CTS 라디오 조이의 개국 프로그램으로 함께했던 웹라디오의 이름에서 따왔다. 임 목사의 집은 옛날에 번개탄을 피우던 집이었다. 연탄불이 꺼지면 늘 막내였던 자신이 번개탄으로 불을 피웠다. 임 목사는 이렇듯 꺼진 연탄(신앙)에 불을 피우자는 의미로 번개탄TV란 이름을 명명했다. 

“내가 다음 세대나 성도들을 만나보니 예수님을 믿고 교회는 다니는데 불이 없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은혜가 뜨겁지 않으니까 그들을 어떻게 하면 뜨겁게 만들까해서 내가 은혜의 번개탄이 되자는 마음으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번개탄TV’
번개탄에는 또 하나의 의미가 담겨있다. 과거 인터넷에 ‘번개탄’을 검색하면 ‘자살’과 관련된 연관 검색어만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제 번개탄TV가 자살과 관련된 검색물들을 밀어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죽고 싶은 사람들이 번개탄을 찾을 때 번개탄TV의 찬양과 말씀, 예배를 통해 회복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울산의 한 교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간증이 증거되기도 했다. 임우현 목사가 보여준 동영상에는 중고등부 목회자가 나와 한 학생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 학생이 너무 죽고 싶어서 슈퍼에 가서 번개탄을 사려 했으나 실패했고 인터넷으로 구입하고자 번개탄을 검색했는데 임우현 목사가 나오더라는 것이다. 마침 그 학생은 옛날에 징검다리선교회에서 진행했던 캠프에 참가했던 사람이었다. 이 학생은 교회에 연락해 교회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다시금 공동체로 복귀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임 목사는 이와 비슷한 연락이 자주 온다고 말했다. 지금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 번개탄을 검색했는데 찬양과 말씀이 나오더라는 말이다. 이렇게 꺼진 믿음의 불을 피우고 죽어가는 사람의 마음에 살고 싶은 소망을 넣어주는 마음의 불을 피우는 것이 번개탄TV의 존재 이유인 것이다.

두 달 선교회의 미래
임 목사는 유튜브 방송을 운영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고백했다. 그는 징검다리선교회의 별명이 “두 달 선교회”라고 말했다. 간사들이 처음 입사할 때 안내하는 것이 두 달 동안은 월급을 못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번개탄TV는 8명이 운영 중이고 홍대 공개홀과 종로 스튜디오까지 월세와 운영비를 합하면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특히 광고주가 없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의 연속이다. 이에 임 목사는 간사들에게 “내가 두 달 동안 월급을 못 줄 수도 있는데 그 후에는 대출을 받아서 월급을 다 주고 선교회 문을 닫겠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두 달 정도는 어떻게든 운영을 하겠지만 그 이후까지 안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믿음이다.

다행히 번개탄TV는 무사히 4년을 이어오고 있다. 

“진짜 매주, 매달 은혜 가운데 살고 있습니다. 누가 돕는지도 모르고 누가 원하는지도 모르는데 그때마다 (주님께서) 도우셔서 번개탄TV를 여기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끝나지 않은 번개탄TV의 사명
임 목사는 코로나 엔데믹 시점부터 번개탄TV를 멈추려 했다. 이제 현장 집회의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한국 교회에 집회의 문은 열렸지만 문화는 아직 굳게 닫혀 있는 것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부흥회는 있지만 찬양콘서트는 없고 전도 잔치는 있지만 문화 공연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특히 찬양사역자의 경우 빈익빈 부익부의 경향이 심했다. 임 목사는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사역을 멈추지 않기로 했다. 이제 유명한 사역자들 대신 앨범을 냈지만 알릴 방법이 없거나 막 찬양사역자로 발을 내디딘 신인들을 위한 무대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번개탄TV는 지난 2022년 가을 홍대 공개홀을 오픈했다. 이곳에서 매주 두 번씩 지금까지 140번이 넘는 공연이 펼쳐졌다. 관객이 없을 때도 있고 있을 때도 있지만 누구든지 (무료로) 한 시간 반짜리 공연을 할 수 있다. 지금은 홍대 메인거리로 장소를 옮기기 위해 리모델링에 들어간 상태이다. 

“중요한 것은 앨범이 나와도 홍보할 데가 없는 거예요. 소개할 매체도 적고 그런데 우리는 매주, 매달 어떤 팀이든 찬양 앨범과 책자를 만들면 거의 연락 오는 100% 다 소개를 해주는 프로그램들이 있죠. 코로나 팬데믹 때는 강찬 목사 같은 유명한 선배 사역자들이 많이 방송에 나왔는데 지금은 후배들 위주로 하고 있어요. 이제 현장 집회가 많아졌으니 선배들은 현장에 매진하고 이런 유튜브 사역은 후배들하고 이제 사역을 시작한 친구들이 더 많이 열심을 내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번개탄TV의 종영”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임우현 목사는 “번개탄TV를 멈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아한 답변에 임 목사는 번개탄TV가 멈췄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 문화가 활성화 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이 청소년 때는 기독교 문화의 황금기로 은혜를 많이 누렸다면 지금은 어느 도시에서도 한 달에 한 번 집회를 보기가 힘든 시대라고 평가하며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 문화가 다시금 부활해 번개탄TV가 문을 닫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표현했다. 

“그날이 언제 올지 모르니 그때까지는 우리가 좀 더 버텨서 한국교회에 1주일에 한 번씩은 그래도 이런 문화 공연이 만들어질 수 있고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 사역자들과 찬양 사역자들 가운데 ‘이런 팀이 있구나’라고 소개를 해줄 수 있는 복음의 징검다리로 우리가 쓰임받기를 소망합니다. 즉 이곳 또한 우리에게는 선교지인 것이죠. 선교지는 들어갔다가 언제 철수할 지 모르는 것이잖아요.”

임우현 목사는 시청자들에게 “함께 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선교지는 선교사 혼자 가서 애쓸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선교사는 선교지에 가서 목숨을 걸고 복음을 전하고 대신 남아있는 누군가는 목숨 걸고 기도하고 후원하는 것이다. 그는 “다음 세대라는 선교 현장을 잊지 말고 여러분의 교회에 있는 다음 세대를 위해, 또한 한국교회 모두를 위해 같이 기도해 주십시오. 또 시간이 되면 목요일 오픈예배가 펼쳐지는 홍대에도 와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나 또한 침례교 목사니까 우리 공동체 선후배 목회자들도 같이 기도해주셨으면 합니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범영수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