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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다

침례교단이 요즘 세상과 교회에서 뜨거운 감자처럼 회자되고 있다. 총회장은 선거 무효, 1부총회장은 직무정지 상태에 이르렀으며 일간지에 선거 관련 광고까지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를 두고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법적인 해석과 규약의 해석 및 적용 등 심지어 음모론까지 돌고 있지만 그 어느 누구도 현 교단 사태에 대한 깔끔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우리 교단은 그동안 총회 규약을 중심으로 침례교회의 이름 아래 하나의 공동체로 하나님 나라의 영광과 교회 부흥을 위해 힘을 모아 지금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것은 과연 희망 회로에 불과한 일인가 싶을 정도로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침례교회는 현재 안타깝게도 ‘네 편 내편’으로 나눠져 있고 누구의 뜻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했음에도 대다수의 교회와 목회자는 교단 정치에 점점 방관자로 전락했다. 속된 말로 “뭣이 중한디?”라고 표현할 정도로 “강건너 불구경”인 상황이다.


교단의 현 상황은 실제로 암울하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사태에서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 극복하며 나름 선전해 온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상황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많은 부분을 서로 이해하고 용납하며 고통을 분담해 왔기 때문이다. 희생도 기꺼이 감수하며 목회 동역자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했던 지난 시간은 우리에게 침례교회라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를 통해 보다 장기적인 프로젝트와 사역들이 이어지면서 작지만 강한 교단, 건강한 교단의 이미지를 세웠다.


하지만 지금 우리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모든 것을 다 떠나서 우리의 정체성인 협동과 협력정신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진영의 논리를 내세우고 마치 심판자의 입장에서 정죄가 난무하고 비난이 끊이지 않는 모습으로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교단 내분은 연일 여러 언론을 통해 한국 침례교회가 연일 바닥으로 떨어지는 롤러코스터처럼 비춰지고 있다. 어느 특정세력이나 목사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대의원들의 탓으로 돌리고 싶지도 않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 회개하지 못하고 말씀 앞에 온전히 서지 못한 것을 탓할 때라는 것이다.


이제라도 침례교회가 다시 말씀. 기도. 회개의 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진영을 떠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우리의 문제를 놓고 마음을 찢는 정직한 영을 회복해야 한다. 지은 죄에 대한 회개, 남을 비방하고 헐뜯으며 배려하지 못한 것에 대한 회개. 나만 옳다는 오만함과 우월감으로 상대를 무시했던 자만함에 대한 회개가 나와야 한다. 말씀이 기준이 되지 못하고 사람에게 머리를 숙이고 줄서기 하듯 무리를 지었던 회개, 내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바리새인과도 같은 나 중심의 가치관에 대한 회개가 선행돼야 한다. 다시 한 영혼을 사랑하고 한 영혼을 찾기 위한 하나님의 뜻을 몸소 실천해 옮기는 결단의 기도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개인의 명예와 꿈, 권력에 대한 갈구가 아닌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사랑을 교회를 통해 실천으로 옮기는 기도가 불길처럼 끊이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 침례교 공동체 소속의 많은 교회 성도들이 특히 침례교회와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그 합심기도가 헛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능력이 아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여해주신 사명을 다시 상기하며 다시 복음의 여정을 걸어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금의 현실이 우리에게 다시금 새 힘으로 도약할 수 있는 은혜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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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례교회에 복을 주고 번성케 하는 역사가 일어날 것”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 목사)는 지난 1월 2일 총회 13층 대예배실에서 2025년 신년감사예배를 드렸다. 총회 전도부장 이황규 목사(주우리)의 사회로 진행한 1부 감사예배는 전국남선교연합회 회장 김인봉 장로(서머나)가 기도하고 교회진흥원(원장 김용성 목사) 직원들이 특송을 한 뒤, 교단 78대 총회장을 역임한 김인환 목사(함께하는)가 “역기능 가정을 극복한 야곱처럼“(창 33:1~12)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인환 목사는 2024년 연말에 대통령 탄핵과 무안 비행기 사고로 인한 국가애도기간을 언급하며 나라가 온전히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김 목사는 “역기능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야곱과 에서를 통해 인간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으로 온전한 회복이 이뤄지는 역사를 우리는 마음에 새겨야 한다”며 “야곱이 에서 앞에서 엎드릴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하셨기에 가능한 일이었기에 이 나라도 교회도, 교단도 힘의 논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으로 극복해 나가리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김인환 목사 설교 후 교단 65대 총회장을 역임한 남호 목사(테크로사랑)가 축도하고 2부 하례식은 총회 군경부장 정희량 목사(광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