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연말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슴 아픈 일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아픔과 고통의 시간으로 마무리 됐다. 대통령 탄핵에 이은 계속된 불안과 위기는 정쟁의 소용돌이와 경제적인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2024년 12월 마지막 주일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비행기 사고는 우리 모두의 슬픔으로 계속되고 있다. 특별히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하루 속히 사고의 원인이 규명되어 다시는 이런 아픔이 우리 안에 있지 않기를 소망한다.
온 나라가 비통한 상황에서 교회는 과연 2025년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할 따름이다. 새해의 희망과 소망을 이야기해야 하지만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은 희망과 소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는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우는 자를 위해 울어줄 수 있는 교회가 되기를 원한다. 아픔과 슬픔에 신음하고 있는 유가족들을 생각하며 그들에게 복음이 주는 참 평안이 임할 수 있도록 협력해 기도해야 할 때이다. 가족들을 대신할 수 없지만 그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이 사고가 잘 수습되고 마무리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나의 가족이, 나의 이웃이 당하지 않았다고 해서 외면해서는 안될 일이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역할을 감당하는 곳이 바로 교회이기에 교회가 나서서 유가족을 돌보고 극적으로 생존한 이들에게 외상후 스트레스를 치유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혹 이번 사고에 대해 반성경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주장을 내세우며 비난하는 이들을 경계해야 한다. 사고는 어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것이 단지 종교적인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표현과 언어를 사용해 이를 비난한 것은 결코 옳지 않은 일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연말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 사고들을 바라보면서 우리 침례교회의 명확한 입장을 밝히며 표명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이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제 강점기 시절 나라 잃은 슬픔과 아픔을, 말씀과 기도로 극복하며 이겨나간 선배들의 신앙을 본받기를 바란다. 대통령 탄핵 이후 계속된 정치적 정쟁으로 나라가 혼란에 빠져 들고 있는 이 시기에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운동이 교단 안에서 이뤄져야 할 때이다.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는 입장이 아닌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자칫 둘로 쪼개질 수 있는 국론분열의 위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교회가 부르짖어 회개하며 나라의 안정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교단 총회도 혼란을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낸 것을 상기하며 갈등과 분열의 모습을 과감히 탈피하고 교단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것이 지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사업을 위한 총회도 중요하지만 현안에 대해 침례교회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전국교회가 함께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로 하나되는 총회가, 세상을 향해 빛으로, 소금으로 나아가는 총회가 될 때, 3500여 침례교회는 총회를 신뢰하고 함께 협력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2025년의 시작이 비록 힘들고 어려우며 미약하다 할지라도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우리에게 허락하셨다는 사실이다. 아무쪼록, 대한민국이 처한 모든 위기를 회복하는 열쇠가 바로 교회를 통해 이뤄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