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교회의 키워드중 하나는 단연 다음세대일 것이다. 교회의 다음세대는 교회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세대이다. 이들 중에 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가, 사역자가, 헌신 자가 나온다. 지금 이 세대는 과연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우리 스스로 물어야 한다.
얼마 전 모 초등학교 졸업식은 채 50명도 되지 않는 학생들이 졸업했다. 비단 이런 상황은 이 학교만의 현실은 아니다. 수많은 공교육 기관들은 학급이 줄어들고 한 학급별로 20명도 채 되지 않는 상황 뿐만 아니라 입학생 조차 없는 학교도 부지기수이다. 도심공동화와 지역불균형으로 폐교가 된 학교들을 우리 주변에 낯익은 풍경이 됐지만 이제는 도심권 학교도 폐교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세대이다. 출생률 저하는 세계 최저의 수준을 넘어 거의 바닥을 찍고 있는 상황이다.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주의를 넘어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10~20년 전만해도 웬만한 교회에서는 주일학교가 운영되고 주일학교를 통해 교회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됐다. 아이들이 중심인 교회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으며 매주일은 잔치와도 같았다.
하지만 이제 교회는 아이 하나 찾아보기 쉽지 않을 정도로 식어버렸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도 자녀에게 교회의 문턱을 넘게 하지 않는다. 다양한 이유로 복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아이들, 설령 그 문턱을 넘는 아이들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교회에서 멀어진다.
침례교회도 고령화의 길로 접어든지 오래이다. 교회의 일꾼들은 점점 나이를 들어가고 남선교회나 여선교회의 모임에 젊은이들이 손에 꼽힐 정도이다. 교회를 책임지고 있는 목회자도 함께 일할 젊은 사역자를 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미션인 경우가 허다하다. 교회 자체적으로도 이들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은 것도 문제이지만 신학교를 졸업하고 사역지로 나오는 이들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의 상황이다. 말로만 다음세대를 외치는 현재의 상황에서 과연 교회는 무엇을 감당해야 할 것인가? 먼저는 떠난 다음세대가 교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채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재정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교회가 거룩하고 경건한 건물의 개념을 넘어 믿음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공간의 개념을 탈피해야 한다.
우리의 자녀들이 무엇이 필요로 하며 무엇을 채워야 할지를 고민하며 그 고민을 넘어 실제로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가정과 교회는 제공해야 한다. 막 태어난 아이들이 있는 가정을 위한 예배 공간을 더 확보하고 항상 아이들이 교회에 와서 놀고 공부하며 자연스러운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곳이 교회가 돼야 한다. 교회의 잉여공간들을 도서관이나 카페로 바꾸는 것도 전통적인 교회의 변화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다음세대들이 믿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역자를 세우고 이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육성도 해야 할 때이다.
다음세대는 저절로 신앙인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신앙의 선배들이 내 가정에서부터 복음으로 무장하고 교회에 함께 출석할 때 변화의 바람이 가능할 것이다. 또 10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는 일이기에 교단차원에서 장기적인 ‘다음세대 매뉴얼’을 만들어 교회에 새로운 부흥과 활력을 불러 넣을 수 있도록 더 늦기 전에 기도하면서 지혜롭게 준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