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결혼 건수는 급격히 감소한데 비해 결혼 생활을 20년 이상한 부부의 이혼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내국인 이혼 통계를 보면 동거 지속기간별, 연령별, 자녀수 등등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그래서 단순히 이혼율을 계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이혼자의 평균 동거기간이 2006년에는 3.3년, 2007년에는 2.7년으로 점점 줄었다. 혼인 동거기간 4년 이내에 이혼을 하는 경우가 이혼건수의 90%를 차지한다. 동거기간은 최초 결혼부터 이혼 판결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결혼 후 바로 가출할 경우, 가출신고 후 6개월이 넘어야 이혼소송을 할 수 있다. 한동안 일본에서 “나리타의 이별”이 대유행이었다.
막내의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나리타공항에서 새로 맞은 자부의 신혼여행을 떠나보낸 일본의 부부가 함께 한 평생을 뒤로 하고 남남으로 갈라서는 것이다. 자녀들을 무사히 출가시키고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일차 마무리한 일본인 아내들이 “나도 인간”임을 내세우며 억압받던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훌훌 내 갈길 떠나는 것이다. 10여 년 전 일본에서 일기 시작한 황혼이혼 바람이 우리 사회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
60대 이상 노부부의 황혼이혼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수십 년간 인생의 동반자로 살다 늘그막에 새 삶을 선언하는 여성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발간한 2000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 99년 60세 이상 부부의 황혼이혼 건수는 모두 102건으로 집계됐다.
또한 통계청에 의하면 2001년 5월 우리나라 이혼인구는 총12만 쌍으로 1999년에 비해 2000건이 늘고 1970년에 비해 10배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중 1%가 황혼이혼이란 점을 감안할 때 급속하게 증가될 것으로 보이며 이와 같은 노년기 부부관계에 관한 정부차원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한 실정이다. 황혼이혼이란 소위 노년기에 하는 이혼을 말한다.
이를 협의의 의미로 보면 60~70대 이후의 이혼을 말하지만 광의의 의미로 본다면 자녀들이 출가하였거나 대학생이 되어 독립할 수 있게 된 후의 이혼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90년대 중순이후 불기 시작한 급격한 황혼이혼의 증가추이는 90년대 말로 접어들면서 조금은 그 증가폭이 둔화되어가는 듯 보였으나 현재는 너무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다.
90년대 들어 여러 가지 법신설과 개정을 통해서 이혼에 대한 절차와 여성의 권익이 신장되면서 황혼이혼이 급격하게 증가됐지만 90년대와 2000년대 말에 들어 문제가 심각한 부부들은 어느 정도 이혼에 도달했으므로 앞으로는 급격하게 황혼이혼율이 높아지는 일이 없었으면 하고 기대를 해 본다. 그리고 범세계적인 이혼 통계 자료를 보면, 미국이 51%, 한국은 47%, 영국 42%, 프랑스 33%, 일본이 48%, 캐나다 38%, 호주 33%, 동남아 30% 이다. 이와 같은 가정의 붕괴로 인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이혼이라는 단어조차 너무 가볍게 들린다. 지난해 9월 27일 주말 오후 2시에 방영된 K방송사 특별기획‘결혼은 없다’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이혼문제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더욱이 부부간의 정경하고 양심적인 의식조차 흔들거리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이제 이혼은 더 이상 특별한 몇몇 가정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혼에 대한 사회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고, 그 안에서 겪는 이혼가정 자녀의 고통도 여전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60년대 이후 급격한 사회변화를 겪어 왔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의 구조뿐만 아니라 사라들의 의식구조도 크게 바꾸어 놓았고, 이에 따라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사회적 태도 및 행위도 크게 달라지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바람직한 사회적 결과를 초래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반면에 많은 사회문제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혼은 가족해체의 전형적인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그리고 친구 관계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교회는 이 시점에서 방관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