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대출에 몸살 앓는 한국교회


지금 한국교회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교회뿐만 아니라, 사찰 등 대형 종교시설의 경매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황기에 무리하게 대출금을 받아 건물을 신축, 증축했다가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재정난에 빠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경매 물건으로 나온 대형 교회 및 사찰 등 종교 시설은 1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5)보다 45% 증가했다고 한다. 연간 기준으로도 종교시설 경매 건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8년 연간 181건에 불과하던 종교시설 경매건수는 2012년까지 계속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391건까지 껑충 뛰었다.


이와 같이 경매물건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교회가 은행 빚을 지면서까지 대형교회 건축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결국 파산하거나 파산 위기에 몰려서다. 경기불황을 겪으면서 성도의 수가 감소하고 성도들이 내는 헌금이 줄어들자, 교회가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몇 일 전 100억 원 이상의 초대형 교회가 잇달아 법원 경매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인터넷에 기사가 실렸었다. 12일 대법원에 따르면 경기신도시 백현동에 자리 잡은 충성교회를 비롯해서 서울종로구 평동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본부 건물도 법원 경매시장에 나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해서 경기도 전국적으로 수많은 교회들이 은행 빚을 감당하지 못하여 경매에 나오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교회들이 시장에 나오면 사이비 이단들이 덤벼들고 있음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금년에 경매통계를 보면 2012309건의 경매진행수 중 낙찰건수가 48, 유찰 174건이었다. 2013년 경매진행수 중 낙찰건수가 59, 유찰 235건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경매건수는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입찰에 부쳐진 종교시설 경매물건은 늘고 있지만 낙찰률은 떨어지고 있다. 종교시설은 낙찰가격도 계속 떨어져 애물단지로 인식되고 있다.


2010년까지 종교시설 낙찰률은 19~20%대였지만, 201215.53%, 지난해 15.09%로 하락세를 보였다. 1월에서 4월까지도 낙찰률이 15.33%를 기록했다. 또한 교회나 사찰 건물은 명도 절차가 까다롭다. 특정 건물을 예배당을 쓰던 교인들에게 경매를 이유로 건물을 비워달라고 하면 반발이 심하다. 또 용도 변경도 쉽지 않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다보니 여러 번의 유찰을 겪고 낙찰가가 반으로 떨어진다.


지난해에도 매물 391건 중 입찰은 105건에 불과했고, 올해도 137건 중 입찰에 응한 건수는 28건에 불과하다. 대형교회들이 여러 차례 유찰되면서 기존 감정가에서 크게 떨어진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지금도 불황 탓에 경영난을 겪는 종교 시설들이나 교회들이 경매에 꾸준히 나오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경매에 부쳐진 교회 건물은 모두 96건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경매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의 종교부지를 매입해 대형교회를 짓다가 경매에 넘어가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토지 용도가 종교시설로 제한돼 있어 교회 이외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귀뜸했다.


우리교단도 적지 않은 교회들이 은행 대출을 받아 신축하거나 증축하는 경우가 있다. 교회의 재정 형편을 고려하지 않은 채 건물을 짓고 보자는 식이면 멀지 않아 어려움을 당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안타까운 것은 교회를 크게 건축하는 것이 목회를 성공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잘못이다. 결코 건물을 크게 건축한다고 교회가 부흥되는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외형만 키울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내적 성장을 해야 한다. 성경도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로다. 라고 말씀하고 있지 않은가? 사회로부터 지탄 받고 성도들의 고혈을 짜내며, 은행대출로 대형교회를 건축하게 되면, 이자를 헌금으로 내야할 것이고, 평생 동안 대출 빚을 갚다 일생을 마치게 될 이 불상사를 한 번 쯤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총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