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악성부채 해결…직원 체불 임금 해결 통해 회생 희망 가져
교단 및 침례교회 전체의 기도와 후원이 절실한 상황 도움 호소
지난 제104차 정기총회에서 부산 침례병원에 대한 두 가지 쟁점이 큰 화두였다. 하나는 병원 정관 개정을 위한 총회 파송 목사 이사의 총회 소환과 대의원권 문제이며 침례병원 정상화 방안이었다.
대의원권 문제는 총회의 격론 결과, 대의원권은 해결됐지만 침례병원에 대한 기관 보고는 총회 의장단 선거 이후로 미뤄졌다. 침례병원 비상대책본부 이원용 본부장은 “현재 병원에 대한 정확한 상태를 정확히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정기총회에서 현 상황을 정확하게 말씀드리지 않는다면 침례병원은 결국 부도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발언으로 병원의 현실을 가감없이 대의원들에게 발표했다.
이를 들은 대의원들은 병원을 살리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병원의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침례교회가 관심을 갖고 병원 회생에 노력하자고 결의했다.
하지만 상징적인 결의 밖에는 침례교 총회로선 병원 문제에 크게 개입하기 힘든 상황이다. 올 12월 말까지 병원이 확보해야 하는 자금은 약 200억원. 악성 매입채무에 대한 상환과 직원 급여 등 해결해야 할 부채가 산적해있다. 이와 함께 궁극적으로 그동안 침례병원에 대한 각종 루머에 대한 병원의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에 본보는 침례병원 비상대책본부 이원용 본부장(이비인후과 과장)을 직접 만나 병원의 현재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고 향후 대책과 정상화 방안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신철모 목사(신) 어려운 가운데 병원을 살리기 위해 중한 직책을 맡으신 것 같습니다. 정기총회에서 병원에 대한 보고에 인상 깊었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타났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 이원용 본부장(이) 교단의 바른 소식을 전하기 위해 애쓰시는 침례신문이 병원의 현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지난 8월 1일부터 병원 비상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원용 본부장입니다.
33년간 침례병원 이비인후과 의사로 봉직하며 병원에 대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이에 대한 아픔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기획조정실장과 부원장직을 역임하며 병원 경영에 열심을 다해 노력했습니다.
현재 병원이 심각한 어려움이 있는 것에 대해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다각적인 방면으로 정상화를 위해 직원 모두가 기도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 (신) 비상대책본부가 구성된 상황에 대해 전국교회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이) 병원은 기본적으로 비영리를 추구하는 곳입니다. 우리나라 실정법상 병원은 기업처럼 이윤을 추구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지난 2007년까지 병원은 큰 무리 없이 운영됐지만 지역 대형 병원의 등장과 수익 감소, 환자 수 감소로 인해 병원의 적자는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2013년 170억원의 적자가 병원에 나게 되며 더는 이를 방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병원장 이하 직원들도 열심을 다해 노력했지만 해결 방안이 제대로 세워지지 못한 상황에서 지난해 9월 비상대책본부를 수립했습니다.
수립 이후 병원 정상화를 위해 구조조정도 실시하고 병원 몸집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는 더 큰 반발로 오게 됐고 올해 들어 직원들이 임금이 체불되기 시작했고 병원의 의약품을 제공하는 회사에서는 외상거래를 중지하고 병원 기물을 압류하겠다는 통보까지 내려온 상황이었습니다. 이는 어느 병원에서도 있을 수 없는 초유의 사태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병원의 대외 이미지는 현저히 추락하고 입원 및 외래 환자는 갈수록 떨어지며 병원에 대한 극단적인 소문들이 돌기 시작하면서 병원 이사회에서도 이 상황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인식하고 본부장을 병원장에서 저로 교체를 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이 상황을 잘 알기에 바로 본부장 직을 수락할 수 없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병원의 재정 상태를 확실하게 조사, 분석해서 확실한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이사회에 밝혔고 지난 8월에 1개월 동안 침례병원의 경영컨설팅을 받아 보고서를 받았습니다. 보고서는 실로 심각했습니다.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부도가 나지 않은 것은 정말 하나님의 뜻인지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경영진단 결과는 제가 지난 9월 총회에서 발표한 내용입니다.
◇ (신) 총회에서 발표한 내용도 충격적이지만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도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당장 병원이 해결해야 할 상황입니다.
△ (이) ‘과연 이것을 맡아서 잘 할 수 있을까’ 기도하고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33년간 몸 담았던 병원이 쓰러지는 것을 보기만 할 수 없었습니다.
본부장이 되면서 가장 먼저 불거진 것은 악성 채무에 대한 해결방안이었습니다. 특히 신뢰를 바탕으로 의약품을 제공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결재를 약 20개월 넘게 한 것은 심각한 악재였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지금부터 현금 결재를 할테니 약을 공급해달라. 단 이전 채무에 대해서는 논하지 말라. 병원 정상화가 되면 그때 생각하자.”로 결론을 맺어 약품 공급을 정상화 시켰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체불 임금과 퇴직 급여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노동조합 지부장과 합의하고 9월 한달 동안 전체 직원을 만났습니다. 파트별로 직원들과 함께 병원의 현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체불 임금 3개월 반납하고 올 연말까진 50% 급여를 반납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병원은 겨우 유지된다.”고 말하자 직원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한 직원은 마이너스 통장도 다 쓰고 적금도 깨고 급여도 3개월이나 늦은 급여를 4번에 나눠서 받는데 받은 금액이 겨우 30만원이었다는 말을 하며 울먹일 때는 본부장으로 어떤 대안도 내려주지 못해 가슴이 아펐습니다.
결국 직원들과 합의하며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자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뤄졌습니다. 함께 이 고난을 이겨나가겠다는 직원들만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침례병원 전체 직원이 약 650여 명 정도인데 그 중 재직 10년 이상된 직원이 약 280명 정도 있습니다. 이들 직원 중에 적잖은 수가 사직을 했습니다. 직원 공백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3교대 근무도 대폭 축소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원들 모두가 희생을 감수하면서 견뎌오고 있습니다. 웃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웃어야 하는 직원들을 볼 때, 기도하며 격려하는 방법외에는 길이 없습니다. 안타까울 뿐입니다.
◇ (신) 문제에 대한 여러 해결을 이뤄졌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고 생각합니다.
△ (이) 우리의 길은 정해졌습니다. 병원은 반드시 정상화돼야 합니다.
침례병원은 병원의 설립 취지에 의료를 통해 선교하는 병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개척교회를 지원하고 국내의료선교 사역을 병행했으며 해외에도 의료 선교단을 파송하며 복음과 의료를 실천해 왔습니다.
그런 자랑스런 역사를 우리 스스로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모든 노력을 경주해서 이 상황을 극복해 나갈려고 합니다.
기도하고 직원 전체가 지혜를 모으고 지역 교회와 침례교 총회에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감사한 일은 부산 경남지역 침례교회가 병원을 살리기 위해 눈물로 기도해주시며 격려해주고 계십니다.
또한 모 지방회에서는 목회자 부부가 단체로 건강검진을 신청해서 방문할 예정입니다.
작은 희망과 헌신이 모인다면 반드시 큰 일을 도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올해 연말까진 200억원의 유동자금이 확보돼야 병원 정상화에 큰 틀을 제시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앞으로 병원은 장기적인 방안으로 선교하는 병원의 취지를 살려 회생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병원 경영 진단을 통해 병원 경영을 투명하게 진행할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급성 질환환자보다 만성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사회적 구조를 반영해 만성 환자 병상수를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노인 인구의 확충으로 인해 종합병원의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노인병원을 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외국인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외국인 환자 유치도 병원이 사활을 걸고 이뤄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병원이 활기를 띌 수 있도록 되도록 교회에서 환우들이 침례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저희가 정성을 다해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 기도해주시고 격려해주신다면 병원 직원 전체가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리라 믿습니다.
/ 대담 = 침례병원 이원용 본부장, 침례신문 신철모 사장
/ 사진 및 정리 = 이송우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