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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60년을 향한 신학적 정체성 확립으로 교단 신학 교육을 수호하겠습니다”

2015년 신년 인터뷰-침례신학대학교 배국원 총장


급변하는 대학 교육 환경에 맞춘 교육 커리큘럼 확보에 주력

김경옥-김상범 박사 후원 쾌척 계기로 글로벌 인재 양성 전념

 

우선 지난 60주년 기념 사역을 훌륭하게 마무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신학생 입양발전기금 프로젝트는 교단의 다음 세대 인재를 세우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지속되고 있지만 지난 1년의 성과와 평가를 간단하게 해주신다면?

= 먼저 우리 침례신학대학교를 지난 60년 동안 지켜주시고 발전시켜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에 큰 감사드립니다. 또한 60년 역사의 영광을 가능하게 하신 20,000명의 동문 목회자, 사역자분들에게도 큰 박수를 보냅니다. 처음에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와 사업들을 여러 가지 계획했지만 마침 세월호 사건 등으로 사회분위기가 급격하게 침체된 까닭에 행사는 가급적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시성 행사보다 오히려 내실있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자평합니다. 특별히 6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발간한 <침례교회 정체성: 역사, 신학, 실천><침례교회 목회 매뉴얼> 2권의 책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침례교의 신학적, 역사적 정체성에 관한 논의가 계속되어 왔는데 <침례교회 정체성>은 우리 교단의 뿌리와 발전, 그리고 미래에 관한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우리 대학교 교수진의 역량을 모두 동원하여 집필한 저서입니다. 또한 <침례교회 목회 매뉴얼> 역시 이정표가 되는 저서로서 침례교 목회에 꼭 필요한 정보를 요약하고 있는 지침서입니다.

이 두 권의 책이 모든 침례교 목사님들의 서재에 비치되고 애용되기를 희망합니다. 또 다른 성공적인 사업은 언급하신 것처럼 신학생입양 발전기금 프로젝트입니다. 학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발전기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 대학교는 사실 아직까지 발전기금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적이 없습니다. 전례가 없어 여러 가지로 고심하다가 신학생입양이라는 이름으로 발전기금 운동을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침 작년 8월에 은퇴하신 박영철 교수님이 거금 5천만원을 쾌척하셔서 신학생입양 발전기금 프로젝트가 너무나 기분 좋은 출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불과 9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많은 분들이 이 프로젝트에 동참해 주셔서 약 10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약정해 주셨습니다.

저희들의 목표는 100억원입니다. 물론 큰 액수이고 불가능해 보이는 금액처럼 보이지만 우리 교단이 한마음으로 참여하고 하나님이 축복하시면 얼마든지 실현가능한 후원금 액수라고 믿습니다. 교단에 발전기금을 부탁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대학교가 교단의 신뢰와 사랑을 받아야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우리를 격려해 주시고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최근 몇 년간 교단은 수도권 신학교육기관을 설립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특히 대학은 동두천 캠퍼스를 조성하겠다는 발표와 함께 여러 연구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동두천 캠퍼스 조성은 여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최종적인 결과가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앞으로 수도권 교육기관 설립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 2010년 시작된 동두천 제 2캠퍼스 조성사업은 그동안 많은 추측과 소문을 낳으며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역시 제일 큰 난관은 재정적인 문제로서 예상보다 훨씬 높은 토지 감정가격이 책정되는 탓에 예상매입가를 포함한 전체 재정운용계획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마침 사회적으로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말이 유행하던 기간인지라 잘못하면 우리 대학교야말로 두 집 살림을 벌이다가 꼼짝없이 하우스 푸어 신세가 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학내 공동체에 번지기도 했습니다. 과연 대전과 동두천 두 캠퍼스를 일일생활권으로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공간적, 물리적 어려움도 검증대상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난 2~3년간 급격하게 달라진 대학교육환경의 변화가 동두천 제 2 캠퍼스 사업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게 만들었습니다. 학령인구가 급속도로 감소하는 추세에 따라 대학구조조정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대학들마다 정원감축, 사업취소 등 축소경영으로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대학 간판을 세우자마자 확장, 증설하던 시대는 분명히 지났고 지금은 내실을 기하면서 교육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 우선시되는 시간입니다. 이와 같은 여러 변화요인들을 고려하면서 저희 대학교는 그동안 동두천 제 2캠퍼스 사업의 시행을 연기 내지 취소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타진해 왔습니다. 만약 일방적으로 취소할 경우 동두천시로부터 법적소송 및 책임을 추궁당할 가능성도 있기에 더욱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여름 정부당국이 동두천시에 주둔 중인 미군부대의 잔류결정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습니다. 동두천 시 입장에서도 발전계획 청사진을 원점부터 다시 그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지라 우리 대학교와 상호합의 아래 캠퍼스 이전계획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동안 이 일을 위해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혹시라도 불편을 끼쳤을지 모르는 동두천 시민 여러분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동두천 캠퍼스 개설은 수도권 진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계획된 것입니다.

수도권. 특히 수도 서울에 신학대학원을 설립하는 것은 우리 대학교의 오랜 꿈이고 우리 교단의 염원입니다. 그동안 몇 번 가능한 기회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놓치고 말았고 지금은 우리 대학교 이름으로 서울에 신학대학원을 설립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난관이 많은 실정입니다.

현재로서 하나의 대안은 총회 위탁으로 여의도 총회건물 안에서 운영하고 있는 목회연구원을 확장, 강화하는 방안입니다. 비록 비정규과정이긴 하지만 매년 2~30명씩 서울에 거주하는 목회지망생들을 입학시켜 훈련시키는 과정이고 졸업 후 우리 대학교를 위시한 외국신학교 상위과정에도 진학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지금 총회와 함께 목회연구원을 더욱 활용,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있습니다

           

교육부를 통해 대학 구조 조정이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성장가능성이 없는 대학에 대해서는 지원을 중단하고 대학 통폐합 등의 초강수를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우리 침신대라고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계속되는 지원생 감소는 필연적으로 수험생 감소로 인한 현상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내 유일한 기독교한국침례회 정통 신학교로서 어떤 발전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 대학구조조정 문제는 현재 대학사회에서 가장 치명적인 태풍의 눈 같은 문제입니다. 대학총장들은 다가오는 구조조정이라는 폭풍우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지 밤잠을 설치며 스스로 3D 직종군이라고 한탄하기도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대학교는 종교법인 대학이라는 이유로 지난 5년간 대학평가에서 제외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그동안 정부지원제한대학 등의 불명예스러운 명단에서 빠지는 행운을 얻었지만 올해부터 모든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대학구조조정 평가에서는 다른 대학보다 준비가 미비한 대학으로 분류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항목에서 우리 대학교도 평균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유독 교수확보율만큼은 전국 거의 최하위 수준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수년간 교수를 제대로 채용하지 못했고 또 학부규모(1,600여명)에 비해 대학원 규모(800여명)가 상대적으로 커서 교수확보율을 더욱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날로 어려워져 가는 교육환경 속에서도 감사한 것은 지난 5년간 학부 신입생이 100% 충원됐다는 사실입니다.

올해도 415명의 신입생을 충원할 수 있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따라서 교육부가 인위적으로 대학평가를 해서 강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대학교는 나름대로 건강하고 충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학교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학령인구가 급감할 예정이기 때문에 우리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합니다. 당장 내년에는 10% 정원감축을 하여 360명의 신입생을 모집하게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신학계열과 비신학계열 학과를 구조조정하는 문제를 심도있게 다룰 예정입니다.

 

최근 미국에 가셔서 김경옥 박사를 만나고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성과물이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침신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셨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경옥 박사님과 부군되시는 김상범 박사님은 정말 우리 대학교를 사랑하시는 부부이고 우리의 자랑스러운 명예동문이십니다. 4년 전 동두천 제 2 캠퍼스 이전을 위하여 50억원 후원을 약정하셨지만 사업시행이 지연되고 불확실해 지면서 자동적으로 후원약정이 무효화될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김 박사님 부부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김 박사님 부부의 비전을 다시 한 번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김 박사님 내외의 비전은 동두천이라는 장소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글로벌 초문화 영성교육을 향한 새로운 초석을 놓는데 있다는 사실에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그래서 동두천에 새 건물을 짓는데 투자하는 대신 우리 대학교에 글로벌 영성대학원을 설립하는데 30억원을 후원하시기로 결심하셨습니다.

앞으로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현재 자유관 건물을 새롭게 “David & Faith Kim Building”으로 단장하고 글로벌 영성대학원 뿐만 아니라 신학대학원, 대학원을 활성화하는데 활용화할 계획입니다.

사실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대학 건물의 공실율이 높아가고 새 건물을 신축하는 일이 부담스러워 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김박사님 내외의 귀한 후원금을 통해 대학원 교육장소를 현대화하고 교육내용을 세계화할 수 있게 되어 큰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대학은 교단 신학교육의 메카로 신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학문을 연구하고 이를 교단 개교회 성장과 발전을 위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신학과 외에도 여러 관련 학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10~20년을 내다볼 수 있는 마스터 플랜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개교회가 신학교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솔직히 말씀드려서 앞으로 10~20년을 내다볼 수 있는 마스터 플랜을 논할 자격도 없고 능력도 없음을 고백합니다. 첫째, 현재 교육환경이 그야말로 조석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령 교수확보율을 위에서 말씀드렸는데 교육부도 교수확보율에 포함되는 교수 자격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도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많은 대학교들이 채택하고 있는 강의전담교수 등을 불인정한다면 엄청난 혼란이 올 것입니다.

교단협력 연구교수제도 등을 활용하려는 우리의 계획도 차질을 빗을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미래의 계획은 역시 학교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교수들이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장기발전계획 위원회를 구성하면서 가능하면 학교에 오래 남아 있을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편성하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신학과를 중심으로 미래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다양한 전공으로 하나님의 사역을 빛낼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방안을 계획하는 일입니다. 젊은 교수님들이 기도하는 가운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리라고 믿고 신뢰를 보냅니다

 

다소 불미스러운 일로 학내 관련 사건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사실에 대한 명확한 학교 측의 입장을 밝혀주셨으면 합니다. 이미 행정상 모든 일이 처리됐지만 일부에선 아쉬운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향후 대책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

= 안성캠퍼스에 보관되어 있던 도서관 장서를 경비하는 분이 임의로 헐값에 처분한 일이 2010년 일어났고 2013년이 되어서야 발견됐습니다. 제가 총장되기 전에 일어났던 사건이지만 한 마디로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보고를 받고 너무 화를 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각 해당 직원을 3개월간 대기발령을 시키고 이사회의 징계결정을 기다렸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미루어지게 됐습니다. 결국 사표를 제출한 시한까지 징계조치가 내려지지 않아서 퇴직처리했고 학교는 이 직원을 경찰에 고발조치를 하여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사람의 어처구니없는 판단착오로 인해 불편한 보도를 접하게 되었던 교단 여러분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총장으로 3년의 임기를 보내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신에 대한 평가를 내려주신다면 이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예 벌써 거의 3년이 지났습니다. 취임할 때 산적했던 문제들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많이 정리가 되었기 때문에 제 역할은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자신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내린다면 저는 이 직책을 수행하기에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습니다. 우리 대학교 동문 출신이 아니라서 동문 목사님들과의 관계에 아무래도 핸디캡이 있을 수밖에 없고, 전공도 종교철학이라서 목회적 배경이 부족합니다.

부족한 저를 다방면으로, 또 진심으로 사심없이 도와주신 많은 목사님들께 큰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들으실지 몰라도 제가 취임할 때 심정은 마치 노아웃 만루의 위기상황에 등판한 릴리프 투수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동두천 문제, 김경옥 박사님 후원 상황, 사학연금 회수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학내의 갈등 등이 저를 기다리고 있는 문제들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처음 일 년간은 이사회 부존재라는 정말 법률 교과서에나 등장할 희한한 상황이 지속되었고 정상화된 이후에도 몇 달 동안 이사직에 관한 법적 분규가 이어졌습니다. 현재 교원임면권, 직원징계권, 예산통제권, 모든 규정 심의통과권 등 거의 모든 권한이 이사회에 부여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사회 문제는 학교운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하나하나 문제를 선하게 해결하여 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와 찬송을 드립니다. 제가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정말 뼈저리게 배운 점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오직 기도만이 해결책이라는 사실입니다. 정말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였고 주님은 응답하셨습니다.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이번에 신학과 교수를 4명 채용할 수 있게 된 것도 하나님의 큰 은혜입니다. 또 한 가지 제가 진심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제가 세운 최고의 목표가 곧 학교의 화합이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으로 인해 오해도 있고 비난도 받고 있지만 저는 우리 학교 구성원들이 화합하고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경쟁력이고 앞으로 닥쳐올 대학구조조정 폭풍우를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습니다.

교단의 신뢰를 회복하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바로 침신공동체의 화합입니다.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 지난 3년간 너무 힘들었던지 빨리 쉬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1월에 예쁜 셋째 손녀가 태어났는데 할아버지 얼굴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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