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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대는 통합 논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의 양 기구 통합의 길이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 831일 우리교단을 포함해 7개 교단의 교단장들이 함께 모여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통합의 기본원칙에 합의했다. 이후 9월 각 교단 총회에서 교단별로 통합을 결의했다.


지난 1116일 한기총에서 3, 한교연에서 5, 이들 단체에 속하지 않은 감리교단과 예장합동에서 각각 1명씩을 파송해서 구성한 한국교회 연합추진위원회가 공식적으로 구성되면서 연합기구의 통합에 탄력을 받는 듯 보였다. 오는 1130일까지 두 연합기구를 하나로 하고 오는 128일 한교연 정기총회 이전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야심찬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교연은 지난 831일 발표한 한국교회연합 선언문에서 밝힌 대로 7인 위원회 구성에서 군소교단까지 포함하자는 취지에 따라 9인위원회로 확정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추진위원회는 10인 위원회 구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사단법인체인 한교연이 법인을 해체하고 연합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시일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1130일로 연합 추진을 마무리 짓겠다는 것은 성급했다는 불만적인 통합 논의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모 교단의 대표는 연합 추진위원회에서 파송한 적이 없는 인사를 교단대표로 선정하고 양 기구의 통합을 논의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를 바로 잡아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지금 이 상태로 연합추진을 진행한다면 한기총 중심의 연합기관 추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한교연은 현재 이같은 입장을 밝히고 모든 연합 추진 논의를 제고하고 있는 상황이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로선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선언문의 취지를 살리고 한교연이 요청했던 이단배제를 명문화 할 것을 요청한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연합추진은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합선언문은 각 교단이 가지고 있는 신앙의 전통과 신학을 존중하며 대화를 통해 하나됨과 협력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온 세계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며 화해와 치유,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구원의 역사를 이뤄 나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의 새로운 연합과 일치를 모색하며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하나됨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두 보수성향이 짙은 연합기구는 명색에 걸맞지 않게 시대적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표리부동해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양 기구는 협력보다는 경쟁적으로 사업을 유치하고 자신들만이 한국교회 진짜 보수임을 자임해 온 것도 사실이다. 물론 동성애 문제나 반 이슬람문제, 신천지 등 이단?사이비문제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기구가 보수를 대표한다고 은근히 자부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전히 한국교회는 위기와 도전 속에 직면해 있다. 최순실 사태로 한국교회와 사회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특별히 동성애 문제는 인권문제로 호도되고 있으며 한국교회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한 문제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 연합기구의 하나 되지 못함은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이제라도 성급하고 일방적인 통합 논의보다는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선언문과 구체적인 합의 사항을 준수하는 일부터 시작하기를 바란다. 기본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대의명분을 주장할 수는 없다. 현 시점에서 두 기구가 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성탄절 선물로 한국교회 보수의 큰 통합을 이뤄내기를 진심으로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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