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의심마귀를 물리쳐라!”

한명국 목사의 회상록

중고등학교시절엔 원로목사님들의 설교에서 늘 들어온 말씀으로 의심은 마귀가 주는 것이니깐 예수님도 그 위대한 신앙고백을 한 베드로에게 교회를 세우는 천국열쇠를 약속한 후 십자가를 지시려는 예수의 말씀에 항변하는 그에게 사단아 물러가라!”고 엄중히 책망하셨다는 말씀이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의심하게 하는 마귀는 언제나 물리치라고 설교하셔서 늘 유념해 왔었다.

그러다가 대학교 3학년 때 김철수 철학교수의 말에 지난 12년간 단순히 믿어온 하나님의 말씀에 회의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의심 많은 도마를 비난하거나 멸시하지 말고 오히려 지성인들은 방법론적 회의’(methodological skepticism)를 거치면 맹목적 추종에서 탈피하여 신앙이 더 확고해진다. 도마 사도는 나의 주시며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20:28)라고 고백한 후 가장 멀리 인도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하게 되었다는 것이 말씀의 요지였다.


그 해 미국의 달라스 침례교 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대구 제일장로교회에 부임한 이상근 목사님을 초청해 전교생 부흥회를 가진 일이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대구 대봉동 이천교 근방에 하숙하면서 수요일이나 주일 저녁예배는 가까운 이웃 대봉동장로교회에 나가 이상근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았었다.

부흥회 기간 대학교 종교부장으로서 목사님을 안내하고 모시면서도 성경의 기적과 의문점에 대해 질문을 많이 던져 외람되게 다툰 일도 있었는데 예를 들면 예수님도 요단강에서 침례를 받으셨는데 약식 세례는 옳지 않다고 주장했더니 정말 그렇게 주장한다면 한 군도 아예 요단강에 가서 침례를 받으라고 하셨다. 죄송하지만 그렇게 억지의 말씀을 하시니 합리적 대답이 못된다고 맞장구를 쳤다.


대학에 들어오면서 이성적(理性的)인 눈이 뜨임으로 합리적 사고방식이 판단의 척도가 됐는데, 막상 의심의 눈으로 성경을 보게 되니 신구약 성경에서 왜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로 유혹받아 범죄할 것을 아시면서 선악과를 만드셨는가에서부터 우리 학생들끼리 토론을 하는데서 시작해 36가지 정도의 기적에 대한 의문점을 발견하게 됐다. 그래서 존경하는 이상근 목사님께 편지를 보내고 또 다시 보냈지만 이 목사님은 끝내 회답을 보내 주시지 않았다. 아마도 네 스스로 해답을 찾으라는 뜻이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성경에서 의문된 말씀들을 제거해 보니 남는 것은 내가 읽은 유교서적이나 불교서적, 유대인의 역사와 철학 및 윤리 교훈집과 다름이 없었고, ‘방법론적 회의로 시작했는데 오히려 신앙의 바탕이 통째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겨울방학 동안 캠퍼스 당직 아르바이트로 기숙사에 머물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꿈에 가지각색의 크고 작은 수많은 뱀들이 서로 엉켜서 머리를 치켜들고 나에게 가까이 오고 있었다. 꿈에도 너무 끔찍하고 놀라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로부터 붉은 십자가가 그려져 있는 흰 보자기가 내려와 모든 뱀들을 휩싸버리니 엉킨 뱀 덩이는 점점 작아져 없어지는 것이었다. 꿈속에서도 명백한 해몽과 그 뜻을 깨닫고 꿈을 깨 십자가의 신비한 기적의 그늘 아래서, 십자가의 보혈의 은총 안에서 나의 의심의 먹구름은 일단 모두 사라졌다.

이듬해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남보다 한 주간 먼저 학교에 와서 신학교 기숙사에서 성경을 읽어가던 중 1964222~243일간 십자가의 은혜로 인해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며 성령께서 충만하게 임하시는 체험을 한 뒤, 주님의 십자가의 은총과 보혈의 능력 아래 모든 성경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의심 없이 믿어졌다.


신학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아무도 가지 않아 문 닫으려는 도안교회에 첫 목회지에 성령께서 주시는 충만한 기쁨에 견딜 수 없어 자원함으로 찾아갔다.

이에 예수께서 말씀하시되 사단아 물러가라 기록되었으되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4:10)

그러즉 너희는 하나님께 순복할찌어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4:7)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게 하여 저를 대적하라 이는 세상에 있는 너희 형제들도 동일한 고난을 당하는 줄을 앎이니라”(벧전5:8~9)


196438, 충남 대덕군 기성면 도안리에 있는 도안교회를 찾아간 것은 신학생 전도사라도 갈 사람이 없어서 서달수 선교사께서 문을 닫으려는 교회라는 소리에 자원해 찾아가니 이교성 청년과 이제자, 김용분 여청년과 세 아주머니들, 초등학교 졸업생 강금례, 박봉순을 합해 8명의 교인이 있었다. 예배 후에 보니 점심밥 해줄 사람이 없는 것 같았는데, 한 아주머니가 초청하여 고봉밥에 된장찌개로 대접을 잘 받았다.

식사 후에 아주머니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니 몸은 건장한데 근심이 가득 차 있었다. “무슨 병이 있으세요?”라고 물었더니 작년에 용문산 기도원에 가서 3개월 가까이 기도하고 안수받았는데 낫지 않아 돌아왔다고 했고, 집에서 키운 송아지를 팔아 약을 먹고 치료했는데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3일간 들에 나가 일하다가 넘어지면 4일쯤 드러누워야 하고, 4일쯤 일 잘하다가 넘어지면 3일쯤 드러눕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옛날에 아버지가 악령의 치유를 받을 때를 기억하며 흰 종이에 크레용으로 붉은 십자가를 그려 안방 문 위에 붙이고 기도해 주었다. 한 달간 매주일 갈 때마다 식사대접을 받고 간절히 기도해 주었다.

십자가와 보혈의 붉은 상징은 악귀가 가장 싫어하는 주님의 권능이 있었다. 아주머니는 한 달 만에 감쪽같이 나았다. 귀신은 아주머니와 그 집에서 떨며 도망간 것이었다. 강퍅한 동리로 그동안 오신 김인봉, 안병걸, 최한원 전도사님들을 박대하며 교회가 존폐 위기에 있었는데, 기적적으로 예수님의 십자가와 보혈의 능력을 보여주셨고, 박성식, 진식, 성순의 어머니의 치유로 전도의 문이 열려 도안교회가 부흥하는 계기가 됐다.

이듬해 군에 갈 때까지 성령님의 역사로 14개월에 80명으로 10배의 부흥을 보았다.


죄를 짓는 자는 마귀에게 속하나니 마귀는 처음부터 범죄함이니라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 것은 마귀의 일을 멸하려 하심이니라”(요일3:8)

하나님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하셨으며 저가 두루 다니시며 착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모든 자를 고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함께 하셨음이라”(10:38)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으며 원수의 모든 능력을 제어할 권능을 주었으니 너희를 해칠 자가 결코 없으리라”(10:19) 

 

/ 한명국 목사 BWA전 부총재 예사랑교회 담임



배너

총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