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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례병원 끝내 파산

부산지법 제1파산부(박종훈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714일 채무자인 의료법인 기독교한국침례회의료재단이 운영하는 침례병원에 대해 파산 선고를 내렸다. 침례교 유일한 종합병원인 왈레스기념침례병원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1955년 부산 영도구 영선동에서 문을 연 지 6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을 맞았다. 침례병원은 체불임금만 300억원 등 부채가 967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법원은 침례병원의 총자산이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할 부채보다 적고 청산가치가 계속 병원을 운영하는 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침례병원 총자산은 8957900만 원인데 부채는 9671600만 원으로 채무초과 상태다. 채무자인 침례병원이 지급불능 상태에 있고 부채가 초과한 사실이 존재해 파산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침례병원 회생사건의 조사위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채무자의 유동자산은 357300만 원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전정숙 변호사를 파산관재인으로 선임해 곧 파산절차를 밟게 된다. 채권자들의 채권 신고기간은 825일까지다. 1회 채권자집회는 오는 927일 오후 부산지법 제307호 법정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침례병원은 적자가 쌓이자 지난 127일부터 휴원에 돌입해 오는 831일까지 네 차례 휴원 연장을 반복했다. 한국노총 침례병원지부는 지난 2월 서울회생법원에 침례병원 회생 개시 신청을 냈으나 지난 4월 법원이 기각했다.


침례병원은 1951년 부산 중구 남포동 진료소가 전신이다. 1955년 영도구 영선동에서 개원했다가 1968년 동구 초량동으로 이전했다. 계속 병원이 성장하자 1999년 현재의 금정구 남산동으로 이전해 한때 최대 608병상을 자랑한 부산의 대표적인 종합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병원을 살리려고 애썼던 대다수 직원들은 어떻게라도 병원을 살리려고 조합원들이 희생하며 1년 가까이 투쟁했는데 경영진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경영진은 아직 죄송하다는 사과 한마디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제 침례교단의 목회자들이 병들고 아팠을 때 찾아갈 수 있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의료기관인 침례병원이 없어졌다. 그 고통은 먼저 부산 지역의 목회자들이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또한 부산지역의 따갑고도 부정적인 시선이 복음전도에 많은 장애를 초래할 것임은 너무나도 자명해 보인다. 침례병원의 파산 소식은 특별히 침례교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인 소식이다. 침례교회 모든 구성원들은 파산까지 갈 것으로 예측하지 않았다.


전국의 침례교회들이 계속 관심을 갖고 기도하고 있었고, 집행부가 반드시 회생시킬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례병원 회생이라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현 집행부는 이 시점에서 이제 침례병원 파산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만큼 그에 걸맞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창조적인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회사나 기업은 망한다. 그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침례병원 현 이사들과 병원을 운영하는 간부들은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반문하고 싶다. 일반 병원도 아닌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병원이 문을 닫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참담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침례병원이 회복되어 교단의 희망이 되는 기관으로 남기를 학수고대했다. 이유야 어쨌든 의료를 통한 복음 전도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침례교단이 의료재단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축복이었다. 우리가 받은 축복을 누리지도 못하고 비뚤어진 누군가의 탐심과 죄악 등에 얽히고 설켜 침례병원이 무너졌다. 정말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이 기회에 교단의 소중한 재산을 제대로 관리하는 원년이 되기를 간절하게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