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새틀짜기’가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장·감·성·순·침’(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순복음 침례교) 교단 사상 처음으로 한지붕 아래 모여 가장 큰 한국교회 연합의 ‘새틀’을 짰다. 한교총은 지난 11월 29일 가진 상임회장단 회의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교연(한기연) 가입 교단들 가운데 소위 ‘7·7 정관’ 이전 가입 교단은 별도의 심사 없이 회원으로 받았다.
30개 주요 교단이 참여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지난 12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제1회 총회를 열고 현직 총회장 중심으로 연합운동을 시작한다고 대내외에 선포했다. 이는 현직 교단장들이 리더십을 갖는 구조로, 교단 뜻과 상관없이 일부 인사에 의해 연합기관이 좌지우지되던 구태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1인 대표회장 체제’가 아닌 예장합동, 예장통합, 감리회, 기하성(여의도) 등 4인 공동 대표회장 체제를 도입해 한국교회 병폐로 지적돼온 금권선거를 원천부터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분석이다.
또한 핵심 사업으로 종교인 과세 시행에 따른 보완책 수립, 평창 동계올림픽 기독교 봉사단 운영, 동성애·동성혼 대응, 재해지역 구호 지원활동 등 4개 사업을 선정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한교총은 제 4의 연합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현재 진보적 성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달리 보수성향의 한교총이 출범함에 따라 보수 연합기구는 기존의 한기총과 한기연을 포함해 3개로 늘어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교총은 한국연합기구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한교총에서 활동하는 교단들은 한기총과 NCCK의 핵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제1회 총회 결의문을 공동으로 낭독한 우리교단 총회장 안희묵 목사는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공 교단들이 중심으로 연합하는 운동이 돼야 한다”면서 “대표의 선출을 둘러싼 과열선거, 사이비 이단의 족쇄 등과 같은 문제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5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시점에서 한교총이 세상에 나왔다. 현재로선 기대 반 우려 반이다. 한교총의 출현에는 그동안 한국교회 주요 교단장들의 친교와 연합을 위해 지난 2015년 10월 1일에 ‘한국교회 교단장회의’를 복원한 뒤,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개혁을 위해 2017년 1월 9일 ‘한국교회총연합회’를 출범했으며, 이후 연합기관의 통합을 모색하며 지난 8월 16일 ‘한국교회연합’과 통합해 ‘한국기독교연합’ 창립총회를 가졌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교단 107차 총회(총회장 안희묵 목사) 임원회는 지난 11월 30일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위해 한기총을 탈퇴하고 한교총에 적극 참여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한교총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회원교단의 모범적인 회비납부와 향후 사업을 통해 대정부·대사회적 신뢰도를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교총은 연말까지 종교인 과세 문제를 매끄럽게 마무리한 뒤, 평창 동계올림픽 봉사단 운영, 동성애·동성혼 등 당면한 사회이슈에 적극 대처하며 재해지역 지원활동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교총이 진보수 연합기구들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음은 당연지사다. 그래도 한교총이 중심이 돼 더디더라도 교회연합 사업의 매듭을 잘 풀어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