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특이하다. 일반적으로 “톺아보기”란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다. 어떤 학문의 서론이나 사물에 대해 소개할 때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개론” “서론” “입문” “들어가기” “시작하기” 단어를 사용한다. 톺아보기는 네이버 사전에서 “‘톺아보다’는 ‘톺다’에서 갈린 말이다. ‘톺다’는 원래 삼을 삼을 적에 짼 삼의 끝을 가늘고 부드럽게 하려고 ‘톱’으로 훑어내는 것을 말한다. 삼의 껍질 따위의 거친 부분을 날이 작고 고른 ‘톱’으로 쭉쭉 훑어내어, 가늘고 고른 섬유질만 남게 하는 것이다.” 결국 침례교 신학을 “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겠다”는 뜻으로 귀결된다.
저자 김용복 교수는 침례신학대학교에서 ‘조직신학’과 ‘침례교 신학’을 20년 넘게 가르친 중견교수이다. 2018년 1월 강산이 두변 변하도록 심열을 기울여 연구한 침례교신학의 핵심을 톺아보기했다.
과연 저자가 말하는 침례교 신학의 핵심은 어떤 것일까? 먼저는 체계적으로 침례교인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는 ‘조직신학’의 모습을 그렸다. 지난 17세기 영국 성공회로부터 시작된 분파운동(분리주의 운동)에서 기원을 찾았는데 처음부터 침례교는 다양성을 가졌다는 것이다.
어떤 특정한 인물과 사상을 중심으로 시작된 것으로 보기보다 성서연구의 다양성과 그 실천성을 특징으로 아르미니우스주의 신학을 표방한 ‘일반침례교회’ 칼뱅주의 신학을 표방한 ‘특수침례교회’로 교회론의 다양성을 실천했다고 한다. 이런 모습들은 전세계의 침례교회의 공통점으로 오늘날 한국침례교회의 다양성에도 많은 기여했다는 것이다. 특정한 어떤 신앙 하나를 고집해 다른 신앙체계를 무너뜨리려는 의도는 결국 지역마다, 개인마다 다르게 표현되는 성서해석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침례교신학의 핵심은 성서해석의 다양성으로 이해될 수 있는데 저자는 성서의 권위와 무오성에 대한 다양한 남침례교해석변천사를 설명하면서 예를 들었다. 또한 최근에 현대신학의 이슈에도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침례교신학이 대응을 해왔는지, 그리고 할 것인지 ‘창조신앙과 생태신학’과의 발전성을 한 예로 기술하고 있다. 특별히 구원론에 있어서 현대성서신학계의 화두인 ‘죄책과 의의 전가’ 부분에 침례교신학자들은 어떤 논의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계속적인 토론과 논쟁을 벌이고 있는 ‘성령침례’ ‘방언과 은사’ ‘신자침례, 유아세례’ 사항들을 미래교회를 책임질 신학생들과 평신도들을 위해 정리했다.
앞으로도 한국침례교 신학은 서구의 침례교신학자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워야한다. 지난 300년간의 침례교신앙 여정을 정리한 명성있는 존 대그(John L. Dagg), 에드가 멀린스 (Edgar Y. Mullins) 디 엘 무디(Dale Mooy) 대한 신학의 특징과 오늘날 연결점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한국침례교회가 당면한 현실 중 하나는 ‘교단형성’이 한 세기가 넘어서는데도 21세기를 위한 기초적인 “신앙고백서”조차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제라도 본서와 같은 연구서들을 기초로하여 한국침례교인들이 믿고 있는 신앙을 기술할 수 있어야 한다.
후반부는 저자가 한국침례교회의 신학적 발전과정을 펜윅(Malcolm C. Fenwick) 선교사로부터 대한기독교회를 거쳐 현재의 침례교목회자들이 어떤 신앙형태를 가지고 있는지를 설문과 분석을 통해 자세히 제시했다. 이 책의 핵심적 공헌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한국침례교목회자들이 믿고 가르치는 것이 앞으로 한국침례교회의 현재와 미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침례교목회자로서 이와 같은 책들은 반드시 출판될 때마다 사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침례신학대학교출판부에서 만들어낸 책 중에 같은 분류로 볼 수 있는 책으로 ‘침례교회의 특성 되돌아 보기’(남병두, 2015) ‘침례교신학’(김용복, 2009) ‘침례교신앙고백서’(윌리엄 럼킨, 2008) ‘침례교신학의 흐름’(폴 바스든, 1999) 있다. 또한 총회본부에서 최근 한국인 저자들을 통해 발간한 ‘침례교신학총서’(조동선외 2인, 2016, 요단)와 함께 본서를 읽는 다면 침례교 신학과 신앙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 될 것이다.
